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서 가시화된 이재용·구광모 '전장 부품' 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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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서 가시화된 이재용·구광모 '전장 부품' 비전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3.01.09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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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3, 삼성·LG 전장사업 비전 제시
이재용·구광모 회장 전장 '뚝심' 결실로
삼성·LG전자 4Q 전장 실적, 최대규모 예상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과 구광모 LG대표이사 회장이 공들여 온 전장사업이 가시적 성과를 보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왼쪽), LG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3'이 마침표를 찍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구광모 LG 대표이사 회장이 오랜 시간 공들인 전장(자동차 전자장비) 사업이  올해 CES 2023에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삼성과 LG 모두 배터리와 운전자 보조 시스템 등 관련 사업에서 진일보한 과실을 거두고 있어 향후 전장 사업 수직계열화 가능성도 열었다. 

이 회장과 구 회장 모두 그룹을 이끌기 시작하면서 전장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애착을 보였다. 이 회장은 2017년 9조원을 들여 미국 전장기업 하만을 인수했고, 구 회장은 2018년 5월 고 구본무 전 회장이 별세한 지 두 달 만에 오스트리아 차량용 헤드램프 제조사 ZKW를 1조4000억원에 품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올해 CES 2023에서 LG의 전장사업이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LG

CES서 빛난 LG의 전장

LG는 전장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업계에선 '차체 빼고 다 만든다'는 평을 내놓는다. 실제 LG는 차량용 카메라, 디스플레이, 인포테인먼트, 배터리,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등 주요 계열사를 총동원해 전장부품 시장 장악에 나서고 있다. 수년 내 LG를 대표하는 핵심 사업군으로 전장사업이 꼽힐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LG전자는 차량용 내비게이션 등 인포테인먼트(인포메이션+엔터테인먼트) 장비 분야에 집중한다. 지난해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으로부터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고성능 텔레매틱스 등을 수주했다. 여기에 전기차 파워트레인, 조명 등을 더해 3대 영역에서 전장 사업을 육성하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CES에서 "전장사업이 10년 만에 턴어라운드했고 고속도로에 올랐갔으니 이제 엑셀러레이터를 밟을 일만 남았다"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추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 LG디스플레이는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패널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 사이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차량용 모터와 센서, 카메라 모듈 등을 생산하는 LG이노텍도 지난해 3분기 전장사업 부문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특히 LG디스플레이의 차량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와 LG이노텍의 차량용 카메라 모듈은 글로벌 점유율 1위를 자랑한다. 

일찌감치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인포테인먼트 텔레메틱스, 라이다(360도 감지로 차량 주변을 스캔하는 기술) 모듈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추면 운전자 보조 서비스 솔루션과 자율주행 시대에 대비하고 있는 LG는 올해 CES에서 레벨5 수준의 전장 부품을 전시하기도 했다. 물론 상용화까지 시일이 걸릴 전망이지만 준비 속도만큼은 경쟁 업체를 앞서가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은석현 LG전자 VS(전장)사업본부장(부사장)은 CES 2023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완성차 고객은 물론 차 운전자, 탑승자 모두에게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리버 집세 BMW 회장(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이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 2023 개막 첫날인 5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 있는 삼성전자 부스를 찾아 하만의 '레디 케어' 시연을 본 뒤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만, 삼성 전장 중심으로

삼성도 올해 CES 전시관에 차량 2대를 전시하는 등 전장사업 알리기에 방점을 찍었다. '초연결 시대'를 화두로 내건 삼성은 차량 안에서도 일상과 같은 경험을 기대하는 소비자 욕구를 감안해 사용자의 일상과 차량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더 편리한 삶에 주목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분장(부회장)은 초연결 시대를 제안하며 "사람들이 가장 중요한 것에 집중하도록 돕는 것"을 혁신의 목표로 꼽았다. 

삼성전자는 하만과 협업해 '레디 케어'와 '레디 튠'을 고개하며 전장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레디 케어는 카메라, 레이더 등 센서와 머신 러닝 알고리즘으로 운저낮 상태를 파악해 주의를 환기하고 스트레스가 적은 경로로 안내한다. 

크리스천 소봇카 하만 오토모티브 사업부 사장은 "소비자 중심의 자동차 시장은 오늘날 자동차가 제공해야 하는 것에 대한 기대치를 빠르고 급격하게 변화시켰다"며 "자동차는 디지털 라이프의 연장선이 돼 집, 직장, 그 사이 어디에서나 즐기는 동일한 연결된 경험을 제공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올리버 집세 BMW 회장은 레디 케어 시연에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프라이빗 부스에 자동차용 신제품 '뉴 디디털 콕핏(자동차 조종석)'을 전시했다. 34형과 15.6형 디스플레이를 결합한 디지털 콕핏용 디스플레이로 자율주행 모드에서 엔터테인먼트용 대화면 디스플레이로 활용할 수 있다. 화면 좌우가 700R(반지름이 700㎜인 원이 휘어진 정도)로 구부러지는 벤더블 기술을 탑재해 드라이빙 모드 시 운전자에게 최적의 시청 거리를 제공한다.

삼성의 전장사업은 하만을 필두로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로 이뤄진 '사각편대'를 구축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도로 신호, 표지판, 장애물 등을 촬영해 전기차의 두뇌 역할을 하는 카메라모듈 부문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를 담당하는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삼성SDI는 2026~2027년 상용화를 목표로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힘쓰고 있다.  

삼성전자(왼쪽)와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전장사업이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연합뉴스

3분기 이어 4분기도 최대 실적 전망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있어 전장사업의 존재감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선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최대 실적을 전망하고 있다. 

LG전자는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전장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10%를 넘어섰다. 삼성전자 역시 전장사업의 매출 비중이 5%에 육박할 정도다. 반도체와 가전 등 전통적인 주력 사업의 둔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미래 성장동력으로 전장사업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 전장 사업은 4분기 3조9000억원 안팎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부에선 3조2000억원대로 전망하는 등 변동성이 있다. 시장 전망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삼성전자의 전장은 지난해 4분기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하게 된다. 영업이익도 마찬가지다.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3000억원대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에서 전장사업의 매출 비중은 2021년 3.7%에서 2022년 5% 안팎으로 높아지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6%에서 4%가량 상승한다.

LG전자의 전장사업 역시 지난해 4분기 기준 2조4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다시금 새로운 역사를 쓸 전망이다. LG전자의 전장사업은 지난해 2분기,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매출 비중이 10% 이상을 기록하게 된다. 영업이익도 흑자가 유력하다. LG전자 전장사업은 2016년 1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2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다 지난해 3분기 흑자로 돌아섰다. 특히 4분기 전장사업이 LG전자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 전장사업부 매출은 3조6310억원, 영업이익은 3100억원으로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021년 대비 매출은 51%, 영업이익은 106% 늘어났다. 

LG전자 전장사업 역시 지난해 3분기 매출 2조3450억원, 영업이익 960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2021년 대비 46%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드매캇에 따르면 글로벌 전장 시장 규모는 2024년 4000억 달러(약 497조원)에서 2028년 7000억 달러(약 870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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