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금융권 대출심사 탈락 속출…연이율 400% 불법사채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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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금융권 대출심사 탈락 속출…연이율 400% 불법사채 기승
  • 유태영 기자
  • 승인 2023.01.31 1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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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사채 평균 이자율 연 414%, 법정최고금리의 20배↑
보험사·카드사, 대출 한도 축소하고 이율은 높여
전문가들 "법정최고금리 높여 불법사채 시장 진입 막아야"
빚에 눌린 채무자 (PG). 사진=연합뉴스
빚에 눌린 채무자 (PG).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유태영 기자] 금융소비자들이 가파른 대출금리 인상과 경기침체로 늘어난 대출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대출연체율이 높아지고 불법 사채 시장으로 내몰리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불법사채 평균 이자율 연 414%, 법정최고금리의 20배↑

불법사채(미등록 대부업) 평균 이자율은 법정 최고금리(20%)의 20배가 넘는 연 414% 기록했다. 예를 들어 연이율 400%로 1년간 1000만원을 빌리면 이자로만 4000만원을 내야해 원금보다 이자가 더 많은 초고금리다.  

지난 30일 한국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작년 사법기관과 피해자에게 의뢰받은 불법사채 거래 내역 6700여건을 분석한 결과 평균 이자율이 연 41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 사채 피해자의 평균 대출금액은 382만원이었고, 평균 거래 기간은 31일로 집계됐다. 

자료제공=한국대부금융협회
자료제공=한국대부금융협회

대출 유형은 급전(신용)대출이 6574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일수대출 112건 ▲담보대출 26건 순이었다. 현재 연 환산 이자율이 법정 최고금리인 연 20%를 초과하면 모두 불법에 해당한다. 불법임에도 불구하고 제도권 은행에서 대출이 여의치 않은 금융소비자들이 불법사채시장에 점점 더 많이 자금을 빌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카드사, 대출 한도 축소하고 이율은 높여

2금융에 해당하는 보험사와 카드사의 자금대출 문턱이 올해 들어 더욱 높아졌다. 보험사는 약관대출 한도를 줄이거나 중단했고, 카드사도 저신용자에게 빌려주는 카드론 한도를 대폭 삭감했다. 

보험사 약관대출은 자신의 보험 해지환급금을 담보로 빌리는 상품으로 일반 신용대출 대비 금리가 낮다. 일반적으로 저신용자들이 찾는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게 되면 찾는 상품이다. 

교보생명은 오는 3월까지 대출 중개 플랫폼을 통한 약관대출을 한시 중단하기로 했다. 현대해상은 지난 2일부터 일부 보장성 상품의 약관대출 한도를 기존 해약환급금의 60%에서 0~60% 이내 범위로 만기에 따라 차등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카드사의 카드론(장기카드대출)도 한도를 대폭 축소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작년 11월 기준 7개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의 카드론 잔액은 전월 대비 5456억원 감소한 34조2866억원으로 집계됐다.

한도는 축소하고 대출금리는 법정 최고금리에 육박하고 있다. 여신전문금융협회 등에 따르면 작년 11월말 기준 카드사의 신용대출 상품 평균 금리는 삼성카드가 17.69%로 가장 높다. 이어 신한카드(16.86%), KB국민카드(14.47%), 우리카드(14.45), 비씨카드(12.99%) 순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 "법정최고금리 높여 불법사채 시장 규모 줄여야"

이같은 2금융권의 대출 문턱 높이기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중소·서민들에 대한 대출 접근성을 확대하라고 발언했다. 

지난 26일 이 원장은 서울 광화문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14개 보험회사 CEO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안정적인 자금공급을 통해 중소서민 등 자금 실수요층의 대출 접근성이 악화되지 않도록 세심히 살펴달라"고 말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준금리는 계속 오르는데 법정 최고금리는 20%로 고정돼있다보니 제도권 내에서 대출을 못받는 사람들이 불법사채 시장으로 내몰리고 있다"면서 "기준금리가 상승하는 기조에 맞게 법정최고금리를 상향하는 방법도 고려해 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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