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 배당 기대감에 한 달째 '승승장구'…평균 20%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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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주, 배당 기대감에 한 달째 '승승장구'…평균 20% 상승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3.01.27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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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X 은행 지수 연초 대비 20% 가량 올라
하나금융·신한지주·제주은행 전일 신고가 기록
외국인 순매수와 배당 확대 기대감이 상승세 견인
"주주환원책 속도따라 주가 차별화될 것"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은행주가 배당 기대감과 외국인 순매수세에 힘입어 연초 이후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일부 종목들이 연초 대비 30%대까지 오른 데다가, 그 중 상당수가 전일 52주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 지속 가능한 금융지주 배당성향이 30~35%까지 가능하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은행주는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은행 지수는 지난 2일부터 26일까지 총 21.60%(130.95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 10.38%(232.25포인트)과 대조하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개별 종목들도 상당수 종목이 전일 기준 신고가를 기록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전 거래일보다 1.34% 오른 5만3100원에 마감하며 3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장중에는 5만33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신한지주는 전일 대비 1.93% 오른 4만4900원으로 마감하며 52주 신고가를 찍었다. 연초(3만4300원) 대비 30.9%가량 오른 것이다. 이외에도 JB금융지주(1만1160원), 제주은행(1만8300원)도 장중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특히 제주은행의 경우 26일에 이어 이날도 장중 1만8540원까지 오르면서 이틀 연속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연초(1만1350원)과 비교하면 전일까지 44.4% 올랐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은행주 종목들의 2일부터 27일까지 등락률.
지난 2일부터 27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은행 관련 종목들의 상승률은 7~37%로 나타났다. 평균 19.47% 올라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을 상회했다. 자료=한국거래소 

글로벌 금융사들은 경기침체에 따른 실적 부진 우려로 주가가 하락하고 있으나 국내 은행들의 경우 연초부터 외국인 매수세 유입과 배당 확대 기대감 등으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실제로 외국인들은 새해 들어 은행주를 대거 순매수했다. 연초부터 전날까지 외국인은 신한지주(2420억원), 하나금융지주(2075억원), KB금융(1424억원), 카카오뱅크(998억원), JB금융지주(662억원)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우리금융지주(563억원), 기업은행(400억원), BNK금융지주(236억원)도 쓸어담았다. 

배당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큰 상태다. 현재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배당성향은 2021년 말 기준 25~26%에 이른다. KB금융의 배당성향이 26%로, 주당 배당금은 2940원이다. 신한금융은 25.2%에 1960원, 하나금융은 25.6%에 3100원, 우리금융은 25.3%에 900원이다. 

해외 은행들의 배당성향이 50%를 넘어가는 것을 고려하면 국내 은행들의 배당성향이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은행들은 금융당국으로 인해 배당을 쉽게 늘리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당국은 지난 2021년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배당액을 순이익의 20% 내로 제한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이에 지난 25일 행동주의를 표방하는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국내 상장한 7개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JB·BNK·DGB금융지주)를 상대로 배당 확대를 요구하는 주주제안을 사전 공개했다. 앞서 지난 2일에는 당기순이익의 50% 이상을 주주에게 돌려주는 주주 친화정책을 도입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회사 대비 한국의 금융지주, 보험, 증권의 주주환원율이 낮은 것은 사실이고 한국 금융사들의 이익의 질과 규모 역시 과거대비 크게 성장했다는 점에서 주주환원율 제고 요구는 합리적인 요구사항"이라며 "각 금융회사들 역시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주주환원율 제고 의지를 표명해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직된 위험가중자산(RWA) 성장 목표는 국내 금융산업의 성장 잠재력 측면에서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은행의 공적 기능과 사회적 가치 창출 측면에서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초부터 은행주 중심으로 자본비율 기준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이 크게 형성됐다"며 "과도하게 저평가된 주가 개선을 위한 금융지주의 주주환원 확대 노력과 자본시장의 요구가 맞물린 결과"라고 평가했다. 

다만 "현실적으로 은행주의 지속 가능한 주주환원율 상한은 30~35% 수준"이라며 "일각에서 거론된 주주환원율 50%, RWA 성장률 5% 상한은 현실성이 높지 않다"고 덧붙였다. 

경상 자기자본이익률(ROE)이 현 10% 수준에서 크게 넘어서기 어렵고, 유동성 공급이라는 은행의 사회적 역할과 매크로 지표 변동의 RWA 민감도를 고려하면 RWA 증가율 상한은 5% 이상이 되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또 통상적으로 RWA와 보통주자기자본 방향성은 반대 방향을 보여오기도 했다.

은행별 주주환원정책 차이가 은행 주가 차별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은행 업종은 사업구조가 비슷해 종목별 주가 차별화 정도가 약했다"며 "주주친화 정책의 차이는 확실한 차별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배당성향 변화나 중기 정책 도입여부, 구체화 정도는 은행주별로 다를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주주친화정책 속도가 빨라질 수 있는 변화가 시작된다는 점"이라며 "은행주의 주주친화정책은 단기간에 소멸할 이슈가 아니고 향후에도 시장의 관심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작년 이익에 대한 배당성향은 28~30%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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