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환율] 달러 약세 이어질 듯…美 CPI· 韓 금통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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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환율] 달러 약세 이어질 듯…美 CPI· 韓 금통위 주목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3.01.08 08: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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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원 환율 6일 1268.8원에 마감
견조한 고용시장…미국 12월 고용 전월대비 23.5만명 증가
미 12월 CPI 컨센서스 전년대비 6.8%
한은 금통위, 25bp 금리인상 유력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최근 미국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난 것으로 보이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속도조절 기대가 커져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서 이번주에 발표될 미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연준 위원들 발언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8원 내린 1268.8원에 장을 마간했다. 이날 환율은 미국 고용지표 호조에 따른 달러 강세로 전 거래일 종가 대비 4.9원 오른 1274.3원에 개장했으나 장중 한 때 1260원까지 하락하다 반등했다.

6일 달러화는 미국 고용지표 호조에 따라 장 초반에 잠시 강세를 보였다. 전날 발표된 ADP 전미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12월 민간 부문 고용은 전월 대비 23만5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인 15만3000명을 웃도는 수준이다. 

그러나 미 노동부에 따르면 인플레이션과 직결되는 임금상승률은 다소 둔화했다. 시간당 임금은 전월보다 0.3% 올라 전달의 0.4% 상승보다 둔화했고, 전년 대비로는 4.6% 상승해 전달의 4.8%에서 내려갔다. 이에 시장이 안도하면서 달러화가 소폭 하락했다.

미 12월 CPI 전년대비 6.8% 추정

시장에서는 오는 12일 발표될 미 12월 CPI에 주목하고 있다. 컨센서스는 전년대비 6.8%로 11월(7.1%)보다 낮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4일 밤 발표된 미국 12월 ISM 고용지수가 반등하고, 구인건수는 예상을 상회하는 등 고용지표가 견조함에도 미국 10년물 금리는 하락했는데 이는 유럽 CPI 상승률 하락과 더불어 12월에 발표되는 CPI 상승률이 낮아질 것임에 초점을 둔 반응"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기저효과가 작용하면서 미국 CPI 상승률은 3월에 5%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후 내려가는 속도가 더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금리인하 가능성을 제약한 미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영향력도 제한적"이라며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미국 CPI의 전년비 상승률은 2023년 1분기까지 물가상승폭 둔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권 연구원은 "유가상승률 역시 물가상승률 둔화 요인으로, 상반기 연준은 긴축 속도를 조절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미국 이외 지역의 금리 상승과 미국 외 지역의 통화강세 압력이 터질 수 있는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노동시장 내 임금 인플레이션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발표된 미국 ISM 제조업 지수 내 고용지수가 기준선을 상회하고 구인구직배율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의 감원이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실업자에 비해 빈일자리수가 많은 상황"이라며 "임금 상승 압력이 지속될 수 있는 환경으로 볼 수 있는 만큼 연준 입장에서는 매파적인 태도를 완화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파월 의장 비롯 연준인사 발언 예정…불라드 총재 주목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0일 중앙은행의 독립성이라는 주제로 연설할 예정이다. 이어 13일에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

최근 연준은 5% 이상의 높은 기준금리를 당분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에스터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5일(현지시간)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물가상승률이 우리의 2% 목표치를 향해 정말로 떨어지기 시작했다는 신호를 확인할 때까지 (기준금리가) 5% 이상의 수준에 당분간 머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2024년에도 기준금리가 5%를 넘어야 한다고 보느냐는 물음에 조지 총재는 "그것이 내 견해"라며 "우리가 내놓을 메시지는 물가상승률이 정말로 내려오고 있다는 증거를 얻을 때까지 그 수준(높은 기준금리)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파월 의장의 최근 연설들은 매파와 비둘기파적 성향을 오가는 등 일관된 흐름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불러드 총재의 발언이 더 영향력이 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안 연구원은 "FOMC에서 지역 연준 총재는 돌아가면서 투표권을 부여받고 불러드 총재는 올해 투표권이 없지만, 그는 똑같이 투표권이 없었던 2021년도에도 애당초 오피니언 리더였고 돌이켜보면 그의 전망대로 기준금리를 올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저효과와 재화부문 가격 하락으로 12월 CPI 상승률 하락이 예상되며 3월까지 추가 하락이 유력하나 이후에는 얼마나 더 떨어질지를 모르는 상태"라며 "불러드 총재가 후자를 부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10일 중국 실물지표 발표, 13일 한은 금통위

연준에 대한 기대감 이외에도 최근 환율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중국 쪽의 긍정적 이슈들이다. 

백석현 신한은행 S&T센터 연구원은 "베이징과 상하이 등 중국 대도시들에서 코로나 유행 정점이 지났다는 신호가 나왔고, 중국 정부도 최근 규제완화와 부동산 지원 정책 등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어서 이러한 부분들이 환율 하락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시장은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부각되면 환율이 오르고 중국 호재 이슈가 떠오르면 환율이 내리는 양상을 반복하고 있다"며 "당분간은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면서 미국 경기침체 우려와 중국 호재가 번갈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이번주 환율 변동 예상 범위를 1240~1300원대로 예측했다. 

다만 9~10일 발표되는 중국 실물지표는 이미 지나간 12월 지표이기 때문에 시장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9일에는 중국의 12월 생산자·소비자물가지수, 10일에는 중국의 12월 산업생산, 고정자산투자, 소매판매, 실업률 등이 공개된다. 

이어 13일에는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국내 실물지표가 부진하고 부동산 시장 가격 하락과 자금시장 불안이 잔존하면서 한은이 금리 인상을 지속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동월비 5%로 높아 이번에는 금리를 올릴 유인이 크다고 보는 상황이다.

김 연구원은 "최근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고 자금 시장 내 유동성 공급을 해 이전보다 안정화된 상황"이라며 "향후 경기 위축에 대응한 정책 여력 측면에서 본다면, 현재 다소 안정되고 있는 금융시장 상황이 한은으로 하여금 추가 금리인상의 여지를 마련해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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