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과 연준 '동상이몽'···누가 허세를 부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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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과 연준 '동상이몽'···누가 허세를 부리나"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3.02.0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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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참가자들이 연준이 꾸준히 시장에 전달해온 메시지 "오랫동안 높은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얘기를 믿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사진=로이터/연합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연준이 꾸준히 시장에 전달해온 메시지 "오랫동안 높은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얘기를 믿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사진=로이터/연합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주식과 채권 가격이 오르고 비트코인 급등에는 시장이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메시지를 제대로 읽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연준이 꾸준히 시장에 전달해온 메시지 "오랫동안 높은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얘기를 믿지 않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지적했다.

알리안츠투자운용의 요한 그란 상장지수펀드(ETF) 담당 헤드는 "시장은 연준이 금리에 대해 허세를 부리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골드만삭스가 집계하는 수익을 내지 못하는 기술 기업을 모아둔 지수는 올해 들어 28% 올랐고 비트코인은 FTX 사태에도 올 들어 43% 급등했다. S&P500지수는 올 들어 7.3% 올랐다.

전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존과 다르지 않았다. 올해 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시장 참가자들에게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빨리 내려올지에 대한 관점의 차이"라고 일축했다. 

또한 "나는 다른 전망을 가진 사람들을 설득하려고 애쓰지는 않겠지만, 우리 전망은 얼마의 시간과 인내심이 필요할 것이며 더 오래 더 높은 금리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해 기존대로 금리를 계속 높은 수준까지 인상할 것을 시사했다.

그동안 많은 연준 당국자들은 너무 적게 긴축할 위험이 더 크다는 점을 우려해왔으며, 향후 경기 악화 상황에서 활용할 도구가 충분하지 않을 위험에 대비해 금리를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파월은 시장과 당국이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당국은 당국이 할 일에 집중할 것을 시사했다.

파월은 "우리의 일은 물가 안정을 회복하고 2% 인플레이션을 달성하는 것"이라며 "시장 참가자들의 일은 매우 다르고 멋진 일이지만 우리는 우리의 일을 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출신의 PGIM 픽스드 인컴의 달리프 싱 이코노미스트는 중앙은행 관점에서 "가장 큰 위험은 인플레이션이 무분별하게 오르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며 "시장 참가자들에게 위험은 시장의 반등을 놓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시장과 당국이 다른 전망을 갖고 있다고 해서 반드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연준 이코노미스트 출신의 예일 경영 대학원의 윌리엄 잉글리쉬 교수는 "시장이 생각하고 말하는 것에서 배우는 것이 있다"라며 "그것은 정책 입안자들에게는 하나의 정보로 특별히 두려워할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시장이 연준의 빠른 피벗을 기대해 금융환경이 크게 완화할 경우 연준은 그렇지 않았을 경우보다 더 빠르게 금리를 인상해야 할 위험이 있다.

시카고 연은이 집계하는 금융 환경 지표는 지난해 10월 이후 계속 하락해왔다. 해당 수치가 하락하면 금융환경이 완화됐다는 의미다. 이는 연준이 계속 금리를 올려온 상황에 역행한다.

지난달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도 더 완화된 금융환경이 경제 활동을 더욱 가속화한다면 "우리가 훨씬 더 많은 것을 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1월 랠리가 오래가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알리안츠의 그란은 "건강한 회의론이 나오는 것도 타당하다"라고 말했다.

올해 말 주식 시장 전망에 대한 편차는 상당하다.

BNP파리바는 S&P500지수가 연말에 최저 3400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고 도이체 방크는 4500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지금보다 낮은 4,000에서 끝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전망은 앞으로도 시장에 상당한 변동성이 있을 것을 시사한다.

트루이스트 어드바이저리 서비스의 키스 러너 공동 최고 투자책임자는 "연준의 피벗(방향 전환)이 경제가 약화한다는 의미라면 시장에 만병통치약이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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