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둘러싼 베팅 위험하다" 월가 한 목소리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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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둘러싼 베팅 위험하다" 월가 한 목소리 이유는?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3.02.06 1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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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고용지표에 연준 피봇 기대감 약화
정책 불확실성 속 데이터 따른 일희일비 불가피
전문가들 "연준 통화정책 따른 베팅은 위험"
월가 전문가들은 막연한 기대감만으로 연준 정책에 베팅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월가 전문가들은 막연한 기대감만으로 연준 정책에 베팅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최근 글로벌 투자자들이 가장 기대감을 키우고 있는 부분 중 하나가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피봇 기대감이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처음으로 인플레이션 둔화를 인정하면서 연준의 피봇 기대감은 더욱 확산됐다.

그러나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의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등 상당히 견조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연준의 긴축 정책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통화정책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막연한 기대감만으로 연준 정책에 베팅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주목된다. 

강력한 고용지표...투자자들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에 무게

지난주 FOMC에서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둔화를 인정하는 등 시장 예상보다 비둘기파적인 태도를 보였고, 이것은 연준의 피봇 기대감으로 연결됐다. 연준의 피봇 기대감은 올해 들어 뉴욕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주식시장의 강세를 이끈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주목할 점은 피봇 기대감이 지나치게 앞섰을 수 있다는 인식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이끌어 낸 것이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의 고용지표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51만7000명 증가한 것으로 발표됐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18만7000명)를 크게 웃돈 것이다. 앞서 파월 의장은 여전히 견조한 노동 시장, 높아진 임금 압력, 노동 집약적인 서비스 부문에서의 높은 인플레이션을 지적하며 지속적인 금리 인상을 정당화해왔다. 

연준이 금리 인상을 중단하기 위해서는 일단 고용시장의 둔화가 절실하지만, 지표상으로는 고용시장이 여전히 강력함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임금상승률 또한 11월과 12월에 더 높게 수정됐다. 민간 부문 근로자의 시간당 임금은 지난 1월까지 3개월동안 4.6%로, 이전 3개월의 4.1%에서 더 높아졌다. 

지난해 연준이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펼쳐왔지만, 고용시장을 충분히 냉각시키지 못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낙관적인 경제 데이터로 인해 투자자들은 연준의 정책에 대해 더욱 긴장하고 있다"며 "강력한 고용보고서 이후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올해 두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베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미 연준이 3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상할 가능성은 99.6%를 기록했다. 고용지표 발표 이전에는 82%대에 머물렀다.

3월 금리 동결 가능성 또한 고용보고서 발표 이전에는 17%대를 유지했으나, 고용지표 발표 후 0%로 떨어졌다. 견조한 고용시장을 확인한 후 투자자들은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기정 사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5월 FOMC에서 0.25%포인트 인상 확률 역시 기존 33%대에서 59%대로 절반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최종금리 또한 5.0%에서 5.25%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브레드 번스타인 UBS웰스매니지먼트 책임자는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너무 크다"면서 "이는 투자자들에게 약간의 멈춤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투자자들과 마찬가지로 연준 위원들 또한 내년에 어떤 데이터가 나올지에 대해 추측만 할 수 있기 때문에 미래에 대해 자신있게 예측할 수 없다"며 "연준의 통화정책에 따라 달라지는 베팅이 특히 위험하게 보이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2월 고용지표 주목...연준 긴축 강화 가능성도 열어둬야

일부 인플레이션 완화 지표가 지속적으로 발표된다 하더라도 연준이 올해 내 금리를 실질적으로 낮추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크레디트스위스(CS)그룹의 미국 수석 경제학자인 제레미 슈워츠는 "연준이 올해 금리 인하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시나리오 중 하나가 실현돼야 한다"면서 "심각한 경기침체 혹은 물가상승률이 중앙은행 목표치인 2%에 가깝게 떨어지는 것이 설득력 있는 시나리오"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한 시나리오 중 어느 것도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면서 "연준의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있음을 감안할 때 현재 시장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지적했다. 

CS그룹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4050선으로 올 한 해를 마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3일 종가 기준 S&P500 지수가 4136선임을 감안할 때 지수가 현 시점보다 추가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3월 FOMC 이전에 2월 고용보고서를 한 차례 더 확인할 수 있는 가운데 2월 고용지표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진다. 2월 또한 견조한 고용시장이 확인될 경우 연준의 긴축 정책이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다이앤 스웡크 KPMG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 수요와 인플레이션은 2022년 말 냉각된 후 연초에 다시 가속화되고 있다"며 "그것은 연준이 피하려 했던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같은 변화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5.25%까지 인상한 후 올해 이 수준에서 금리를 유지하도록 만들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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