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칼럼] 尹 아니라 이재명이 결정짓는 국민의힘 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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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칼럼] 尹 아니라 이재명이 결정짓는 국민의힘 당 대표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 승인 2023.02.20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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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국민의힘 전당 대회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오는 3월 8일 전당 대회를 앞두고 당권 후보들, 최고위원 후보자들 그리고 청년최고위원 후보자들 사이의 대결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자리는 누가 보더라도 차기 당 대표다. 컷 오프 여론조사를 통과한 김기현 후보, 안철수 후보, 천하람 후보, 황교안 후보가 경쟁하고 있다. 각 지역별로 순회 강연회를 진행하고 있고 총 4차례 예정인 당 대표 TV토론 연설도 일정에 따라 이어지고 있다.

각 후보별 차별점은 분명하다. 김기현 후보는 윤심을 등에 업은 후보로 인식되고 있고 안철수 후보는 총선 확장성이다. 중도 성향이 강한데다 수도권에 지역구를 두고 있기 때문에 ‘총선용 당 대표’로 최적임자임을 강조하고 있다. 당권 도전 과정에서 윤 대통령과 인연을 강조했다가 대통령실의 저지를 당한 인식 때문에 윤심은 일절 거론하지 않고 있다.

천하람 후보는 ‘반윤핵관’ 정서를 분명히 하고 있다. 친이준석계 대리전으로 불리는 당권 도전 성격을 의식한 듯 2030 MZ세대 당원 그리고 수도권 당심을 겨냥하고 있다. 황교안 후보는 보수 정당 당 대표와 박근혜 정권에서 총리 및 대통령 권한 대행을 역임했던 인연으로 전통적 보수층과 기독교 신앙이 강한 당원들의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국민의힘 황교안·천하람·안철수·김기현 당대표 후보(왼쪽부터)가 지난 16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 합동연설회에서 인사하며 기념 촬영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심' 거론하는 후보 없어져

용산 대통령실의 ‘윤심 거론 자제 당부’ 이후 윤석열 대통령의 ‘윤심’을 거론하는 후보는 거의 없다. 그래서 향후 전당 대회의 최대 변수는 ‘윤심’이 아니라 ‘이심’ 즉 이재명 대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검찰 구속 영장 청구가 정치권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이재명 변수는 국민의힘 전당 대회까지 영향을 줄 정도의 파급 현상이다. 헌정사 초유의 현직 국회 다수당 대표의 구속 영장이 청구되었고 이 대표에 대한 체포 동의안이 오는 24일 국회에 보고되고 27일 국회 표결에 부쳐진다.

헌정사에 유래가 없는 일일뿐만 아니라 이 대표는 직전 대통령 선거 후보였고 그 이전에 지방자치단체장과 경기도지사를 역임한 민주당을 대표하는 정치인이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의 국회의원 보궐 선거에서 당선되어 국회 경험이 전무하다는 꼬리표까지 떼어내 버린 유력 정치 거물이다.

이 대표 구속 영장 청구 이슈가 정치권 전면에 등장하면서 모든 이슈를 다 빨아들이고 있다. 빅데이터 심층 분석 도구인 오피니언라이브의 캐치애니(CatchAny)를 통해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빅데이터 언급 정보량을 분석해본 결과 이재명 대표에 대한 빅데이터 조회수는 2900만여 건이고 댓글수는 860만여 건 그리고 반응수는 435만여 건이나 된다.

같은 기간 동안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빅데이터 조회수는 1700여 건이고 댓글수와 반응수가 각각 49만여 건과 262만여 건이다(그래프 참조). 구속 영장이 청구되고 난 이후 이 대표의 빅데이터 정보 언급량이 윤 대통령의 약 2배에 해당된다.

이 대표에 관련 이슈가 모든 뉴스를 흡수하는 블랙홀이 되고 있으므로 국민의힘 전당 대회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국민의힘 당원들 역시 당 대표 선택 기준에 이재명 대표와 대항해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후보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빅데이터 언급량을 보더라도 국민의힘 전당 대회의 가장 중요한 기준인 ‘윤심’ 의 주인공인 윤석열 대통령보다 더 언급량이 많을 정도로 주변 정치적 이벤트까지 지배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이재명 대표 이슈의 국민의힘 전당 대회 영향은 체포 동의안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와도 연결된다. 넥스트리서치가 SBS의 의뢰를 받아 지난 6~7일 실시한 조사(전국1005명 유무선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5.3%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 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되었을 때 국회가 어떻게 해야할지’ 물어보았다.

보수 중심으로 '李 체포동의안 통과' 의견 높아

이재명 대표의 체포 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되었을 때 통과해야 한다는 찬성 여론이 55.9%로 절반을 넘겼다. 특히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이재명 대표의 체포 동의안이 통과되어야 한다는 의견은 무려 89.3%나 된다. 절대적이다. 보수층은 응답자 10명 중 8명 정도인 80.2%가 이재명 대표의 국회 체포 동의안에 대해 통과 요구를 하고 있다. 즉 이 대표의 국회 체포 동의안이 여론의 중심에 서면서 차기 당 대표는 이재명 이슈에 가장 잘 대응할 인물이 당 대표 적임자로 평가받기 마련이다.

이재명 대표의 구속 영장과 체포 동의안 이슈로 국민의힘 전당 대회 구도마저 바뀌고 있다. 지금껏 국민의힘 전당 대회는 ‘윤심 쟁탈전’이나 다름없었다. 그렇지만 이재명 대표 체포 동의안이 국회에 보고되고 표결에 부쳐지면 새로 탄생할 당 대표는 이재명 대항마여야 한다는 기준이 제일 중요해지기 마련이다. 모든 후보가 이재명 대항마로 자신의 존재 가치를 부각시킬 수밖에 없다.

기존에 주장해왔던 김기현 후보 KTX 역세권 부동산 이슈나 ‘윤심’ 아니라 ‘이심’인 이재명 변수가 차기 당 대표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주된 관심은 대통령 지지율과 국정 리더십이다. 한국교육개발원·국가경영전략연구원·한길리서치에서 근무하고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을 거친 여론조사 전문가다. 현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을 맡아 리서치뿐 아니라 빅데이터·유튜브까지 업무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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