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구직원 줄였는데"...시중은행, 1시간 영업 연장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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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구직원 줄였는데"...시중은행, 1시간 영업 연장 골머리
  • 유태영 기자
  • 승인 2023.01.26 1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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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7월부터 영업시간 1시간 단축
금융노조 "30분연장 타협하자...영업개시는 9시 30분으로 유지"
이복현 금감원장 "은행 영업시간 정상화는 상식적"
은행원들, 큰 변화는 없지만 적응에 시간 필요할듯
4대 시중은행 본점. 사진=각 사
4대 시중은행 본점. 사진=각 사

[오피니언뉴스=유태영 기자] 오는 30일부터 정부가 병원과 대중교통을 제외한 실내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를 권고로 전환할 방침이라고 밝히면서 은행 영업시간 정상화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가 4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금융 노사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어 금융소비자들의 불편이 지속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2021년 7월부터 영업시간 1시간 단축

은행영업시간이 기존보다 1시간 줄어든 시점은 지난 2021년 7월 12일부터다. 이전까지 '오전 9시~오후 4시'였던 영업시간이 '오전 9시 30분∼오후 3시 30분'으로 1시간 줄어들었다. 

정부가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를 4단계로 강화하자 당시 금융 노사는 ‘정부의 코로나19 관련 방역지침 상 사적모임, 다중이용시설 제한,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기 전까지 영업시간을 1시간 단축한 것을 유지하기로 한다'고 의결했다.

30일부터 실내 마스크 해제 논의가 진전되자 금융사측은 지난 18일 열린 회담에서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가 가시화 된 만큼 더는 영업시간 정상화를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을 노조 측에 전달했다.

금융노조 "영업개시 9시 30분으로 유지"

금융노조는 영업시간을 다시 늘리는 방안에 반대하고 있다. 금융노조는 지난 20일 입장문에서 "금융노조는 내점 고객이 거의 없는 오전 시간 영업개시는 현행대로 오전 9시 30분에 하되, 영업마감 시간은 현행 오후 3시 30분에서 오후 4시로 늦추는 방안을 사용자 측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금융노조는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에 오는 27일 티에프(TF) 대표단 회의를 개최하자고 요구했다. 금융노조는 이날 회의에서 ▲향후 영업시간을 국내 은행과 외국계 은행 모두 9시30분∼16시로 통일하여 운영하는 방안 ▲오전 9시∼오후 6시 영업점 등 유연근무 점포를 확대해 고객 편의성을 높이는 방안 ▲금융소외계층 양산 방지를 위한 점포 폐쇄 자제 노력 등을 제안한 뒤 최종 결론을 도출할 계획이다.

이복현 금감원장 "은행 영업시간 정상화는 상식적"

이복현 금감원장이 26일 종로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보험회사 대표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복현 금감원장이 26일 종로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보험회사 대표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융당국은 은행의 영업시간 정상화를 촉구하는 의견을 내비쳤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6일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보험사 최고경영자와의 간담회 이후 은행의 영업시간 정상화 추진에 대한 입장에 대해 "은행의 영업시간 정상화는 상식적"이라고 밝혔다.

이 원장은 "사측에서는 법률 검토를 거쳐 (은행 영업시간 정상화) 입장을 정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면서 "상식적인 선에서 볼 때 코로나19 때문에 줄어든 영업시간 제한을 정상화하는 것에 대해 다른 이유로 반대한다면 국민 대다수가 이해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이어 "금융노조에서 법률적 근거를 갖고 사측에서 결정한 것에 대해 너무 크게 반발하는 것이 상식에 부합하는지 살펴봐 달라"고 덧붙였다. 

은행원들, 큰 변화는 없지만 적응에 시간 필요할듯

시중은행 창구. 사진=연합뉴스
시중은행 창구. 사진=연합뉴스

은행 직원들은 영업시간 정상화를 놓고 뒤숭숭한 분위기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원들이 여업시간 정상화가 되더라도 출근하고 퇴근하는 시간은 기존과 똑같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면서도 "1년 넘게 단축된 영업시간에 적응됐기 때문에 다시 적응하는 데 시일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30일 이전까지 영업시간 정상화에 대한 합의가 지지부진할 경우 금융소비자들의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작년 은행들은 막대한 예대마진으로 수십조원의 영업이익을 가져갔다"면서 "학교와 직장도 정상화되고 있는 시점에 은행도 영업시간을 원래대로 되돌려 금융소비자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해야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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