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달러화 약세, 위험자산 선호현상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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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달러화 약세, 위험자산 선호현상 이끈다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3.01.27 12: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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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인덱스, 2022년 5월 수준으로 회귀
美 이외 지역 경제전망 상향조정
美 기업들도 달러 약세 따른 이익 개선 기대
지난해 초강세를 지속하던 달러가 최근 약세 흐름으로 돌아섰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초강세를 지속하던 달러가 최근 약세 흐름으로 돌아섰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한 때 '갓달러'로 불릴 정도로 초강세를 지속하던 달러가 추세적인 약세 흐름으로 돌아섰다.

내달 1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비둘기파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되면서 달러화의 추가적인 약세 흐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는 미국 이외의 지역의 자산 가치를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한편 미 기업들도 달러 약세로 인한 이익 개선 효과가 기대되면서 위험자산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인덱스, 올 들어 하락세 지속...달러화 약세 이어질 듯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26일(이하 현지시간) 소폭 반등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101선대를 유지하며 2022년 5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9월 한 때 115선을 목전에 둔 수준까지 급등했던 달러인덱스는 올해 들어서만 1.63% 하락했다. 지난해 고점인 9월과 비교하면 12% 가량 하락한 것이다. 

달러화 약세 흐름의 가장 큰 동력은 연준의 통화정책 완화에 대한 전망이다. 

앞서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행보는 2022년 달러의 흐름을 초강세로 이끌었으나,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고 인상 행보를 멈출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달러 흐름도 완전히 역전된 것. 

반면 유럽중앙은행(ECB)은 여전히 매파적일 것으로 예상되고, 일본은행(BOJ) 또한 완화적 정책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달러화 가치가 유로화나 엔화 등 여타 통화 대비 약세 흐름을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ECB는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를 줄이는 동안 공격적인 금리인상 정책을 고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본은행의 경우 금리인상은 여전히 먼 이야기지만, 최근 초완화적 통화정책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점은 엔화와 유로화 흐름을 지지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국의 얕은 경기침체 전망, 유럽지역의 따뜻한 겨울로 인한 천연가스 가격 하락세와 이에 따른 긍정적인 경제 상황 등은 달러화 약세를 더욱 뚜렷하게 만들고 있다. 

장희종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를 언급하며 "특히 중국의 리오프닝 전망 등도 달러화 약세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며 "이러한 요인들이 유지되는 한 달러화 약세는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달러화 약세, 미 기업 및 미국 외 지역에도 긍정적

달러화 약세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는 미국 이외의 지역들에 대한 성장 전망을 더욱 강화시키고 있다. 

도이체방크는 지난 24일 2023년 유럽지역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마이너스(-)0.5%에서 플러스(+)0.5%로 상향 조정했다.

마크 월 이코노미스트는 "가스 재고가 높아지고 에너지 가격은 하락했다"며 "인플레이션은 낮아지고 불확실성은 감소함에 따라 2023년 전망에서 경기침체 가능성을 제외할 수 있었다"고 언급, 성장률 전망치 상향조정 배경을 설명했다. 

달러화 약세는 미국 외 지역에 대한 매력도를 높이고 있는 것은 물론 미국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빅테크들의 이익 개선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장 연구원은 "달러화 약세가 미국 기업들의 이익 개선, 특히 글로벌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에 도움이 된다"며 "최근 이익 전망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에서 달러화 약세는 미 증시에도 우호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흥국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FT는 "미국의 고금리와 달러 강세로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압박을 받았던 개발도상국들에 있어 2023년의 달러 약세는 상황을 역전시켰다"고 언급했다.

이는 주요 신흥국 증시의 강세로도 이어졌다. 주요 신흥국 증시는 연초 이후 10% 안팎의 상승세를 기록중이다. 

장 연구원은 "달러화 약세는 신흥국 통화가치 상승으로 이어져 신흥국 수입수요 개선 및 물가안정에 기여하기 때문에 신흥국 증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달러화 추가 약세, 중국에 달려 있어"

달러화 약세의 정도가 중국의 리오프닝 및 정책부양 강도에 향방이 달려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장  연구원은 "최근 중국 리오프닝 기대로 달러화 약세가 진행중이지만, 중국의 크레디트임펄스(Credit Impulse)는 아직 둔화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크레디트임펄스는 민간 부문의 신규 신용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지표로, 일반적으로 크레디트임펄스가 둔화되면 민간 소비가 둔화되고 경제활동이 위축되는 모습을 보인다. 

그는 "향후 중국 당국의 경기부양 강도가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달러화 방향성도 좌우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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