동해 추암 경관,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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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추암 경관,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된다
  • 김현민
  • 승인 2018.02.05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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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들이 감탄했던 곳…군산 선유도 망주봉 일원도

추암(湫岩)은 강원도 동해시와 삼척시의 경계에 있다. 행정구역으로는 동해시 추암동이다. 촛대와 같이 생겼다고 해서 ‘촛대바위’라고도 한다.

문화재청은 5일 강원도 동해시 「추암(湫岩)」과 전북 군산시 옥도면에 있는 「선유도 망주봉(仙遊島 望主峰) 일원」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 예고했다.

 

▲ 추암 촛대바위 /사진=이효웅
▲ 추암 해금강 /사진=이효웅

 

추암은 해돋이 명소로 유명하다. 붉은 태양이 가늘고 긴 촛대바위 위에 얹힌 일출 광경은 아름다움을 넘어 흥분과 전율을 자아낸다.

추암은 고생대 초기(캄브리아기)의 석회암이 오랜 세월을 거쳐 해안침식작용을 받아 형성된 암봉(嵒縫)과 우뚝 솟아오른 ‘촛대바위’를 중심으로 여러 돌기둥(石柱)이 일렬로 놓여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이루고 있다. 동해 위로 솟아오른 해의 움직임에 따라 보이는 촛대바위, 가늠쇠바위, 형제바위의 자태는 매우 아름답고 빼어난 경관이다.

원래는 해안과 분리된 섬이었으나, 모래해안(사빈)이 발달하면서 육계도가 형성되었다.

추암(錐岩)이라고도 한다. 바위가 원래 2개였는데, 그중 하나가 1681년(숙종 7) 강원도에 지진이 났을 때 중간 부분이 부러졌다고 한다. 이 기묘한 바위들은 파도에 의해서 형성된 것으로, 동해팔경 중 하나다.

 

▲ 동해 추암의 해돋이 모습 /문화재청 제공
▲ 단원 김홍도의 ‘금강사군첩’ 중 능파대. /문화재청 제공

 

추암은 고려 말 삼척 심씨의 시조인 심동로가 삼척으로 낙향하자 공민왕으로부터 하사받은 정자인 ‘북평 해암정(海岩亭,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63호)’이 있다.

조선 세조 시대의 정치가인 한명회가 강원도 제찰사로 있으면서 바다 위에 솟아있는 바위들의 모습에 감탄하여 능파대(凌波臺, 미인의 걸음걸이라는 뜻)라 명명한 곳이기도 하다.

또 조선 중기 풍속화가인 김홍도가 정조의 명을 받아 관동의 아름다운 풍경을 <금강사군첩(金剛四郡帖)>이라는 60폭의 그림으로 그렸는데, 그 중 <능파대>라는 제목의 그림 속에 추암의 모습이 생생하게 남아 있어 옛 선인과 예술가들이 사랑해온 동해의 명소로서 명승의 가치가 충분하다.

허백당 성현(成俔, 1439~1504)는 「허백당집」(虛白堂集) <능파대>라는 시(詩)에서 “… 神區勝境雄八垓(조선의 아름다운 경치는 세상에서 으뜸이며), 此臺亦是關東魁(이 능파대는 또한 관동에서 으뜸이다), …”이며 능파대의 아름다움을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삼척읍지인 「척주지」에 “바다로 들어갈수록 그 모습이 더욱 기이하다. 추암 서쪽 바위에는 신우(神牛)의 수레바퀴 자국이 있다. …… 그 북쪽의 굴암(窟岩)은 추암(湫岩)과 마주보고 있는데 해상명구(海上名區)라 일컫는다."는 기록이 있다. 추암은 일군의 바위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촛대바위는 추암 중 촛대처럼 생긴 바위 하나만을 지칭하고 있다.

 

▲ 망주봉에서 바라본 선유 낙조 /문화재청 제공

 

군산 선유도 망주봉 일원은 군산 앞바다의 총 63개의 크고 작은 섬(유인도 16개, 무인도 47개)을 이르는 ‘고군산군도’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워 신선이 놀았다고 전해지는 선유도(舊 군산도)에 자리한다.

망주봉은 옛날 억울하게 유배된 한 충신이 북쪽을 바라보며 임금을 그리워했다는 유래로 유명하며 하늘과 바다가 모두 붉은 색조로 변하는 ‘선유낙조’를 볼 수 있는 탁월한 장소이기도 하다. 망주봉에서 바라본 선유낙조는 서해의 낙조기관(落照奇觀) 중 으뜸이며, 360도 사방의 조망지점을 갖고 있어 여타의 명소와는 차별화되는 독보적인 가치가 있다.

2001년 문화재청이 펴낸 「명승 자원 조사보고서(전라북도편)」에 따르면 망주봉에서 선유도 8경 중 6경을 모두 감상할 수 있으며, 망주봉과 마주하는 솔섬에서는 비가 내리면 망주봉 정상에서 암벽을 타고 흐르는 폭포의 절경을 바라볼 수 있어 문화재적 보존가치가 높은 곳이다.

선유도 8경은 ①망주봉 ②선유낙조 ③삼도귀범(앞산섬, 주산섬, 장구섬의 세섬이 귀향하는 범선을 닮음) ④명사십리(선유도 해수욕장 모래사장) ⑤무산12봉(12개 봉우리가 마치 여러 무사들이 서 있는 모습) ⑥평사낙안(기러기가 땅에 내려앉은 형상)의 6경에 ⑦장자어화(장자도) ⑧월영대(신시도)을 합친 것이다.

송나라 사신으로 고려에 왔던 서긍이 편찬한 󰡔선화봉사 고려도경󰡕에 따르면 망주봉에는 바다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오룡묘(군산시 향토문화유산 제19호)가 있고, 「군산 선유도 고려유적」(전라북도 기념물 제135호)으로 지정된 곳엔 송나라 사신을 영접하던 숭산행궁(객관)을 비롯하여 군산정(정자), 자복사(사찰)의 터가 남아 있어 역사적 보존가치 또한 높다.

 

▲ 평사낙안-명사십리 모래톱이 기러기가 땅에 내려앉는 모습과 같음 /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은 해맞이와 해넘이(일출‧낙조) 장소로 유명하고, 역사적‧예술적‧학술적 가치가 높은 명소인 「동해 추암」과 「군산 선유도 망주봉 일원」을 명승으로 지정해 발굴‧보존키로 했다.

30일간의 예고 기간을 거쳐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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