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동희의 노동법 다르게 보기] 새해 만사형통(萬事亨通)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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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동희의 노동법 다르게 보기] 새해 만사형통(萬事亨通) 하소서!
  • 배동희 노무사
  • 승인 2023.01.17 11:29
  •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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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동희 노무사] 지금은 보기 힘들지만 연하장이라는 게 있다. 우체국 소인이 찍혀 배달되는 새해 인사말을 간략하게 적은 일종의 카드다. 겉 표지에는 보통 한자로 '謹賀新年(근하신년)' 혹은 영어로 'Season’s Greetings'라고 인쇄돼 있다. 연하장 속에는 새해를 맞아 상대방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내용이 있다. 주로 공적인 직위가 있는 분들이나 기업체나 법인의 대표가 연말 즈음에 관련업체나 거래처의 지인들에게 안부를 묻고 감사 인사를 전하는 용도로 연하장을 발송하곤 했다. 

우리나라는 새해를 신정(양력)과 구정(음력) 두 번 맞이한다. 국가나 회사 같은 조직에서 공식적인 새해는 역력으로 양력을 기준으로 하지만, 개인이나 가정에서 명절로 쇠는 설은 보통 음력으로 한다. 그러다 보니 회사에서 동료들끼리 새해 인사를 두 번 하게 된다. 이 두 새해를 전후해 대부분의 기업(공기업과 공공기관 포함)은 정기 인사를 발표한다. 임직원에 대한 승진, 발령, 전보, 전근 등의 인사상 변동을 가져오는 인사명령은 보통 1년에 한 번 정기적으로 하고 특별한 변동이 필요한 경우에는 비정기적으로 이뤄진다. 아무래도 1년에 한 번 하는 정기 인사의 규모가 훨씬 더 크기 마련이다. 정기 인사 발표가 이뤄지는 이 시기에는 회사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뭔가 느낌상 들뜨거나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2023년 새해 첫날인 1일 오전 강원 강릉시 경포해변에 모인 해맞이객들이 수평선 위로 뜨는 해를 맞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3년 새해 첫날인 1일 오전 강원 강릉시 경포해변에 모인 해맞이객들이 수평선 위로 뜨는 해를 맞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업은 여러가지 요소로 이뤄지지만 기본적으로 사람을 구성원으로 하는 유기적인 조직체이다. 회사 업무에서 기본 중의 가장 기본은 조직이 잘 운영되게 관리하는 것이다. 이러한 조직 관리의 기본 매커니즘은 아래 <그림>과 같이 크게 두 축으로 나뉜다. 바로 '돈'과 '사람'이다. 조직에서 재무관리와 인사관리의 중요성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돈'과 '사람'이 유기적으로 막히지 않고 잘 흐르게 하고 필요한 곳에 제 때에 공급되게 하는 것이 기본이다. 여기서는 '사람'에 대한 조직의 업무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고 하지 않는가?

인사관리, '일'의 관리와 일하는 '사람'의 관리

인사관리(HRM)는 회사 등의 조직에서 사람과 일을 구성(organizing work)하고 사람을 고용(employing people)하기 위한 모든 정책·제도와 관행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일’의 관리와 일하는 ‘사람’의 관리를 말한다. 

'일'이 구성(organizing work)되는 상태나 방법으로서의 일에 관한 정책·제도와 관행(work policies and practices)은 다른 일과의 관계나 일 하는(수행) 방법을 포함하는 일의 구조를 의미한다. 나아가 직무 수행 자격요건(구성원의 지식, 기술, 능력)과 일을 수행함에 있어 허용되는 자율성의 정도, 일 수행 과정에서 필요한 문제해결 및 변화 대응에 관여할 수 있는 기회 여부 등을 포함한다. 

