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롯데' 신동빈 회장, 12일 사장단 회의서 던질 메시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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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롯데' 신동빈 회장, 12일 사장단 회의서 던질 메시지는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3.01.10 1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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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 주재, 롯데 12일 상반기 VCM 개최
재무건전성 확보 및 기업가치 제고 화두 전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오는 12일 올해 첫 VCM을 주재한다. 사진제공=롯데지주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상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회의)에서 내놓을 메시지에 이목이 쏠린다. 

신 회장은 12일 오후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상반기 VCM을 주재한다. 이날 회의에선 대내외적 위기 상황에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앞서 신년사에서 "영구적 위기의 시대, 새로운 롯데를 만들자"라면서 "단순히 실적 개선에 집중하기보다 긴 안목으로 기업가치를 높이는 방법을 고민해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신 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시장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가운데 새로운 영역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며 "단순히 실적 개선에 집중하기 보다 기존의 틀을 깨부수고 나아가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VCM은 신 회장 주재로 1년에 두 번 열린다. 지난해 7월 시그니엘부산 호텔에서 개최됐다. 당시 신 회장은 "경제 위기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롯데건설發 돈맥경화 우려 해소에 총력

롯데그룹은 전반적으로 재무 건전성 우려 불식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로 불거진 롯데건설의 유동성 악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10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지난 9일 메리츠증권과 펀드 조성 협약식을 열고 1조5000억원 규모의 공동 펀드를 조성해 롯데건설 지원에 나섰다. 해당 펀드엔 롯데물산, 롯데호텔, 롯데정밀화학 등 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참여해 약 6000억원을 후순위 책권으로 책임진다.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캐피탈 등 메리츠금융그룹 계열사가 나머지 9000억원을 선순위로 출자한다. 조성된 자금은 올해 1분기 내 만기가 도래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화 증권 1조2000억원을 상환하는 데 쓰인다. 나머지 자금은 롯데케미칼로부터 빌린 자금을 막는데 사용한다.

세밑 롯데건설은 자금 안정화를 위해 조기 상환을 시작했다. 12월 롯데홈쇼핑과 롯데정밀화학에서 대여한 4000억원을 조기 상환했고, 지난 6일에는 롯데케미칼로부터 빌린 5000억원을 갚았다.

롯데케미칼은 조기 상환 받은 자금으로 수소 및 배터리소재 등 신사업 투자를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이번 상환으로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도 차질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은 다음 달 말까지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대금 2조7000억원을 납부해야 한다. 

공정위는 10일 롯데케미칼의 미국 내 배터리 소재 지주사인 '롯데 배터리 머티리얼즈 유에스에이(USA)'의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승인했다. 분리막 원료 및 동박 시장에서의 시장 독점 우려가 없다고 판단했다. 회사는 지난해 10월 일진머티리얼즈 주식 53.5%를 2조7000억원에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국내 주요 동박 생산 기업으로 한국과 말레이시아 생산기지를 통해 연 6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건설의 조기 상환으로 롯데그룹 전반에 걸친 재무 건전성 우려와 계열 지원 여력이 재평가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첫 VCM에서 롯데그룹의 기업가치 제고 등이 주요한 안건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인수·투자 기업 기업가치 높여야

롯데그룹은 지난해 일진머티리얼즈를 비롯해 한샘, 쏘카 등 굵직한 인수합병과 투자를 단행했다. 하지만 투자 직후 해당 기업의 기업가치가 반토막 이상 떨어지는 등 롯데그룹의 전략 투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0일 종가 기준 일진머티리얼즈의 시가총액은 2조5900억원이다. 롯데는 허재명 일진머티리얼즈 사장이 보유한 지분 53.3%를 경영 프리미엄까지 더해 2조7000억원에 인수한다. 매물로 나왔던 지난해 5월 말 8만~9만원 사이를 오가던 일진머티리얼즈의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5만6200원에 불과하다. 

롯데그룹은 IMM PE 블라인드 펀드 로즈골드 4호를 통해 롯데쇼핑과 롯데하이마트가 3000억원을 출자하는 방식으로 한샘에 투자했다. 당시 '오버 페이' 논란에도 한샘 지분 27.75%(657만1509주)를 주당 약 22만원, 총 1조4514억원에 매입했다. 10일 4만8150원에 장을 마친 한샘의 시가총액은 1조1300억원에 머물러 있다. 현재 기준으로 보자면 한샘을 통째로 매입할 수 있는 가격으로 지분 약 28%를 품에 안은 꼴이다. 

모빌리티 신사업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단행한 롯데렌탈도 곤혹스럽긴 마찬가지다. 지난해 3월 쏘카 지분 13.95%(386만6075주)를 1746억원을 투입해 사들이며 3대 주주로 올라선 롯데렌탈은 이후 쏘카 상장의 흥행 실패 등으로 손실을 안게 됐다. 당시 롯데렌탈은 쏘카의 기업가치를 약 1조3000억원으로 산정하고 주당 4만5172원에 매입했다. 공모 후 현재 롯데렌타의 쏘카 지분율은 11.81%다. 롯데렌탈은 지난해 3분기 결산에서 쏘카 주식에 대한 공정가치 평가를 수행했고, 평가손실 등 529억원을 반영해 당기순이익이 66억원 손실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상반기 VCM에서 대내외적 위기감이 커지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 악화에 대한 대응 및 기업가치 제고가 주요 화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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