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칼럼] ‘이란 발언' 뒤집을 윤 대통령 해법은 ‘안보·경제·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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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칼럼] ‘이란 발언' 뒤집을 윤 대통령 해법은 ‘안보·경제·사람’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 승인 2023.01.25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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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대통령의 해외 순방 효과가 사라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UAE와 스위스를 6박 8일 일정으로 지난 14일부터 21일까지 다녀왔지만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이 올라가지 않았다. 오히려 뒷걸음질 치는 결과로 나왔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의 의뢰를 받아 지난 16~20일 실시한 조사(전국2515명 유무선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2%P 응답률3%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 및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 물어본 결과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 38.7%,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는 58.8%로 나타났다. 직전 조사와 비교하면 긍정은 내려왔고 부정 평가는 더 올라갔다.

아랍에미리트에서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대통령과 체결한 300억 달러(한화 약 37조원)규모의 공동 협정서(MOU) 등 눈부신 성과를 올렸지만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의 주적은 이란’이라는 발언으로 인해 순방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는 반감되고 말았다. 

순방 성과 날려버린 '이란 발언'

실제로는 3~5%포인트의 순방 효과가 고스란히 나타났어야 했지만 외교 논란이 불거진 발언으로 인해 효과가 상쇄되고 말았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5일 UAE에 파견된 한국 육군의 아크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우리(한국)와 UAE가 매우 유사한 입장에 있다"며 "아랍에미리트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 적은 북한"이라고 발언했다.

그러나 최근의 아랍에미리트와 이란의 관계는 외교적으로 우호적이다. 영토 문제로 두 나라 사이에 호르무즈해협을 두고 갈등을 빚었던 적이 있었고 대사 관계가 영사급으로 하향되었던 때도 있었을 정도로 경색되었던 관계였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서로 수출 경제를 통해 돈독한 관계가 되었고 외교적으로도 대사 관계가 복원되었다. 아부다비와 두바이에 많은 이란 인구가 있다는 사실만 보아도 두 나라는 주적 관계가 아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를(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현지에 파병중인 아크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지지율이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 그렇지만 여소야대 정국이고 대통령의 많은 개혁 과제가 임기 2년 차인 올해 더 적극적으로 추진되어야 하기 때문에 국정 수행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지지율 상승은 필요나 충분조건이 아니라 필요충분조건이다. UAE와 스위스 다보스 포럼 외교 순방 일정으로도 지지율 상승효과를 맛보지 못한 대통령 지지율에 비상이 걸렸다.

대통령 지지율을 반전시키기 위한 해법은 무엇일까. 첫 번째는 안보를 제대로 챙기는 일이다. ‘이란’ 발언으로 인해 외교안보 리더십에 작은 구멍이 난 모양새다. 이란보다 더 중요한 외교 관계가 한미, 한중, 한일, 한러 외교 그리고 북한과 남북 관계다.

북한에 대해서 ‘단호한 대응’이 기본적인 안보 구상이고 중국과 러시아보다 한미일을 우선하는 외교 방향이지만 ‘이란’ 발언처럼 작은 말 실수나 중국이나 러시아를 자극하는 외교를 펴나가는 경우 얻는 이익보다 손해가 많을 수도 있다. 일본과 관계 복원 역시 원칙과 명분을 기준으로 점진적 확대를 해 나가야지 자칫 정부 정책이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경우 국민 여론이 극도로 분열되는 파장이 벌어질 수도 있다.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보수 안보 지지층뿐만 아니라 전체 국민들의 공감을 높이는 안보와 외교 정책이 필요하다. 국익에 도움이 된다면 시진핑 중국 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만나야 한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라면 북한 김정은 위원장도 못 만날 이유가 없다.

지지율을 반전시킬 핵심적인 해법은 ‘경제를 챙기는 일’이다. 아랍에미리트의 투자 약속과 다보스 포럼에서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자처한 대통령의 활약은 크게 주목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

서민경제, 중소기업에도 눈돌려야

그러나 따지고 보면 최근의 경제적인 성과나 방향은 주로 기업 그것도 대기업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올해 경기 침체 속도나 깊이를 감안한다면 서민 경제와 중소 기업이 결정타를 맞을 확률이 높다. 동반 성장이 절실한 만큼 중소 기업에 대한 집중적인 경기 대응 지원 정책과 줄 폐업과 도산이 이어지고 있는 자영업층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빠른 시일 내 마련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람에 대한 관리’가 있어야 대통령의 지지율 반전이 가능하다. 해외 순방 효과가 사라진 이유로 대통령의 ‘이란 발언’보다 더 치명적이었던 이슈는 ‘나경원 전 의원의 당권도전 파장’이었다. 중국 고전인 ‘대학’에 나오는 가르침대로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고 하지 않는가.

윤석열 대통령이 순방을 나간 직후부터 시작해서 거의 귀국일을 지나서까지 ‘나대 파장(나경원 전 의원과 대통령실 사이의 갈등과 파장)’은 지속됐었다. 그 결과로 윤 대통령의 지지층 기반인 대구경북, 60대 이상에서 흔들리는 현상으로 이어졌다.

사람 관리의 핵심은 분명한 메시지가 주어져야 하고 사람을 용퇴시키는데 주저함이 없어야 한다. 정리하자면 이제부터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추가 상승 반전할지 여부는 전적으로 ‘안보·경제·사람’에 달려있다.

 

●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주된 관심은 대통령 지지율과 국정 리더십이다. 한국교육개발원·국가경영전략연구원·한길리서치에서 근무하고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을 거친 여론조사 전문가다. 현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을 맡아 리서치뿐 아니라 빅데이터·유튜브까지 업무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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