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반도체 찬바람 부는데...대만 TSMC만 잘 나가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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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반도체 찬바람 부는데...대만 TSMC만 잘 나가는 이유는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3.02.02 17:06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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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적자 '충격'
TSMC 역대 최대 실적 작성
한·대만, 수출 증가율 극명 대비
정부지원 부문에서도 차이 커
반도체 한파로 '어닝쇼크'에 빠진 한국 주요 기업과 달리 대만의 TSMC(사진)는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한국 반도체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K-반도체 쌍두마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마이너스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반면 강력한 경쟁 상대인 TSMC는 지난해 인텔과 삼성전자를 제치고 처음으로 반도체 매출 1위를 차지하는 등 훨훨 날고 있다. 

반도체 칼바람 맞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경계현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장(사장)은 지난 1일 열린 경영설명회에서 "지난해 4분기 메모리 사업에서 적자를 냈다"며 "그나마 파운드리 덕분에 반도체 사업에서 겨우 흑자를 낼 수 있었다"고 침울한 분위기를 전했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사업에서 분기 기준으로 적자를 기록한 건 미국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 이후 13년 만이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2021년과 비교해 97% 급감한 2700억원에 그쳤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모리 부분 적자에 적잖이 놀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SK하이닉스도 적자를 면하지 못했다. SK하이닉스도 같은 날 지난해 4분기 1조7012억원의 영업적자를 봤다고 공시했다. 분기 기준으로 2012년 3분기(-240억원) 이후 10년 만의 적자다. 매출은 7조6986억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성장성 높은 시장에 집중해 업황 악화로 인한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1분기는 더욱 암울하다. 삼성전자는 1조원대 적자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증권은 1조4000억원, IBK투자증권은 2조1130억원, BNK투자증권은 2조1560억원의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업계의 관심은 '감산' 여부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은 이미 감산과 투자 축소를 밝혔다. 다만 삼성전자는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경 사장은 "다른 회사와 같은 길을 가면 좁혀진 경쟁력 격차를 벌릴 수 없다"며 "경쟁력 확보의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최대 실적 작성한 TSMC

TSMC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42.6% 늘어난 2조2630억 대만달러(한화 약 93조2000억원)로 사상 최대를 경신했고, 영업이익도 1조1600억 대만달러(약 47조7900억원)로 전년보다 44.8% 증가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TSMC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6255억 대만달러(약 25조7000억원)로 전년보다 43% 증가했다. TSMC는 올해 시설투자 목표액을 320억~360억 달러(약 39조~44조원)로 제시했다. 지난해 시설투자액(363억달러)보다 11.8% 줄었지만 TSMC는 공격적인 투자 지속으로 시장 우위를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가 올해 10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사진=연합뉴스

수출 격차 보이는 한국과 대만

반도체를 주력 수출품목으로 삼고 있는 한국과 대만의 지난해 성적표는 엇갈렸다. 지난해 반도체 수출액에서 대만이 한국을 압도했다. 대만은 파운드리, 한국은 메모리가 주력 품목이라는 점에서 단순히 수출액만으로 우위를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수출액 증가율은 큰 차이를 보였다. 

대만 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대만의 반도체 수출액은 1841억 달러(약 225조원)를 기록해 전년 대비 18.4%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액은 7년 연속 증가했으며 동시에 3년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갔다. 반면 한국의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초라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반도체 수출액은 1292억 달러(약 158조원)로 전년보다 1%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 메모리 업황 부진으로 한국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8월부터 5개월 연속 감소했다. 올해 1월 역시 반도체 수출은 저조했다. 반도체 수출은 60억 달러에 머물며 지난해 같은 달보다 44.5%나 줄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대표 반도체 회사의 부진은 국가 격쟁력 약화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한국 수출에서 반도체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8.9%로 수출 2위와 3위인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을 합친 것보다 많다. 반도체 사업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흔들리면서 한국 수출은 역대 최악의 무역적자를 나타내기도 했다. 반면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51.8%를 차지하는 대만의 경우 살얼음판을 걷는 양안 관계 속에서도 안정적인 수출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 세계 10대 파운드리 기업 중 4개사가 대만에 있다. 세계 1위 TSMC를 비롯해 대만 4개사의 시장 점유율은 60%에 이른다. 

김경훈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연구위원은 "대만이 팹리스(설계)-파운드리(위탁생산)-후공정으로 연결되는 반도체 생산 전 단계에 걸쳐 경쟁력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을 뿐 아니라 미국의 대중국 수출통제에 따른 중국의 반도체 수요가 대만으로 집중되면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97% 급감했다. 사진=연합뉴스

반도체 지원, 격차 보이는 한국과 대만

반도체 지원에 있어 대만과 한국 정부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대만은 올해부터 연구개발(R&D) 투자비의 25%, 설비투자의 5%를 세액공제해주기로 했다. 대만 경제부는 "미국, 일본, 한국, 유럽연합(EU)이 모두 자국 공급망 구축을 위해 막대한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며 "대만은 핵심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원 배경을 설명했다. 여기에 대만은 지방세가 없고, 법인세 최고세율도 한국(25%)보다 낮은 20%다. 

반면 한국은 지난달 반도체 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한 세제 지원 법안을 냈지만 여전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19일 'K칩스법'(반도체산업강화법)의 핵심인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정부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정부안은 반도체를 비롯한 국가전략기술 설비투자 세액공제를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8%에서 15%로, 중소기업은 16%에서 25%로 높이는 내용이다. 하지만 조특법을 논의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와 조세소위원회는 1월 임시국회 기간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2월 임시국회에서는 14일에 열릴 예정이다. 법안이 국회로 넘어온 지 한 달이 지나서야 논의가 시작된다. 게다기 조특법을 두고 여야의 의견 차가 커 2월 국회 통과도 장담하기 어렵다. 여당은 정부안에 동의하고 있지만 야당은 재정부담과 타 업종과 형평성을 이유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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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60억 1620억 510억 240억 180억

자료: EU집행위원 2023-02-02 19:02:18
( 단위:유로%)
총액 : 672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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