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상집의 인사이트] 재택이냐 오피스 근무냐...관점의 충돌
상태바
[권상집의 인사이트] 재택이냐 오피스 근무냐...관점의 충돌
  • 권상집 한성대 기업경영트랙 교수
  • 승인 2023.01.25 10: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권상집 한성대 기업경영트랙 교수] 코로나 기세가 조금씩 완화되며 그 동안 임직원들의 편의를 위해 재택 근무를 고수해왔던 다수의 기업이 일제히 사무실 출근을 구성원에게 지시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카카오다. 카카오는 오는 3월, 재택 근무 대신 사무실 전면 출근을 원칙으로 내세운 새 근무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직원들은 현재 반발하며 노동조합에 빠르게 가입하고 있다. 

국내 게임회사들은 이미 지난해 여름부터 전면 오피스 근무 방식을 선택한지 오래다. 넥슨과 넷마블은 전사 사무실 근무 체제를 유지하고 있고 엔씨소프트 또한 대면 소통 및 업무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오피스 근무의 필요성을 구성원에게 공지한 상황이다. 오피스 근무의 흐름이 점점 거세지자 임직원들의 불만과 항의 역시 점점 늘고 있다.

경영진과 임직원이 바라보는 재택 근무의 양면성

재택 근무를 철회하고 오피스 근무를 주장하는 곳이 비단 국내 기업만은 아니다. 미국의 글로벌기업들 역시 지난해부터 사무실 출근을 확대하고 있다. 기업이 재택 근무 대신 오피스 근무를 요구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업무 추진에 필요한 소통의 비효율성과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고 조직에 대한 공동체 정신 역시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임직원의 평균 연령이 젊고 트렌드에 민감한 IT기업조차 재택 근무 대신 기존 오피스 근무를 요구하는 분위기가 자리잡고 있는 이유 역시 내부 경영진이 조직성과 및 경쟁력 확보에 재택 근무가 미흡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재택 근무를 하면서 업무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어려움이 많다는 얘기는 임직원들도 자주 하는 얘기다.

물론, 모든 기업이 재택 근무 철회를 주장하는 건 아니다. 카카오의 임직원들이 회사의 오피스 근무 방식에 반기를 드는 이유 중 하나는 네이버의 재택 근무 유지에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종의 하이브리드 근무방식을 전사에 도입, 임직원들이 6개월마다 재택 근무 또는 주 3일 이상 출근 중 하나의 방식을 선택해서 일할 수 있다. 

네이버가 재택 근무 유지 방침을 확정한 이유는 자체 설문조사 결과 때문이다. 재택 근무(네이버에선 이를 원격 근무라고 함)를 택한 직원들은 출퇴근 시간 절약(83%)과 업무몰입(69%)을 재택 근무의 장점으로 손꼽았다. 네이버 경영진은 재택 근무가 향후 구성원의 복지 경쟁력과 업무효율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 재택 근무를 고수했다. 

대다수 임직원들은 당연히 재택 근무를 선호한다. 아침, 저녁 출퇴근 교통 지옥에서 해방될 수 있고 업무를 하면서도 육아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다고 젊은 임직원들은 주장한다. 재택 근무가 갖는 비용과 시간의 효율성이라는 명확한 장점을 상쇄할 만큼 성과나 경쟁력이 하락했는지 그리고 그 원인이 정말 재택 근무에 있는지 그들은 반문한다. 

사진=연합뉴스

재택과 오피스 근무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시점

최근 국내 대기업 중 몇 곳이 필자에게 재택 근무 중단과 오피스 근무의 필요성을 어떻게 임직원에게 제시해야 할지 조언을 구해왔다. 쉽게 말해 오피스 근무의 장점이나 효과를 명확히 입증할 수 있는 구체적인 근거에 관한 문의이자 요청이었다. 아쉽게도 국내외 인사조직 학술연구에서 오피스 근무의 효과성을 입증한 논문은 전무한 상황이다. 

결국, 재택 근무의 장점은 눈에 띄는 반면 단점은 가시적이지 않아 경영진과 임직원의 갈등과 오해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출퇴근 시간 절약, 대인관계 스트레스 해소, 일과 삶의 균형 등 임직원이 체감하는 재택 근무의 효과는 당장 명확하다. 반면, 성과와 공동체정신 쇠퇴 등은 아직까지 명확한 근거가 부족한 편이다.

재택 근무와 오피스 근무에 관한 임직원과 경영진의 견해 차이가 커지자 카카오 노조는 직접 사무실 근무와 재택 근무의 효율성 차이를 분석하는 별도 연구과제를 진행, 결과를 3월 초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설문조사와 달리 연구는 신뢰도와 타당도가 보장된 연구방법을 활용해야 하기에 이 경우 보다 신중한 분석과 접근이 요구된다.

재택 근무와 오피스 근무 중 어떤 방식이 효과적인지 아직 명확한 근거가 없다면 기업은 이제부터라도 체계적인 연구방법을 활용, 다수 학자와 연계하여 오피스 근무와 재택 근무 중 어떤 방식이 효과적인지 분석, 결과를 임직원과 공유해야 한다. 명령과 지시에 앞서 효과적인 방식을 찾기 위한 타당한 연구 결과를 통해 임직원을 설득해야 한다. 

근거를 통해 최적의 업무 방식을 찾아야 한다

물론 다수의 경영학 연구에선 구성원들이 치열하게 토론할 때 조직 창의성이 향상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다수가 치열하게 토론한다는 점을 전제로 할 때 이를 재택 근무에서 가능하다고 보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가 오피스 근무의 당위성을 직접적으로 입증한 결과는 아니기에 이제부터라도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결과를 제시해야 한다. 

재택 근무를 주장하는 임직원의 요구와 오피스 근무를 주장하는 경영진의 요구 사이엔 아직 어떤 방식이 정말 효율성을 높이는지 구체적인 근거가 서로 결여되어 있다. 그렇다 보니 논쟁만 확대되며 근무 방식만 지금까지 계속 바뀌었다. 올해 카카오는 재택 근무를 철회하고 오피스 근무로 돌아섰고 네이버는 변함없이 재택 근무를 고수하고 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 이제부터라도 직무별, 업종별로 최적의 업무 방식이 무엇인지 경영진과 임직원이 함께 고민해야 할 차례다.

 

●권상집 교수는 CJ그룹 인사팀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으며 카이스트에서 전략경영·조직관리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활발한 저술 활동으로 2017년 세계 최우수 학술논문상을 수상했다. 2020년 2월 한국경영학회에서 우수경영학자상을 수상했으며 올 2월 '2022년 한국경영학회 학술상' 시상식에서 'K-Management 혁신논문 최우수논문상'을 받았다. 현재 한국경영학회와 한국인사관리학회, 한국지식경영학회에서 편집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