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세상읽기] CES로 본 미래 자동차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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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세상읽기] CES로 본 미래 자동차 경험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3.01.08 12: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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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고 표정짓고 즐기는 전기차
구글·MS·아마존 등 빅테크 OS 경쟁
시시각각 차량 외관 색이 변하는 BMW i 비전 '디(Dee)'.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CES 2023'이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간)개막한 후 4일간 대장정을 8일(이하 한국시각)마쳤다. 올해 CES 2023은 '모빌리티'와 '메타버스'로 요약된다. 비록 현대차와 기아, 일본의 도요타와 혼다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이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자동차 관련 부스만 300여 곳에 달했으며 전체 전시 규모도 지난해보다 25% 늘어났다. 

소니혼다모빌리티의 새 전기차 브랜드명 아필라(AFEELA)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BMW·소니 '스마트 카' 출시 

올해 CES 2023은 미래 시대를 달릴 스마트한 자동차의 향연이었다. 

BMW는 전기차 '디(Dee)'를 공개했다. '디'는 음성 언어로 운전자와 대화할 수 있고 전조등을 이용해 기쁨, 놀람 등 감정을 담은 표정도 짓는다. 특수 안료가 들어간 캡슐이 전기장 영향으로 쏠리는 원리를 이용해 차량 외관 색상도 32가지로 바꿀 수 있다. 

올리버 칩세 BMW그룹 회장은 "BMW i 비전 디를 통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결합으로 실현 가능한 영역을 새롭게 선보였다"며 "디지털화 기술의 잠재력을 십분 활용해 차를 운전자와 상호작용이 가능한 인텔리전트 컴패니언으로 완벽하게 변신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러한 기술은 자동차 업계의 미래이자 BMW에 있어서는 드라이빙의 진정한 즐거움과 가상 경험의 융합을 의미한다"며 "미래에 한 발짝 더 다가갈 뿐만 아니라 향후 출시될 차세대 제품 관련 디지털화 기술이 지닌 지대한 중요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프랭크 웨버 BMW 그룹 보드멤버 겸 기술개발총괄 이사는 "일상에서 펼쳐지는 디지털 세계를 모든 차원에서 차량에 완벽히 통합할 수 있다면 그 누구든 미래의 자동차 제조 분야를 평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BMW는 앞으로 선보일 미래 모빌리티의 키워드로 전동화와 순환, 디지털을 꼽았다. '디'는 이 세가지 요소 중 디지털 기술을 가장 잘 엿볼 수 있는 제품으로 BMW의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평을 받는다. 

소니는 혼다와 합작한 전기차로 '달리는 플레이스테이션'으로 불리는 '아필라'를 공개했다. 

미즈노 야스히데 소니혼다모빌리티 회장은 "인공지능, 엔터테인먼트, 가상현실, 증강현실에 대한 소니의 경험을 활용한 전기차"라고 설명했다. 

아필라의 가장 큰 특징은 주행 중 게임 및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는 데 초점을 맞춰 설계했다는 점이다. 때문에 아필라의 핵심은 자율주행이다. 소니는 이를 위해 최신 자율주행 플랫폼 등을 갖춘 퀄컴의 '스냅드래곤 디지털 섀시'를 적용했다. 또 게임 '포트나이트'의 제작사 에픽 게임즈가 제작한 언리얼 엔진도 탑재할 계획이다. 

실내 공간도 인상적이다. 운전석 앞에 원형이 아닌 'ㄷ'형태의 스티어링 휠을 배치했으며 조수석까지 이어지는 대형 디스플레이, 파노라믹 선루프, 2열 탑승자 전용 모니터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CES 2023에서 공개된 아필라는 콘셉트 모델로 양산 버전은 2026년 북미 시장에 출시될 전망이다. 

CES 2023에서 메타버스를 체험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메타버스 향연된 CES

올해 CES에서 일본 파나소닉, 니콘, 소니와 중국 TCL 등이 메타버스 관련 기술을 선보였다. 국내 기업으로는 롯데정보통신이 구축한 여의도 크기의 초현실 메타버스가 큰 호평을 이끌었다. 

파나소닉은 자회사 시프트올(shiftall)을 통해 가상현실(VR) 글라스와 팔다리에 착용하는 웨어러블 기기를 시연했다. 사용자가 웨어러블을 착용하면 센서가 인식해 움직임을 그대로 스크린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니콘과 소니는 메타버스 게임을 체험해볼 수 있는 부스를 설치했다. 니콘은 오토바이에 올라탄 뒤 VR 영상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시연했다. 소니는 웨어러블 없이 사용자의 움직임을 인식해 VR로 반영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웨어러블을 착용하지 않고도 움직임이 영상에 반영된다는 점에 많은 관심을 받았다.
중국 TCL은 웨어러블 글라스를 전시했다. 직접 착용하며 실험을 해볼 수는 없었으나 CES에 선보였다는 것으로 TCL의 방향성을 알 수 있다.

