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년 된 롯데제과도 이름 바꾼다…사명 바꾸고 영역 넓히는 식품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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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년 된 롯데제과도 이름 바꾼다…사명 바꾸고 영역 넓히는 식품업계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3.02.22 1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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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제과 '롯데웰푸드'로 사명 변경 추진
사업 영역 확대에 사명 변경 늘어…"한정적 이미지 벗는다"
비용 부담·기업 상징성 유지에 변경 고심하는 기업도
롯데제과 사옥. 사진=롯데제과
롯데제과 사옥. 사진=롯데제과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최근 '사명 변경'을 고민하고 있는 식품기업이 늘고 있다. 과거 식품기업은 주력사업을 사명에 담아 기업 정체성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업계 내 사업 다각화 노력이 확대되며 한정적인 이미지를 벗기 위한 사명 변경 필요성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설립 56년 만에 사명에서 '제과'를 떼고 '롯데웰푸드'로의 변경을 추진 중이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7월 그룹 내 식품 계열사 롯데푸드와 합병했다. 롯데제과는 기존 제과사업에 더해 롯데푸드의 간편식, 육가공 등의 사업을 함께 전개하고, 신사업과 해외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며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롯데제과의 사업 영역 확대에 따라 사명 변경의 필요성도 계속해서 제기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롯데제과는 고 신격호 명예회장이 1976년 설립한 롯데그룹의 모태기업으로 상징성이 큰 만큼 신중을 기해온 것으로 보인다. 

현대 롯데제과는 ‘웰푸드’의 상표와 도메인 등록을 마쳤다. 앞으로 이사회와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야 사명 변경이 결정된다는 설명이다.

한편 매일유업도 현재 사명 변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매일유업은 단백질 건기식과 대체유, 외식 사업 등 사업 영역을 꾸준히 확장하며 종합식품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사명에서 '유업'을 빼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설명이다. 

CJ제일제당은 '제당'을 뺀 새로운 이름으로의 변경을 검토한 바 있으나 현재는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CJ제일제당은 1953년 설탕을 제조하는 '제일제당공업주식회사'로 출발했으나 현재 전체 사업에서 설탕 관련 매출 비중은 5% 미만이다. 가공식품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며,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바이오 매출 비중도 빠르게 늘고 있다. 이에 최근 사업 방향이 사명과 맞지 않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더 쉽게 각인될 수 있는 사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다만 CJ제일제당은 사명의 상징성 유지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hy 로고. 사진=hy
hy 로고. 사진=hy

이미 사명 변경을 완료한 식품기업도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지난 2021년 창립 50여년 만에 사명을 'hy'로 변경했다. 프레시 매니저 기반의 물류 네트워크 경쟁력을 확대하는 등 유통전문기업으로의 전환 의지를 새로운 사명에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할리스 커피도 지난 2021년 '커피'를 떼고 사명을 할리스로 변경했다. 당시 할리스는 사명 변경을 통해 커피 뿐 아니라 식사 및 굿즈 등을 판매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정체성을 재정립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던킨도너츠 역시 2019년 도너츠를 떼고 이름을 던킨으로 바꿨다.

사명 변경을 검토하거나 결정한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사업 영역 확대에 발맞춰 한정된 이미지를 탈피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사업의 경계선이 허물어지는 상황에서 사명에 업태가 규정되어 있으면 신사업 진출에 제약이 걸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과 미래 고객 확보 등을 고려했을 때 '올드'하지 않으면서 쉽고 세련된 사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사명 변경을 결정하고 이를 소비자에게 각인시키기까지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드는 반면, 효과는 그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친숙한 기업명을 바꾸면서 오히려 기업이 쌓아온 상징성이 바래질 가능성이 있고 사명 변경에 상응하는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소비자들의 실망감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근 사명 변경은 기업의 사업 확장이나 이미지 쇄신을 위한 수단 중 하나로 활용되고 있다"며 "다만 사명을 변경한 뒤 모든 제품의 포장재를 바꾸고 소비자들에게 새롭게 알리는 과정에서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이어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도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이전 사명으로 계속 불리는 경우가 많다"며 "기업들도 효용성을 충분히 따져보고 사명 변경을 결정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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