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세계 첫 '6G' 상용화 잰걸음…기술·인재 선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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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세계 첫 '6G' 상용화 잰걸음…기술·인재 선점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3.01.30 1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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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에릭슨서 상무급 2명 수혈
이재용 "통신, 백신만큼 중요 인프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네트워크 사업 부문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삼성전자가 스웨덴 통신장비 회사 에릭슨 출신 인사 2명을 영입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차세대 이동통신 사업을 차세대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상황에서 본격적으로 사업 강화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회장은 3G 이동통신이 대중화되고 4G 서비스가 시작된 2011년부터 5G 기술연구를 전담할 '차세대 통신 연구개발조직' 신설을 지시한 바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네트워크사업부 산하에 신사업전략 TF(태스크포스)를 신설하고 에릭슨 출신 헨릭 얀슨 상무와 조미선 상무를 선임했다. 각각 TF장과 유럽 영업 및 신규 사업 발굴을 담당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인사에서 네트워크 사업 성장에 기여한 김우준 네트워크사업부 전략마케팅 팀장을 사장으로 승진 발령하고 네트워크사업부장을 맡겼다. 

6G 기술 선점 나선 삼성

삼성전자는 2028년 개통 예정인 6G 통신 기술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5G 이동통신을 상용화한 데 이어 차세대 이동통신 연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6G 주파수 백서'를 내고 6G 서비스용 주파수 확보를 위한 글로벌 연구를 제안했다. 6G는 홀로그램, 메타버스, 확장현실(XR) 등 미래 신기술을 본격 상용화하는 데 필요한 핵심 인프라다. 6G는 지금보다 50배 빠른 속도로 지상에서 10km 상공까지 이동통신 서비스 영역을 확장한다. 

삼성전자는 초고속 대용량 서비스를 실현하기 위해 후보 주파수 대역을 발굴하고 상용화하기까지 10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수백 메가헤르츠(MHz)에서 수십 기가헤르츠(GHz)대의 연속적인 초광대역 폭의 주파수가 필요할 것"이라며 "모든 가능한 대역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2019년 5월 삼성리서치 산하에 차세대 통신연구센터를 설립하고 6G 선행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영국, 인도 등 글로벌 시장에 산재한 삼성 리서치 조직에서도 6G 연구개발을 본격화했다. 국제 통신 표준을 정하는 기구인 국제전기통신연합 전파통신부분(ITU-R)과 3GPP의 의장단 멤버로 선출된 것도 주요 성과다. 

이 회장은 2021년 "통신도 백신만큼 중요한 인프라"라며 "선제적으로 투자해 아쉬울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기에 6G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스 베스트베리(왼쪽) 버라이즌 최고경영자와 만남 환담을 나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제공=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차세대 통신 세일즈 '광폭행보'

이 회장은 5G와 6G 네트워크 장비 사업을 직접 챙기며 글로벌 세일즈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통신장비는 한 번 계약에 수조원대로 신뢰를 바탕으로 한 장기적 신용이 중요하다. 이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삼성전자의 네트워크 사업 확장을 지원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삼성전자는 버라이즌에 이어 일본 NTT도코모에 대규모 5G  이동통신 네트워크 솔루션을 공급한다. 

이 회장은 2018년과 2019년 일본을 방문한데 이어 2021년 NTT 도코모와 통신장비 계약 당시 통신사 CEO와 직접 만나 협상을 진척시켰다. 이 회장은 지난해 미국의 '디시'와 5G 통신장비 공급계약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찰리 에르겐 회장을 직접 만나 계약을 마무리 짓기도 했다. 또한 2020년 버라이즌과 7조9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5G 장기계약 당시에도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CEO와 만나 사업 협력을 논의하기도 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미국과 중국의 갈등 심화 속에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연이어 5G 통신장비 수주에 성공하며 6G 시대로 넘어가는 전환기에 주도권을 잡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업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직접 5G와 6G를 챙기며 굵직한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네트워크 사업 부문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5G보다 최소 50배 빠른 6G

현재까지 논의된 내용을 종합하면 6G는 최소 6가지 측면에서 5G 성능을 크게 뛰어 넘는다. 속도와 에너지 효율, 신뢰도(오류 발생률)를 비롯해 연결 밀도 및 공기 지연율, 스펙트럼 효율 등에서 5G를 크게 앞선다. 연결 밀도는 스마트 장치 사이에 원활하게 정보가 교환되는 기준으로 1제곱미터당(㎢) 장치 수를 말한다. 연결 밀도가 높을수록 더 많은 장비간 통신이 가능하다. 공기 지연율은 스마트폰이나 자율주행차, 드론 등 단말기에서 기지국까지 전송되는 정보가 전달되는 시간을 말한다. 시간이 짧을 수록 데이터 끊김 현상이 줄어든다. 스펙트럼 효율은 허용 주파수 대역 내에서 최대로 전송 가능한 전송률을 의미하며 통신 시스템의 성능을 나타내는 수치다. 

삼성전자가 발간한 6G 백서에 따르면 6G 최대 데이터 속도는 5G보다 50배 빠른 1테라비피에스(Tbps·1초에 1조 비트 전송) 이상을, 사용자 체감 데이터 속도는 10배 빠른 1기가비피에스(Gbps·1초에 10억비트 전송) 이상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연결 밀도는 1㎢당 1000만개로 5G보다 10배 이상 높으며 공기 지연율은 0.1m/s 이하, 신뢰도는 10~7 이하로 더 낮다. 여기에 스펙트럼 효율은 주파수당 100bps 수준으로 5G의 30bps/HZ보다 2배 이상 높다. 

6G는 3D 홀로그래픽 영상 서비스,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서비스를 비롯해 드론이나 차량의 자율주행을 현실로 이끌 핵심 기술로 꼽힌다. 

아직 넘어야 할 과제도 많다. 5G보다 높은 주파수 대역을 쓰는 6G의 특성을 감안할 때 주파수 운용이 쉽지 않다. 단적으로 5G 28GHz 주파수는 나뭇잎 한 장에도 전파 방해를 받는다. 공기 중 전파 감쇄 문제는 6G 상용화에 큰 걸림돌인 셈이다. 공기 중 전파감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궤도 위성을 이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지만 이 보다 먼저 테라헤르츠 대역을 운용하는 안테나 및 기지국 기술들이 선제적으로 갖춰져야 하는 한계도 있다. 또 6G를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네트워크에 인공지능(AI)을 결합한 지능형 네트워크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6G 백서에서 기기별로 전력 소모와 데이터 지연을 줄이는 AI 알고리즘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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