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한섬·신세계인터 새해도 '新명품' 경쟁…MZ세대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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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한섬·신세계인터 새해도 '新명품' 경쟁…MZ세대 노려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3.01.30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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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新명품 발판으로 호실적…올해도 브랜드 발굴·육성
럭셔리 이미지·차별화된 디자인으로 MZ세대 수요↑
커진 韓시장에 직진출 브랜드 늘어…매출 타격 가능성도
신세계 센텀시티점 메종키츠네 카페. 사진=신세계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메종키츠네 카페. 사진=신세계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지난해 '신(新)명품' 브랜드로 호실적을 거둔 패션업계가 올해도 브랜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주력할 전망이다. 신명품은 기존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로 대표되는 초고가의 명품 브랜드보다는 비교적 가격대가 낮지만, 럭셔리한 브랜드 이미지, 독특한 디자인 등으로 MZ세대의 주목을 받는 수입 브랜드를 일컫는다. 대표적으로 아미, 메종키츠네, 아워레가시 등이 있다. 

신명품 열풍은 패션업계의 실적으로 나타났다. 아미, 메종키츠네, 르메르, 톰브라운 등 주목받는 신명품 브랜드 사업을 적극적으로 전개한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해 3분기 전년 대비 70.6% 증가한 29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5.6% 늘어난 4170억원을 기록했다. 

브루넬로 쿠치넬리, 사카이 등의 신명품 브랜드를 보유한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한 242억원, 매출은 10.6% 늘어난 3875억원으로 집계됐다.

패션 유행 주기가 짧아지고 남들과 다른 브랜드 제품을 구매하길 원하는 MZ세대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업계는 올해도 신명품 브랜드 발굴에 나서고 있다.

해외 브랜드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 한섬은 지난해 3분기 전년 대비 15.2% 늘어난 3414억원의 매출과 2.5% 증가한 32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한섬 역시 프리미엄 남성복, 여성복 판매 증가를 호실적의 주요인으로 분석했다.

한섬은 올해 하반기까지 해외 패션 브랜드 수를 두 배 가량 확대해 20여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향후 5년 내 해외패션부문 매출 규모를 현재의 두 배가 넘는 1조원 대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한섬은 지난해 8월 아워레가시에 이어 지난달 가브리엘라 허스트, 베로니카 비어드, 토템과 국내 독점 유통 계약을 체결하고 유통망 확대에 나선다고 밝혔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23년에도 국내 백화점 3사의 수입 컨템포러리 조닝 확장과 신규 브랜드 MD 개편이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간 상대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수입 브랜드 수가 적어 주목 받지 못했던 한섬은 변화가 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간 아미, 메종키츠네, 르메르, 톰브라운 중심으로 신명품 사업을 전개해온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올해는 자크뮈스와 스튜디오 니콜슨, 가니, 오라리 등의 새로운 브랜드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스튜디오 니콜슨, 자크뮈스, 가니는 지난해 하반기 현대백화점 또는 신세계백화점에 첫 단독 매장을 오픈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판권 계약을 맺은 '엔폴드' 브랜드 이미지. 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9월 여성 컨템포러리 브랜드 엔폴드의 국내 판권을 확보하고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매장을 오픈했다. 이는 엔폴드 최최의 글로벌 단독 매장이다. 지난달에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신장한 브랜드 어그(UGG)의 국내 최대 오프라인 매장을 스타필드 하남점에 열었다. 오는 30일에는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에스아이라이브를 통해 스위스 럭셔리 브랜드 필립 플레인과 힙합 뮤지션 스눕독의 협업 스니커즈 '플레인도그'를 선판매할 예정이다. 

韓 명품 시장 성장세에 '직진출' 이어져

한편 국내 시장 '직진출'에 나서는 글로벌 브랜드도 늘고 있다. 한국 명품 시장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자 수익성 강화를 위해 직진출을 선택한다는 분석이다. 최근 미 CNBC 방송 보도에 따르면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한국인의 명품 소비 규모를 168억달러(약 20조 9000억원)로 추산했다. 이는 1인당으로 환산했을 때 325달러(약 40만 4000원)으로 세계 1위 수준이다. 글로벌 브랜드에게 한국 시장이 매력적인 이유다.

이들 브랜드는 주로 국내 패션업체와의 판권 계약을 통해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가 계약이 종료되면 한국 법인을 세우고 직진출한다. 판권 계약을 맺은 국내 패션업체 입장에선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 육성한 수입 브랜드가 갑자기 포트폴리오에서 빠지게 되는 셈이다. 이는 매출 타격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직진출 리스크'로도 불린다. 따라서 패션업체의 자체 브랜드 강화 노력과 새로운 브랜드 발굴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톰브라운은 오는 7월 한국 법인 '톰브라운 코리아'를 설립하고 시장에 직진출한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톰브라운과 2011년부터 맺었던 국내 독점 판매 계약도 12년만에 종료된다. 

다만 계약 형태를 변경해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상품 발주, 유통전략, 매장·인력 운영 등 사업 전반에 대한 업무를 수행하기로 했다. 톰브라운 코리아는 향후 한국 내 투자·비용 지출을 전담할 방침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양사는 계약형태를 변경하지만 한국사업에 있어 변함없이 협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메종 마르지엘라와 마르니, 질샌더, 디젤 등을 보유한 이탈리아 패션그룹 OTB도 지난해 한국 법인을 출범시키며 국내 시장에 직진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들 브랜드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 판매해왔다. OTB의 한국 법인 출범에 따라 신세계인터내셔날과 브랜드별 계약이 끝나면 OTB 측이 자체 운영할 가능성이 커졌다. 2021년부터 신세계인터내셔날과 계약을 맺고 국내 사업을 확장해온 셀린느도 올해부터 '셀린느코리아'를 통해 국내에 직접 진출한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대해 “올해는 소비와 실적 기저 부담에 OTB그룹의 한국 직진출에 따른 주요 브랜드(질샌더·마르니·메종마르지엘라) 이탈, 작년 하반기 수입 상품 매입에 따른 원가 부담 등 패션 부문 매출총이익률이 전년 대비 하향할 것으로 기인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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