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올리브영·무신사 등 온라인몰 통한 해외 진출 가속화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패션·뷰티업계가 '역직구'몰을 통한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콘텐츠의 인기로 한국인들이 사용하는 화장품, 의류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해외 소비자가 한국 제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관련 서비스 확대에 나선 것이다. 업계는 역직구몰을 새로운 수출 동력으로 삼고 포화된 내수시장을 넘어 판로를 다변화한다는 방침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이달 역직구 플랫폼 '글로벌 아모레몰'을 론칭했다. 글로벌 아모레몰은 중국을 비롯해 북미, 중동, 유럽 등 61개국에서 아모레퍼시픽 화장품을 구매할 수 있는 역직구 플랫폼이다. 국가별로 60달러 또는 80달러 이상 구매 시 무료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외 거주하는 소비자가 글로벌 아모레몰에서 상품을 구입하면 한국에서 상품이 현지로 직배송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3년간 실적이 부진한 중국 현지 오프라인 매장에서 철수하고 T몰, 징동(JD), 등 온라인몰로 판매를 전환해온 바 있다.
현재 글로벌 아모레몰은 테스트베드 서비스 운영 중으로, '헤라' 상품만 입점해있다. 아모레퍼시픽은 글로벌 아모레몰의 시험 운영을 거친 뒤 입점 브랜드 확대 여부 등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CJ올리브영(이하 올리브영)은 지난 2019년 론칭한 역직구 플랫폼 '글로벌몰'을 통해 K뷰티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몰에서는 전 세계 150여개국 소비자들이 접속해 한국 화장품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론칭 이듬해인 2020년부터 현재까지 연평균 매출이 100% 가량 신장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회원 수 역시 론칭 첫 해 3만명에서 지난해 10월 말 기준 60만명을 넘겼다.
올리브영은 지난달 ‘제59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50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한 바 있다. 지난 2020년 700만불, 2021년 3000만불에 이은 3연속 수상이다. 올리브영은 글로벌몰이 수출 실적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K-콘텐츠 열풍이 불면서 K-색조 화장품이 크게 주목받은 데다, 고환율에 힘입어 해외 고객이 한국 제품을 사기 좋은 환경이 되면서 수출이 크게 늘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글로벌몰의 취급 품목은 70% 이상이 중소기업 상품으로, 우수한 상품 경쟁력을 갖춘 유망 중소 브랜드의 해외 판로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올리브영 글로벌몰은 역직구 비중이 큰 품목이 화장품과 음반이라는 점에 착안해 K팝 카테고리를 신설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했다. 음반 도입과 함께 취급 품목이 늘어나면서 론칭 초기 2000여개에 그쳤던 품목 수도 최근 1만 5000개까지 증가했다.
이 밖에도 올리브영은 미국 아마존을 비롯해 일본의 라쿠텐, 중국 티몰과 카오라 등 아시아 각국을 대표하는 현지 이커머스에도 입점해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올해도 각종 해외 마케팅과 물류 서비스 등을 적극 지원해 K뷰티 중소기업들의 글로벌 진출을 돕고 이들 브랜드의 인지도 확대 및 매출 활성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협력사들의 성장이 곧 올리브영의 성장인 만큼 유망 신생 기업들이 전 세계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꾸준히 지속해나갈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신생 브랜드들의 성장 기회를 발굴해 지원하며 K뷰티 수출 활성화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SSG닷컴은 지난해 4월부터 G마켓의 역직구 전문 플랫폼 'G마켓 글로벌샵'에 공식 입점해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몰의 패션, 뷰티, 가공식품 위주의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미국, 홍콩 등 전 세계 80여개국 소비자들은 글로벌샵을 통해 SSG닷컴이 취급하는 다양한 상품들을 구매할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에 인접한 지마켓글로벌 자체 물류창고를 통해 각기 다른 판매자로부터 구매한 상품이라도 한 번에 배송받을 수 있는 ‘합포장·합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며 배송일은 평균 7~10일 가량 소요된다.
앞서 SSG닷컴은 지난 2017년 11월 동남아시아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꼽히는 ‘쇼피(Shopee)’에 입점해 대만,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에 한국 제품을 판매하기도 했다. 여기에 지난 2006년부터 역직구 플랫폼을 운영해온 G마켓 글로벌샵의 현지화 전략이 더해질 경우 사업적인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다.
무신사는 지난해 하반기 무신사 글로벌 스토어를 열고 일본·동남아 지역을 공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글로벌스토어는 영어, 일본어, 베트남어를 지원하고 13개국에서 판매 중이다. 글로버 스토어는 디스이즈네버댓, 마르디 메크르디, 아크메드라비, 에이카 화이트, 쿠어, 로우 클래식 등 300여개 브랜드를 소개한다.
최근에는 글로벌 팬덤을 구축하고 있는 걸그룹 '뉴진스'와 함께한 글로벌 캠페인 화보 '뉴신사X무진스'를 공개하는 등 해외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스토어에서 뉴진스 멤버가 화보에서 착용한 상품을 구매할 경우 다양한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무신사 관계자는 "이번 캠페인이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진 국내 브랜드를 더 많은 해외 고객에게 알리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이처럼 패션·뷰티업계가 '역직구몰'에 집중하는 이유는 관련 시장의 꾸준한 성장세에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해외 역직구 건수는 4049만 7000건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연간 역직구 건수도 2017년 709만 8000건에서 2018년 961만5000건, 2019년 1319만8000건, 2020년 2688만7000건, 2021년 4049만7000건 등으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2020년에는 전년보다 2배 증가했고, 2021년에는 여기에서 다시 50.6%가 늘었다. 금액기준으로는 2020년 11억 9013만 달러에서 2021년 17억 4518만 달러로 46.6% 늘었다.
오프라인 점포를 통한 해외 진출보다 초기 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도 다수의 업체가 역직구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 중 하나다. 달러 가치 상승으로 역직구 사업을 시작하고자 하는 신규 셀러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내수시장에서의 출혈 경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신(新) 한류붐이 불고 있는 지역을 성장 동력으로 삼고 역직구 사업을 강화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며 "올해도 플랫폼 역량을 확보한 대기업들이 역직구 시장을 키우고, 이에 중소기업도 더 많은 판로를 확보하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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