사람을 고용(employing people)하기 위한 제도와 관행은 어떻게 회사가 사람을 고용하고 관리할 지에 관한 것이다. 여기에는 채용, 선발, 교육, 훈련, 동기부여, 평가, 보상, 승진, 퇴직 등이 있다. 이에 부가하여 이뤄지는 활동(인사 발령, 징계, 해고, 구조조정 등)으로 개인이나 그룹에 대해 정보를 제공(informing)하거나 조언(consulting)하고 협상(negotiating)하는 일련의 절차도 포함한다. 

노사관계, 관리가 아닌 '관계' 측면으로 접근해야 

근로자(노동조합)와 사용자 간의 관계를 의미하는 노사관계(ER)는 우리나라에서 흔히 '노무관리'로 잘못 오해하기도 한다. 노사관계(ER)는 ‘관리’ 개념으로 볼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관계' 측면으로 접근해야 한다. 어떤 형태의 노사관계가 지속적이고 발전적인 조직 운영과 소통에 적절한지를 고민해야 한다. 노사관계는 개별 근로자 차원뿐만 아니라 집단적 노동조합을 포함한 차원에서도 사용자와의 역학관계를 어떤 방식이나 형태로 형성 또는 구축하는 모든 활동이나 업무를 포함한다. 개별적 차원에서도 원활한 소통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노동조합(또는 노조가 조직되지 아니한 경우 근로자 대표)이라는 집단적 채널을 통한 소통이 개인 차원의 소통을 보완하고 조직적으로 강화될 가능성이 크므로 현재 노사관계는 집단적 차원이 더 중요시 된다. 노사간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생성된 긍정적인 노사관계(ER)는 인사관리에서 각종 정책 및 제도와 관행(work policies and practices)의 구축 및 적용 등에 큰 영향을 준다.

노사관계(ER)가 원활히 작동된다면 관리자와 근로자들 사이의 대화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고,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되며, 근로자들의 높은 업무 참여도로 이어져 더 나은 성과(output)를 내는 조직이 될 것이다. 반대로 노사관계에서의 극한 대립과 협력 실패는 기업의 존립 자체까지 위태롭게 한다. 이론적·실무적으로 기업 발전을 위한 노사관계의 중요성은 말하기에 입 아프고, 정책적인 관점에서도 현 윤석열 정부가 연초에 "상생과 연대의 노사관계 구축"이란 출사표를 던진 만큼, 노동조합·기업은 협력적인 노사관계 형성·구축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인사관리(HRM)와 노사관계(ER)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2023년 새해가 밝았지만 또 새로운 계묘년(癸卯年) 새해가 다가온다. 개인에 대한 새해 인사로 보통 "OO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한다면, 조직에 대한 인사는 "새해 OO회사의 만사형통(萬事亨通)을 기원합니다!"라고 한다. 사람이 있는 어떤 조직이든 인사(人事)가 만사(萬事)고, 노사(勞使)간에 잘 소통해야 조직이 형통하다. 인사만사(人事萬事)와 노사형통(勞使亨通)을 합쳐, 계묘년 (癸卯年) 새해에도 대한민국(참! 국가도 조직이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조직은 대한민국이다)의 만사형통(萬事亨通)을 기원한다.

●배동희 노무사는 연세대 법대 졸업후 경북대에서 석사, 고려대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법무법인 태평양과 법무법인 세종 등에서 노무사로 십 수년간 중대산업재해사고 대응, 집단적 노사관계 전략 수립 및 실행, HR컨설팅 분야를 경험했다. ㈜효성에서 다년간 인사관리팀 부장으로 재직하며 인사제도 및 노사관리의 현장 경험과 노하우를 쌓았다. 현재 대유노무법인 대표노무사로 재직중이다. 중앙행정심판위원회 비상임위원으로도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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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올리버와이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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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위;원)
9145 9405 1만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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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2023-01-18 12:10:31
( 단위:억달러)
2522 2627 2758 2851
자료: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

주요선진국연평균 2023-01-17 18:54:47
한국독일영일본미국*자료:경총그래픽:김지영디자인기자
39.2일 18.5 8 4.5일 0.2

노동위원회연도별부당행위 사건처리결과 2023-01-17 18:5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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