삼성전자가 투자한 C랩에서는 실시간으로 호응하며 현장감 있게 즐기는 '폴카믹스' 메타버스 콘서트 플랫폼이 소개됐다. 단순히 공연 영상을 재생하는 기존 솔루션과 달리 폴카믹스는 가상의 메타버스 공연장을 제공하고 각각의 모바일 기기 카메라도 관객 행동과 호응을 인식하는 기능이 있다는 게 특징이다.

롯데정보통신은 자회사 칼리버스와 함께 메타버스 플랫폼 '롯데 메타버스'를 공개했다. 쇼핑과 엔터테인먼트, 커뮤니티 등 사실적 비주얼과 독창적 인터랙티브 기술로 초현실적 경험을 제공했다. 특히 롯데는 올해 CES에서 서울 여의도와 비슷한 크기의 가상 공간에서 비주얼 쇼핑과 K팝, EDM 등 엔터테인먼트를 선보였다. 연말에는 첫 번째 가상구현 세상인 '허브월드'를 론칭한다. 여의도 크기의 25배 규모다. 

롯데정보통신은 올 상반기 중으로 메타버스와 연동하는 대체불가토큰(NFT) 시리즈를 론칭하고, NFT 마켓플레이스와 가상자산지갑을 오픈해 연말 얼리액세스 오픈을 앞두고 본격적인 메타버스 사업의 밑그림을 그린다는 계획이다.

CES 2023에서 구글 등 빅테크 기업의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구글·MS·아마존 등 빅테크, '모빌리티' 승부수

글로벌 빅테크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은 '모빌리티' 신사업을 전면에 내걸고 CES 2023에 참가했다. 기존 소프트웨어(SW) 중심의 IT 사업 대신 모빌리티로 플랫폼 기술 생태계 주도권을 이어간다는 계산이 깔렸다.

구글은 CES 개막과 함께 안드로이드 폰과 자동차의 디스플레이를 연결해주는 '안드로이드 오토'의 새 버전을 공개했다. 자동차 디스플레이에 화면 분할 기능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기존 화면에 하나의 프로그램만 띄워놓을 수 있었다면 이번에는 최대 3분할까지 가능해졌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내비게이션을 왼쪽에 띄워놓고, 오른쪽에 음악 플레이리스트를 띄워놓고 음악을 들으며 운전할 수 있다.

구글 어시스턴트를 활용해 손을 대지 않고도 음성으로 부재중 전화를 확인하거나, 도착 예정시간을 친구들에게 공유하고, 와츠앱을 이용하면 통화까지도 가능해졌다. 휴대폰을 가지고 차에 가까이 다가가면 자동으로 문이 열리는 디지털 키는 사용자 본인 뿐만 아니라 친구나 가족과도 공유할 수 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로 집안의 전자기기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모습도 구현했다. 휴대폰으로 유튜브로 음악을 듣다가 이를 주방, 거실, 안방 등으로 자리를 옮겨가며 들을 수 있고,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들을 태블릿이나 다른 휴대폰, 스마트TV에로 전송해 볼 수 있는 기능도 체험할 수 있었다. 집안의 조명을 켜고 끄고, 블라인드를 열고 닫는 등의 동작을 패턴으로 적용해 일정 시간에 맞춰 작동되도록 했다. 또 각기 다른 브랜드의 전자기기도 하나로 연결해 안드로이드 휴대폰으로 조정할 수 있는 기능도 더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전기차 배터리 효율을 높이는 차량 소프트웨어(SW)를 선보였다. 또한 스타트업 개틱(Gatik)의 자율주행 트럭, 독일 모빌리티 기업 ZF가 미국 오셔니어링과 함께 개발한 자율주행 셔틀 등을 전시했다. MS는 이들 기업에 AI 또는 클라우드 기술을 제공한다. 

아마존도 AI 플랫폼 ‘알렉사’를 기반으로 구글처럼 여러 제조사의 스마트기기를 연동했다. “마이 샤워(my shower)” 한마디에 음악, 수온, 세기, 욕실 조명을 한 번에 제어하는 기술도 선보였다. 모빌리티 분야에선 충전 인프라 사업자 EVgo와 손잡고 알렉사가 탑재된 전기차가 손쉽게 충전소를 찾는 기술을 내놨다. 미국 내 15만 개 이상의 공공 충전소를 안내한다. 충전소에선 “충전해 줘”라고 하면 결제까지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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