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인플레 압력...FOMC에도 영향 미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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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인플레 압력...FOMC에도 영향 미칠까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3.01.31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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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5개월 연속 물가상승률 둔화 이후 재차 상승
1일 미국 및 유럽·영국 등도 통화정책 회의 열어
중앙은행들, 매파적 기조 더욱 강화할 가능성 있어 
스페인의 물가지수가 재차 상승하면서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에 더욱 주목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스페인의 물가지수가 재차 상승하면서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에 더욱 주목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오는 31일(이하 미 현지시간)과 내달 1일 예정된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글로벌 투자자들의 경계심리가 한층 강화됐다. 

연초 이후 글로벌 주식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을 포함한 각국 중앙은행들의 피봇 기대감을 빠르게 반영하며 랠리를 펼쳐왔지만, FOMC가 가까워지자 기대가 앞서갔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 밤 발표된 스페인의 물가 지표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뜨거움을 시사해 중앙은행들의 매파적 기조가 더욱 강화될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다시 뜨거워진 스페인의 인플레이션 압력 

3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페인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5.8%를 기록했다. 전년도 12월(5.7%)은 물론, 시장 전망치의 중간값(4.9%)를 크게 웃돌았다. 

특히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1월 7.5% 상승해 12월(7.0%)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앞서 스페인은 5개월간 물가상승률 둔화 흐름이 이어졌으나, 1월 재차 예상치를 웃돌면서 유럽지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뜨거움을 시사했다. 

최근 유럽지역의 따뜻한 겨울철 날씨로 인해 천연가스 가격이 급락하는 등 에너지 가격의 급격한 하락이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을 냉각시켰으나, 에너지를 제외한 다른 부분에서는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컸던 것이다. 

ING그룹은 "근원 CPI의 상승세는 유럽 경제의 근본적인 물가 압력이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임을 보여주고 있다"며 "에너지 가격의 하락은 약간의 안도감을 주지만 나머지 경제의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우려할 정도로 높다"고 지적했다.

이날 발표된 스페인의 물가 상승률은 유럽은 물론 미국의 채권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스페인의 채권 수익률이 8베이시스포인트(bp) 급등한 것을 비롯해 독일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2.32%로 1월6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럽지역 채권수익률의 상승은 미 국채 수익률 상승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는 미 기술주에 타격을 입혔고, 지난 밤 뉴욕증시에서는 기술주 중심의 전반적인 하락세가 펼쳐졌다. 

중앙은행들 매파적 기조 강화할 듯

스페인의 인플레이션 압력에 글로벌 투자자들이 관심을 집중한 이유는 유럽중앙은행(ECB)을 비롯해 미 연준 등 주요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회의가 불과 이틀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스페인의 CPI는 유럽지역의 물가 하락세가 우리의 기대만큼 빠르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얼마나 높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할 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언급했다. 

ECB는 오는 1일 금리 결정을 앞두고 있다. 이날은 미 연준과 함께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 또한 금리를 결정한다.

현재 시장에서는 ECB와 BOE가 각각 0.5%포인트 금리 인상에 나설 것임을 사실상 확실시하고 있다. 0.5%포인트의 금리 인상이 결정되면 영국의 기준금리는 3.5%에서 4.0%로, 유럽의 기준금리는 2.5%에서 3%로 각각 높아지게 된다. 

중요한 점은 2월 이후의 중앙은행들의 움직임이다. 

펠릭스 휴프너 UBS 이코노미스트는 "향후의 금리 움직임이 12월과 비교해 더욱 매파적일지 아니면 기조가 다소 완화될지 등 투자자들은 정책입안자들의 발언을 매우 면밀히 들을 것"이라며 "2월과 3월 각각 0.5%포인트 인상 이후 5월에도 또다른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소시에테 제너럴의 수석 경제학자인 아나톨리 아넨코프 역시 "핵심 인플레이션이 목표에 안전하게 도달할 때까지 제한적인 정책을 유지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는 것이 정책입안자들에게 상당히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FOMC서 강경한 어조 나올 듯 

일각에서는 스페인의 물가 상승률이 FOMC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연준이 1일 0.25%포인트 금리인상에 나설 것을 기정 사실화하고 있으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에 더욱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금리인상 중단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온 시장과는 달리 파월 의장이 매파적 발언을 쏟아낼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특히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던 스페인의 물가지수가 재차 상승세로 돌아선 점과 관련해 파월 의장은 최근 미국의 일부 물가지수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나 안심하기 어렵다는 점을 재차 강조할 가능성도 있다. 

SG 클라인워트함브로스 최고투자책임자(CIO)인 파하드 카말은 "모든 것은 이번주 중앙은행 회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 지에 달려있다"며 "우리는 꽤 매파적인 언급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마이클 윌슨이 이끄는 모건스탠리 역시 "투자자들은 연준과 싸우지 말라는 기본 규칙을 잊은 듯 하다"며 "아마 이번 주가 이를 상기시켜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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