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칼럼] 혼돈의 국힘 전대, 안철수의 승부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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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칼럼] 혼돈의 국힘 전대, 안철수의 승부수는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 승인 2023.01.16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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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국민의힘 3.8 전당 대회가 점점 더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나경원 전 의원의 출마 여부로 인해 몸살을 앓으면서 전당 대회가 어느 쪽으로 가야 할지 질퍽거리는 상황이다.

이번 전당 대회에서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이 한결같이 언급하는 핵심 기준은 ‘윤심’이다. 윤 대통령 임기 초반에 이준석 전 대표와 대충돌이 있었고 차기 당 대표는 윤 대통령과 잘 호흡을 맞출 인물 선택에 ‘윤심’이 영점 조정되어 있다.

지금까지 윤 대통령 주변의 ‘윤심 동향’과 ‘관저 정치’로 풀어보면 윤심을 받았다고 추정할만한 당권 후보자는 김기현 의원이 유일하다. 권성동 전 원내 대표는 대통령으로부터 ‘엄지 척 따봉’을 받을 정도로 신뢰받는 관계이지만 당권에서는 윤심을 받지는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퇴했으니 말이다.

나경원 만큼 고민 많은 안철수

그렇다면 여론조사로 볼 때 남아 있는 경쟁력 있는 후보는 3명 정도다. 나경원 전 의원, 안철수 의원, 김기현 의원이다. 김기현 의원은 장제원 의원과 함께 하는 ‘김장연대’를 통해 윤심을 받았다고 친다면 나경원 전 의원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과 기후환경대사직에서 ‘해임’한 것은 ‘윤심’을 받지 못한 상태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미 비상대책위원회가 마련한 컷 오프 당원 비율 100%, 본 경선 당원 투표 100% 그리고 결선 투표 도입까지 윤핵관의 삼중안전장치로 ‘전대 배제’ 상태다. 이번에는 나경원 전 의원이다.

친윤 세력의 나 전 의원에 대한 공세는 이준석 전 대표나 유승민 전 의원과 비교하면 비슷하거나 그 이상이다. '친윤' 핵심인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나경원 전 의원을 향해 고독한 척, 외로운 모습을 연출하려는 시나리오는 너무 통속적인 정치 신파극이라고 비판했다.

장 의원을 ‘제2의 진박 감별사’라고 비판한 나경원 전 의원을 향해 “‘제2의 유승민’이 되지 말길 바란다”고 직격했다. 나 전 의원의 고민은 깊어진다. 출마를 강행하면 반윤 프레임에 갇히기 때문이다.

나경원 전 의원만큼이나 고민이 깊을 당권 도전자는 다름 아닌 안철수 의원이다. 김기현 의원이 나경원 전 의원보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더 많은 지지를 받는 조사도 있었다고 하는데 안 의원 속사정은 그다지 편치 못할 때다.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의 의뢰를 받아 지난 7~9일 실시한 조사(전국1020명 유선전화면접 및 무선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3%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위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국민의힘 대표로 누구를 지지하는지’ 물어보았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나경원 전 의원 30.7%, 김기현 의원 18.8%, 유승민 전 의원 14.6%, 안철수 의원 13.9%로 나타났다. 대체로 발표되는 국민의힘 지지층의 차기 당 대표 지지도 조사 결과를 보면 안 의원은 최근 조사에서 3~4위권에 머물러 있다. 지지지율의 추세 흐름을 보아도 딱히 상승세로 평가하기 어렵다.

안 의원은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에 기여한 일등 공신임을 분명히 하며 ‘정권의 연대 보증인’을 강조했지만 돌아오는 여론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여의도 정치권을 바라보는 시선 역시 ‘윤심’이 안철수 의원에게 있거나 안 의원 쪽으로 갈 것으로 보는 여론은 그다지 많지 않다.

안철수 의원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중진인 나경원 전 의원까지 내몰리고 있고 ‘연대 보증인’ 슬로건으로 감정적 호소만 하다가는 전당 대회에서 ‘들러리’ 비판에 직면하기 십상이다. 안철수 의원은 한국 정치에서 지역이 아니라 정치적 중도성을 지향하며 팬덤을 만든 정치인이다. 안 대표는 정치적 스타일이나 어색한 태도로 가치를 폄하당하는 경우가 꽤나 많았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사진=연합뉴스

중도 확장성, 안철수의 무기 될까

그렇지만 안철수 의원에게 가장 강력한 무기가 있다. 바로 얼마나 될지는 몰라도 중도 확장성에 대한 동력이다. 아직도 중도층의 영향력이 5~10%는 살아 있다. 박빙의 대결 구도에서 승패를 결정지을 정도의 비율이다. 안 대표는 ‘윤심’ 전당 대회의 무기력한 들러리 후보가 되지 않기 위해 승부수를 던질 것으로 추론된다.

윤석열 대통령과 담판 아니면 후보자 사퇴 카드다. 안 의원이 전당 대회를 통해 승패와 상관없이 지지하는 당원들을 얼마나 확보하는지가 향후 대선 행보에서 중요한 자산이 되겠지만 실효성 없는 전당 대회 참여에만 의미를 두는 정도라면 안 의원의 미래 경쟁력은 상쇄되고 만다.

더욱이 전당 대회로 인해 당이 혼란해지는 국면에서 유력 정치인으로서 의견과 대안을 내놓지 못하면 당심마저도 얻기 힘든 상태가 된다. 윤석열 대통령을 UAE, 스위스 해외 순방이후 만나 전당 대회 ‘담판’을 짓는다면 더 좋은 그림이 될 것이고 혹시라도 담판이 좌절되는 경우 당권 후보 ‘사퇴’ 카드를 꺼내들어도 정치판에 미칠 파장은 ‘경천동지’할 정도로 전망된다.

대선 승리에 단일화로 공신 역할을 했던 안 의원의 담판 제안을 무시할 수도 없고 사퇴 카드를 꺼내 든다면 국민의힘 전당 대회는 반쪽 자리가 되고 만다. 전당 대회 운명의 키는 안철수 의원의 손에 오롯이 달려있다.

 

●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주된 관심은 대통령 지지율과 국정 리더십이다. 한국교육개발원·국가경영전략연구원·한길리서치에서 근무하고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을 거친 여론조사 전문가다. 현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을 맡아 리서치뿐 아니라 빅데이터·유튜브까지 업무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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