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새벽배송' 길 열려…배송 전쟁 불 붙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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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새벽배송' 길 열려…배송 전쟁 불 붙을까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3.01.12 12: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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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대·중소유통 상생발전 협약…대형마트 규제 완화 촉각
대형마트 "일단 환영"…다만 새벽배송 확대는 '고심'
수익성 우려에 기존 점포 활용한 '퀵커머스' 방점
서울의 한 대형마트.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대형마트 규제 완화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대형마트 업체들의 새벽배송 진출 여부에 유통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새벽시간과 의무휴업일에 온라인 배송이 가능해지면 대형마트와 이커머스 업계의 배송 경쟁이 본격화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무조정실은 지난달 28일 전국상인연합회,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등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중소유통 상생발전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가 영업 제한 시간(0시~10시)과 의무 휴업일에도 온라인 배송을 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앞으로 규제 완화의 현장 적용을 위해선 유통법 개정 절차를 밟아야 한다.

대형마트 영업 규제는 지난 2012년 유통산업발전법이 개정되면서 본격화됐다. 하지만 소비자 편의성을 이유로 관련 제도 개선에 대한 요구가 꾸준히 이어졌다.

대형마트는 일단 규제 완화 움직임을 환영하는 모습이다. 최근 몇 년 간 비대면 거래가 확대되며 이커머스에 흡수된 수요를 배송 서비스 확대를 통해 일부 회복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최근 물류 인프라 확대 등에 따른 비용 부담으로 새벽배송을 축소·철수하는 이커머스 업체가 늘고 있는 가운데, 전국 각지에 놓인 대형마트 점포를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면 배송 경쟁력 확보가 용이해진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고객 입장에서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이므로 규제 완화 움직임 자체는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아직까지 규제 해제 시점이 정해지지 않은데다 대형마트 업계가 기존에도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만들어 의무 휴업일에 수도권 중심의 배송을 해온 만큼 변화가 크지 않으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또 기존 점포를 거점으로 활용한다고 가정해도 새벽배송은 일정 규모 이상의 수요 없이는 수익을 내기 어렵다. 이미 시장에 자리를 잡은 새벽배송 강자들이 존재하는 만큼 차별화 없이는 수요 확보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롯데온은 지난해 4월 롯데마트몰의 새벽배송을 중단했으며 SSG닷컴 또한 효율성을 고려해 올해부터 충청권 새벽배송을 종료했다. 

한편 그간 대형마트는 온라인 배송 제한에 대한 또다른 방편으로 즉시 배송 등의 퀵커머스 사업을 확대해온 바 있다. 새벽배송 길이 열리며 배송 역량을 퀵커머스에 집중할 지, 새벽배송에 투입할 지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퀵커머스에 가장 집중하고 있는 업체는 홈플러스다. 홈플러스는 대형마트를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는 ‘마트직송’과 기업형 슈퍼마켓(SSM)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기반으로 한 ‘1시간 즉시배송’의 투 트랙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는 기존의 ‘즉시배송’ 배송비 3000원제를 전격 폐지하고 3만원 이상 구매 시 무료배송이라는 배송비 정책을 도입했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네이버 장보기에 ‘즉시배송’ 서비스를 공식 입점시켰다. 

이에 홈플러스는 2017년 이후 온라인 매출이 5년간 연평균 20%씩 성장해 2021 회계연도 기준(2021.3~2022.2) 1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10~12월의 온라인 매출과 주문 건수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 24% 신장했다는 설명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고객편의에 집중한 맞춤배송이 호실적을 견인했다"며 "마트직송과 즉시배송을 필두로 빠른 것은 물론 고객 편의를 최우선으로 하는 맞춤형 배송을 통해 온라인 배송 업계 최강자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마트도 최근 도심형 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MFC)를 활용해 소비자가 주문한 생필품과 식료품 등을 1시간 이내 배송하는 ‘쓱고우’의 2호점을 오픈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월 1호점을 론칭한 지 7개월 만에 2호점을 오픈하며 퀵커머스 확장 움직임을 재개한 것이다. 

GS더프레시몰과 GS더프레시가 연계된 '바로배달' 서비스. 사진제공=GS리테일

GS리테일은 지난달 '바로배달' 서비스를 론칭했다. 바로배달 서비스는 GS프레시몰 앱을 통해 상품을 주문하면 슈퍼마켓 GS더프레시에서 상품을 즉시 배송해 주는 서비스다. 더 빠른 배송을 위해 기존 온라인 전용 센터 '프라임센터'를 통한 '프라임배달' 서비스를 넘어 GS더프레시 매장을 활용한 1시간 ‘바로배달’ 서비스 론칭이 추진됐다.

2020년 기준 3500억원 규모로 추산됐던 국내 퀵커머스 시장 규모는 2025년 5조원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새벽배송 역량 강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와 출혈 경쟁으로 수익성 악화를 겪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우선 기존의 오프라인 점포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퀵커머스 사업을 키우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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