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美 금리인상 불안감 확산...'철강·건설주' 대안으로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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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 美 금리인상 불안감 확산...'철강·건설주' 대안으로 급부상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3.02.2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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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상승세 이끈 반도체·2차전지주 '숨고르기'
다음 타자로 가치주 중 경기민감주 급부상
"경기민감주, 중국 경기와 크게 밀접…양회 기대감 유지 가능"
현대제철, 21일까지 10거래일 연속 상승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사진=연합뉴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우려가 부각되며 국내 증시가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반도체와 2차전지주 다음으로 경기민감주에 주목하고 있다. 경기민감주란 경기 변동의 영향을 많이 받는 철강, 석유화학, 건설, 조선, 은행주 등을 의미한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41.28포인트(1.68%) 하락한 2417.68로 마감했다. 코스닥 역시 전일 대비 14.91포인트(1.88%) 하락한 778.51을 기록했다.

이날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줄줄이 미끄러지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전자가 전일 대비 1000원(1.61%) 하락했으며 SK하이닉스(-2.30%), 삼성바이오로직스(-1.50%), 삼성SDI(-1.16%), 현대차(-2.24%), 기아(-2.74%)도 하락세를 보였다. 

이러한 하락세는 미국 뉴욕증시가 크게 후퇴한 것과 관련이 있다. 21일(현지시간) 미국에서는 2월 비제조업(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최근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50.5를 기록하며 금리 인상 우려가 커졌다. 통상 PMI가 50보다 크면 경기 확장을 의미한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면 연준이 경기침체보다는 물가 안정에 더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에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모두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특히 국내 증시에서는 2차전지 관련주인 LG에너지솔루션(-2.31%)과 LG화학(-3.06%)이 전일 상승분을 되돌리며 하락 전환했다. 지난 21일 LG에너지솔루션은 0.78%, LG화학은 3.00% 상승하며 장을 마감했지만, 이날은 이에 대한 투자자들의 차익실현이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다른 2차전지 관련주인 포스코케미칼(-1.79%), 일진머티리얼즈(-5.70%), 엘앤에프(-6.19%), 에코프로비엠(-0.19%) 등도 이날 하락 마감했다.

증권가에서는 연초부터 증시 상승세를 이끈 2차전지주가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그 이유로 ▲과대낙폭 업종들이 수익률 갭 메우기를 끝냈고 ▲연준의 통화긴축에 대한 종료 기대감이 축소됐으며 ▲전기차 산업 전반에서 가격 인하 압력이 작용하고 있는 것을 꼽았다.

노 연구원은 "지수 상단이 긴축 종료 기대 되돌림과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제한된 상황에서 업종 간 순환매 장세는 계속될 전망"이라며 "2차전지가 숨 고르기에 나설 경우 다음 타순은 경기민감주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2019년 이후 2차전지 상대수익률이 주춤할 때 섹터에서는 금융, 경기소비재, 산업재, 유틸리티가 평균적으로 양호한 수익률을 보였다"며 "확실했던 점은 성장주 대비 가치주가 상대 우위였다는 점으로, 가치주 내에서는 방어주보다 경기민감주가 우위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주의 경우에도 2차전지의 대안이라기보다는 동행하는 모습이라는 평가다. 반도체 역시 지난달 코스피 상승률보다 앞서는 수익률을 보였지만 최근에는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단기 분석이지만 반도체가 주춤할 때 그 상승탄력이 어느 업종으로 이동했는지 살펴보면, 주로 경기민감(기계·화학·에너지·운송)과 IT가전(가전·2차전지)이었다"며 "이들보다 상승폭이 낮긴 했으나 소비(유통·화장품·음식료), 운송 역시 반도체가 상승탄력이 약해질 때 상위권에 오른 경험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반도체 실적에 대한 선반영이 끝나고 실제 실적이 올라가기 전까지 생기는 공백기에 투자자들의 눈이 가는 종목은 '실적이 올라가는 속도가 주가상승을 받쳐주는 종목'이거나 '실적이 여전히 하향 중이지만, 내려가는 속도는 점차 느려지면서 공백기가 끝나가는 것'들도 꼽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변수는 중국 경기 회복이다. 이에 대해서는 주춤한 주식시장 회복세와 원자재 가격 하락세가 중국 경기 개선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실제로 경제 지표가 본격적으로 개선될 시점이 2분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당장 실망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노 연구원은 "금융을 제외한 국내 주식시장 내 경기민감주는 중국 경기와 크게 밀접하다"며 "중국 경기 선행지표 격인 중장기 대출을 고려하면 고정자산투자 관련 중국 정부 정책 구사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다음주 양회를 전후로 정책 기대감을 유지해도 괜찮으며, 한국 경기민감주들이 정책 기대감을 타고 먼저 움직일 수 있는 정황"이라고 평가했다.

대표적인 경기민감주로 꼽히는 철강주 주가. 16일부터 지난 한 주간 이날을 제외하고 철강주는 지속적인 오름세를 보였다. 현대제철의 경우 전날까지 10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자료=네이버증권 

실제로 경기민감주 중 하나인 철강주의 경우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철강사의 가격인상 확산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의 경우 뉴욕증시 하락으로 철강업종 자체가 2.53% 하락했지만, 전날까지 철강주들은 대체로 강세를 보였다. 현대제철의 경우 이날은 1.31% 하락했지만, 전날 6.83% 상승 마감하면서 지난 8일부터 10거래일 연속 상승 기록을 썼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 철강시장은 1월 신규대출 급증과 신규주택가격 상승반전 소식에 철근 선물가격이 3주만에 상승반전에 성공하자 유통가격도 철근을 중심으로 상승폭을 확대했다"며 "중국의 경기회복 기대감이 글로벌 철강가격 상승을 지속적으로 지지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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