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속 설 명절…재료비·가사노동 부담에 '간편식 상차림'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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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속 설 명절…재료비·가사노동 부담에 '간편식 상차림' 늘었다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3.01.20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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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차례상 평균가격 29만 8398원
비용·가사노동 부담에 '차례상 간소화' 트렌드 확산
대형마트, 명절 간편식·즉석조리 상품 확대
이마트 피코크 제수용품 냉장 매대. 사진제공=이마트
이마트 피코크 제수용품 냉장 매대. 사진제공=이마트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고물가 현상이 이어지며 설 명절 차례상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더불어 가사노동에 따른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명절 상차림 간소화 트렌드가 확대되면서 간편하고 저렴한 '제수용 간편식'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

20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에 따르면 설 1주 전인 지난 16~17일 동안 서울 25개구의 90개 시장 및 유통업체에서 설 제수용품 25개 품목 가격을 조사한 결과 4인 기준 설 차례상 평균 비용은 29만 8398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3일 진행된 1차 조사 당시 평균 가격인 29만 4338원보다 1.4% 오른 것이다. 

전년 설 1주 전 제수용품 평균 가격(28만 7866원)과 비교하면 3.7% 상승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25개 제품 중 참조기, 식용유, 돼지고기, 사과 등 18개 제품의 가격이 상승했고 곶감, 단감, 대추 등 7개 품목은 하락했다. 

특히 참조기 가격은 전년보다 45.8% 올라 상승폭이 가장 컸다. 그 뒤로 식용유 35.7%, 약과 28.0%, 밀가루 17.7%, 돼지고기(다짐육, 뒷다리) 12% 순으로 높았다. 소고기는 제수용품 중 소비자 부담이 큰 제품으로 양지의 경우 전년 대비 4.0% 상승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최근 소고기 도매가가 역대급으로 하락했다고 하나 소매 단계에서는 아직까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고물가로 어려운 시점 대형마트 등에서는 인하된 도매가를 적용해 소비자 가격을 인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업체별로 제수용품 구입 비용을 비교해 보면 전통시장이 평균 23만 8473원으로 가장 저렴했으며 일반 슈퍼마켓은 25만 1471원, SSM은 28만 88원으로 평균 구입보다 낮았다. 대형마트는 29만 5638원으로 평균 구입 비용과 비슷한 수준이고 백화점은 48만 678원으로 나타났다. 

물가 상승에 따라 설 명절 차림 비용이 늘자 소비자들은 차례상 준비를 간소화하고 간편식·밀키트를 활용하는 모습이다.

HR테크 기업 인크루트가 '설 명절의 준비 계획’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달 말 자사 회원 82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차례상을 간소화할 것'이라는 답변이 66.7%를 차지했다. '아예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은 4.6%로 나타났다.

간소화하겠다고 응답한 이들 중 46.7%는 '직접 만들고 간편식·밀키트도 일부 활용할 것'이라고 답했으며 9.6%는 '간편식 또는 밀키트 제품으로만 차릴 것'이라고 밝혔다. 차례상 간소화를 택한 이유(복수 응답)로는 가사노동 부담을 덜기 위해서(47.6%)가 가장 많았으며, 고물가 영향으로 인한 재료비 부담(44.0%), 직접 만듦보다 빠르고 효율적(37.6%)이란 답변이 뒤를 이었다.

"간편식 시간·비용 측면에서 경제적"…수요 잡기 행사 봇물

제수용 간편식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자 대형마트도 관련 제품 할인 행사에 나섰다.

이마트는 피코크 간편식과 즉석조리 먹거리 행사를 진행한다. 오는 2월 1일까지 피코크 간편 제수용품을 2만 5000원 이상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5000원 상품권을 증정한다. 같은 기간 제수용 피코크 국·탕 11종에 대해서는 20%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이 밖에도 국산나물 6종, 모듬전 세트 등 제수용 즉석조리 먹거리를 다양하게 판매한다. 이마트의 제수용 피코크 간편식 대표 상품들과 즉석조리 먹거리로 간편 차례상을 차릴 경우 10만원이 되지 않는 비용으로 주요 제수용 음식들을 준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피코크 한우 사골육수(1kg), 떡국떡(1.4kg), 순희네 빈대떡(400g), 덕인관 소떡갈비(320g), 오색 잔치 잡채(610g), 키친델리 명절 6종 나물(360g), 고기완자전, 동태전, 오색꼬지전 등의 제품을 할인 쿠폰을 활용해 구매하면 약 9만원의 비용이 지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 관계자는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맞이하는 설 명절 이라 어느 때보다 알뜰 소비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크다”며 “간편식 조리 제품을 활용한다면 알뜰함과 편리함을 모두 경험 하실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즉석 조리 식품을 고르고 있는 고객 모습. 사진제공=롯데마트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즉석 조리 식품을 고르고 있는 고객 모습. 사진제공=롯데마트

롯데마트는 오는 25일까지 명절 먹거리 행사를 진행한다. 지난해 판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명절 전후 고객 수요가 크게 증가한 간편식과 즉석 조리 식품 위주로 행사를 준비했다.

동태전, 오징어 해물완자, 동그랑땡 등 롯데마트의 가정간편식 브랜드 ‘요리하다’의 제수용 간편식 상품을 다양하게 선보인다. 이와 함께 명절 이후에도 간편하게 먹기 좋은 다양한 밀키트 상품을 준비해 엘포인트(L.POINT) 회원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매한다. 더불어 명절에 어울리는 새우튀김, 전통잡채 등 즉석 조리 식품도 마련했다. 전통 잡채는 100g에 1480원, 모듬전과 모듬나물은 21일까지 100g당 각 3900원에 판매한다. 

홈플러스도 오는 25일까지 간편식, 델리 등에 힘을 준 설날 먹거리 행사를 연다. 간편식 카테고리에서는 떡국떡, 냉동 적전류 등의 상품을 마이홈플러스 멤버십 회원에게 10% 할인가로 선보인다. 

각종 전류도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10% 할인 판매한다. 먼저 레스토랑 간편식(RMR) 신상품으로 서울 광장시장 전집 메뉴를 선보이며 홈플러스 프리미엄 PB브랜드 홈플러스시그니처의 전 제품도 준비했다.

한편 차례상을 간소화하는 트렌드는 앞으로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9월 성균관 의례정립위원회는 명절 차례상 부담과 관련한 소비자 목소리가 이어지자 간소화된 '차례상 표준화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명절 간편식 매출도 실제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추석 이마트의 제수용 피코크 간편식 매출(명절 전 2주간)은 전년 추석 대비 22% 신장했고, 즉석조리 상품 매출(명절 전 1주간) 역시 나물류가 38.8% 증가하는 등 전년 대비 7.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간편식은 간단하고 편리하게 음식을 준비할 수 있는 점과 재료를 일일이 구매하지 않아도 되는 경제성으로 인해 고객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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