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벗어난 암호화폐...랠리 지속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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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 벗어난 암호화폐...랠리 지속될까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3.01.13 13: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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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한 때 1만9000달러 회복...FTX 몰락 이후 처음
코인베이스 등 관련주 강세도 두드러져
연준 긴축 종료 기대감이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
최근 암호화폐가 랠리를 펼치고 있어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암호화폐가 랠리를 펼치고 있어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한동안 냉혹한 겨울을 보내던 암호화폐 시장이 연초 이후 살아나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몰락 이후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던 암호화폐 업계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긴축 정책이 예상보다 빨리 마무리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연초 이후 상승 흐름을 지속하고 있어 주목된다. 

암호화폐 업계, 연초 이후 랠리 지속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암호화폐의 대표주자인 비트코인은 13일(한국시간) 한 때 1만9000달러를 웃돌았다. 이는 암호화폐 거래소 FTX가 몰락한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 연초 이후 10% 이상 반등한 것이다. 

이더리움 가격 또한 1400달러를 넘어섰다. 이 역시 지난해 11월 초 이후 처음이다. 

암호화폐 관련주의 강세 흐름도 두드러진다. 

미 최대의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주식시장에서 8% 이상 급등한 것을 비롯해 연초 이후 40% 이상 상승했다. 나스닥에 상장된 채굴기업 마라톤디지털이 연초 이후 100% 이상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경쟁업체인 라이엇 블록체인이 올해 들어 82% 급등했다. 캐나다의 비트코인 채굴업체인 HUT8마이닝 또한 캐나다 증시에서 연초 이후 80% 이상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중이다. 

13만개 이상의 비트코인을 보유한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주가 또한 고공행진을 유지하고 있다. 이 회사 주가는 12일 8% 가까이 급등했고, 연초 이후 45%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암호화폐와 관련주들의 고공행진은 연준의 통화긴축 정책의 마무리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최근 들어 미국의 물가지표가 큰 폭으로 둔화하는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지난 밤 발표된 12월 CPI는 전년동월대비 6.5% 상승해 11월(7.1% 상승)에 비해 상승률이 낮아졌다. 전월 대비로는 0.1% 하락했는데 이는 2020년 5월 이후 첫 하락세다. 이날 수치는 시장 예상치와 부합했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대비 5.7% 상승해 11월(6.0% 상승)에 비해 상승률이 둔화됐고, 전월 대비로는 0.3% 올라 11월(0.2% 상승)에 비해 소폭 상승했으나 시장의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었다. 

일부 경제지표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둔화되고 있음이 확인되자 연준의 피봇 기대감은 더욱 높아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미 연준이 오는 2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96.2%로 전일(76%)에 비해 크게 올랐다. 만일 연준이 0.25%포인트 금리 인상에 나선다면, 이는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낮은 금리인상 폭이다. 

물가압력이 완화되면서 연준이 긴축정책을 오래 지속할 가능성 또한 낮아지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자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CNBC는 "연준을 비롯한 중앙은행들은 지난 1년여 동안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금리를 인상해왔고, 이로 인해 2022년 주식과 암호화폐가 급격히 하락할 수 밖에 없었다"며 "지금 희망은 미 연준이 금리인상을 멈춰 위험자산에 대한 압박을 어느 정도 덜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완 비트코인의 스티븐 럽카 책임자는 "2023년 상반기에도 인플레이션 압력은 계속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것은 연준이 통화 긴축 정책을 억제할 여지를 준다"고 설명했다. 

암호화폐 랠리 지속될까...전문가들 의견 분분 

암호화폐의 랠리가 지속될 지 여부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낙관론자들은 살아나는 암호화폐 업계의 분위기에 주목하고 있다. 

바이낸스는 2023년 채용을 15~30% 가량 늘릴 것임을 발표한 바 있는데, 이는 최근 빅테크를 중심으로 한 감원 칼바람과는 대조적인 것이다. 크라켄을 비롯해 후오비와 코인베이스 등도 올해 인력 감축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자오 창펑 최고경영자(CEO)는 채용 계획을 밝히면서 "다음 암호화폐 강세장이 올 때까지 회사를 잘 조직해야 한다"고 언급해 강세장에 대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같은 업계의 움직임은 암호화폐 시장이 최악을 벗어났음을 의미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암호화폐 거래소 루노의 비제이 아이야르는 "지난 1년 동안의 부정적 사건이 많았지만, 이것들이 가격에 반영되면서 시장에서는 최악의 상황이 끝났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암호화폐 랠리가 오래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비관론자들도 적지 않다. 

연준의 긴축정책이 조기에 마무리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위험자산의 상승세의 바탕을 이루고 있는데, 일부 물가지표가 하락세를 보이더라도 이것이 연준의 통화정책 변경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연준이 뚜렷한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면 암호화폐를 비롯한 위험자산이 재차 내리막길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연준 위원들은 여전히 매파적 언급을 이어가고 있고 앞선 FOMC 점도표에서 올해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KPMG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다이앤 스웡크는 "시장은 연준이 금리인상을 멈출 뿐만 아니라 더 빨리 금리인하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연준은 시장과는 다른 베팅을 하고 있다"며 "연준은 너무 빨리 승리를 선언하고 싶어하지 않음을 분명히 하고 있고, 반복해서 이를 강조하고 있지만 아무도 듣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스티븐 럽카는 "올 하반기 소비자물가가 그리 온화하지 않을 수 있다"며 "중앙은행이 물가 상승과 함께 경기 침체에 대비해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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