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NOW] 美 FDA, '달걀·땅콩·연어' 건강식품으로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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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NOW] 美 FDA, '달걀·땅콩·연어' 건강식품으로 인정
  • 애틀랜타(미국)=권영일 객원기자
  • 승인 2023.01.23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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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 식품 포장 라벨 표기 수정안 발표
권영일 객원기자
권영일 객원기자

[애틀랜타(미국)=권영일 객원기자]  달걀과 땅콩이 건강식품으로 미국 연방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정식 인정을 받는다. 연어와 같은 고지방 생선과 일부 견과류, 씨앗과 오일, 생수 등도 처음으로 건강식품군에 포함된다.

FDA는 올해부터 식품 포장 라벨 표기 기준을 개정했다. 건강식품에 대한 정의와, 기업이 이를 법적으로 상품에 표시할 수 있는 지에 대한 규정을 포괄적으로 수정키로 한 것이다.

건강식품 판단 기준 조정의 핵심은 포화지방과 첨가 설탕, 나트륨 함유량을 줄이는 것이 이번 개정의 골자이다. 또한 식이 콜레스테롤 함유량이 중요 기준에서 빠진다.

이에 따라 앞으로 달걀과 땅콩, 연어 등에 대한 미국인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첨가 설탕이 많은 요거트와 시리얼, 정제된 곡물로 만드는 흰빵 등은 건강식품에서 퇴출된다.

FDA는 지난 1994년 식품 라벨 규칙에 ‘건강에 좋은(healthy)’이라는 용어를 규정하고, 특정 식품에 포함된 개별 영양소에만 기초해 이 용어를 쓰게 했다.

이에 따라 포장에 ‘건강에 좋은’이라는 말을 사용하려면 과일, 채소, 유제품, 곡물, 저지방 단백질 등 식품에 일정량의 영양소가 포함돼 있어야 한다. 또 포화 지방, 나트륨, 첨가 설탕 등 몸에 좋지 않은 영양소는 제한적으로 들어가야 한다. 

FDA는 새로운 식품 라벨 기준에 따라, 많은 식품에 대해 ‘건강에 좋은’이라는 표현을 포장의 라벨에 쓸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식품의약국(FDA)는 최근 건강식품 라벨을 붙일수 있는 기준을 수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땅콩 계란 등이 건강식으로 인정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사진=FDA홈페이지 캡처
미국 연방식품의약국(FDA)는 최근 건강식품 라벨을 붙일수 있는 기준을 수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땅콩 계란 등이 건강식으로 인정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사진=FDA홈페이지 캡처

건강에 좋은 식이 패턴에 속하고, 연방 영양지침에서 섭취를 권장하는 식품이 그 주요 대상이다. 이에 앞서 연방보건복지부는 지난해부터 식품 라벨에 관한 규칙을 현대 영양학에 맞게 개정하는 것을 적극 추진했다. 

하비에르 베세라(Xavier Becerra)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와 관련, “영양은 건강 개선에 중요하나, 너무 많은 사람들이 건강에 좋은 음식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식품업계는 이번 식품 라벨에 관한 규칙 개정으로 건강 개선, 건강 격차 해소, 생명을 구하는 교육 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FDA는 “미국인의 80%가 채소, 과일, 유제품을 충분히 먹지 않고, 포화지방과 첨가당, 나트륨을 너무 많이 섭취한다”고 말했다.

현행 기준에 따르면 시판되고 있는 식품의 14%가 건강식에 해당되지만, 새로운 기준을 적용하면 11%로 떨어진다는 게 FDA의 설명이다.

달걀 가장 큰 수혜 … 심장협회, “적당량 섭취해야”

기준 변경으로 가장 큰 수해를 보게 된 식품은 달걀이다. 콜레스테롤 때문에 오랫동안 유해 논란에 휩싸여왔으나, 이번 조치로 건강식 판단 기준에서 그 논란은 뒤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1968년 미국심장협회(AHA: American Heart Association)가 하루에 달걀 3개 이상 먹지 말라는 권고를 한 이래 많은 소비자들이 먹는 양을 자제하거나, 콜레스테롤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 노른자를 빼고 흰자를 주로 먹어왔다.

이 협회는 그러나 최근 주당 달걀 개수의 제한을 삭제하고 일일 섭취량을 권고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계란 소비 촉진을 위한 마케팅 단체인 미국계란위원회(American Egg Board)는 FDA의 기준변경에 대해 “최근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며 환영을 표시했다. 그럼에도 달걀에 대한 ‘고콜레스테롤’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에린 토마스 AHA대변인은 “달걀, 땅콩, 호두는 단백질과 기타 영양소를 공급해주기 때문에 건강한 식단의 일부가 될 수 있지만, 심혈관 질환의 위험 요소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적당량을 섭취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땅콩 업계도 이번 조치를 적극 환영하고 있다.

전국땅콩연맹(American Peanut Council)은 이번 기회에 땅콩버터도 설탕이 첨가되기는 하지만 ‘건강식’이라는 라벨을 붙일 수 있도록 해 주길 바라고 있다.

연어 또한 건강식품으로 인정받는다. 연어는 전문가들이 꼽는 대표적인 건강 식품에 속한다. 연어에 많이 들어 있는 오메가-3 지방산이 근육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고, 혈액 순환을 빠르게 하고, 뼈의 형성을 촉진한다. 또 연어 속의 건강에 좋은 지방은 포만감을 안겨준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지금까지 연어의 식품 라벨에 ‘건강에 좋은’ 이라는 표현을 쓸 수 없었다. 연어의 지방 함량이 높아 기존 연방 규정에 맞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후 상황이 크게 바뀌었다. 영양학 전문가들은 영양소의 종류도 중시하기 시작했다. 예컨대 연어에는 지방이 풍부하지만, 그 지방이 몸에 좋은 것으로 평가했다. 

● 권영일 객원기자(미국 애틀랜타)는 한국외국어대 불어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에서 광고홍보학을 전공했다. 1985년 언론계에 발을 내딛은 후, 내외경제신문(현 헤럴드경제신문)에서 산업부, 국제부, 정경부, 정보과학부, 사회부 기자를 거쳐 논설위원을 역임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와 현재 애틀랜타에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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