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일제히 금리 인상했으나...뚜렷해진 피봇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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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 일제히 금리 인상했으나...뚜렷해진 피봇 기대감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3.02.03 12: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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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0.25%포인트 인상에 이어 ECB·BOE도 0.5%포인트씩 인상
3월 이후 추가 인상 언급 없어...곳곳서 비둘기파적 색채 드러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과 잉글랜드 은행(BOE)도 나란히 금리를 인상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과 잉글랜드 은행(BOE)도 나란히 금리를 인상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고, 3월에도 추가적인 인상 계획을 밝힌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과 잉글랜드 은행(BOE)도 나란히 금리를 인상했다. 

중앙은행들은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지속할 것임을 강조하고 추가적인 금리인상을 예고했으나, 투자자들은 전반적으로 비둘기파적인 색채가 짙어졌다며 통화정책의 피봇 기대감을 높이고 있어 주목된다. 

ECB와 BOE, 나란히 빅스텝 유지

지난 2일(이하 현지시간) ECB는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0%로 0.5%포인트 인상했다. 수신금리와 한계대출금리 역시 각각 2.5%와 3.25%로 0.5%포인트씩 인상키로 했다. 

ECB는 "기준금리는 목표치인 2%로 적기에 돌아가기 위해 꾸준한 속도로 상당한 수준 인상해야 한다는 기조를 유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물가 상승 압박을 고려할 때 통화정책위원회는 내달 예정된 회의에서도 0.5%포인트 인상 속도를 유지할 것"이라며 "차후 통화정책 경로는 다음 회의에서 평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영국 또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했다. 

잉글랜드은행(BOE)은 이날 통화정책회의(MPC)를 열고 기준금리를 4.0%로 0.5%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섰다. 

BOE는 ECB와 마찬가지로 빅스텝 기조를 유지했지만, ECB에 비해 상당히 비둘기파적인 색채를 드러냈다. 

BOE는 성명서를 통해 "향후 지속적인 물가 압력이 있으면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필요할 것"이라면서도 "금리를 '강력하게(forcefully)' 올리겠다"는 표현을 삭제했다. 이와 함께 인플레이션은 정점을 찍었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ECB와 BOE의 통화정책회의에 하루 앞서 금리를 결정한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또한 곳곳에서 비둘기파적인 면모를 보여줬다. 

연준은 1일 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 폭을 0.25%포인트로 낮추고, 인플레이션 완화를 인정한 바 있다. 

3월 추가인상 예고에도 중앙은행 피봇 기대감 높아져

연준과 ECB, BOE가 나란히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3월에도 추가적인 금리인상을 예고했으나 투자자들은 중앙은행들의 피봇 가능성에 더욱 초점을 맞췄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 완화가 시작됐음을 처음으로 인정한 점, 그리고 BOE가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을 것으로 추측한 점 등이 이같은 가능성을 직접적으로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연준과 BOE와 달리 ECB는 빅스텝 속도를 유지할 것임을 분명히 하는 등 매파적 기조를 보였으나 투자자들은 '3월 이후의 통화정책 경로는 다시 평가하겠다'고 언급한 부분에 주목했다. 추가적인 금리인상을 예고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3월의 금리 인상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고 해석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가 3월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계획임을 밝히고, 그 이후에도 금리를 계속 올릴 수 있다고 덧붙였지만, 투자자들은 ECB가 3월 이후 추가적인 금리인상을 약속하지 않았다는 점에 더욱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마젠 이사 TD증권의 FX 수석 전략가는 "ECB의 일부 논평도 비둘기파적인 색채였던 것으로 해석된다"며 "글로벌 중앙은행의 피봇이 더 많이 일어나고 있는 듯 하다"고 해석했다.

실제로 연준을 비롯해 ECB와 BOE는 3월 이후 금리에 대해 '추후 평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는데, 이는 경제지표의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사 전략가는 "중앙은행은 데이터에 의존하고 있고, 그것은 더이상 중앙은행이 통제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며 "현재는 시장이 중앙은행을 이끌고 있는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컬럼비아 스레드니들 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데이브 채펠 역시 "마무리 국면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다"며 "시장 또한 이를 감지했다"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중앙은행들의 피봇 기대감이 높아지지만 실질적으로 금리 인하에 나서기 위해서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로열 런던 애셋 매니지먼트의 크레이그 인치 헤드는 "우리는 중앙은행들은 당분간 제자리에서 지켜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금리 인하에 나서기 위해서는 경제에 대해 훨씬 비관적인 시각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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