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기 이전 전북 정읍 이남의 지역은 어느 나라 땅이었을까.
문화재청의 보도자료를 보면, 백제가 문주왕 1년(476년) 웅진(공주)으로 천도하기 이전에 전라도 지역을 영토화하지 못한 것 같다. 문화재청은 전라북도 정읍시에 있는 「정읍 은선리와 도계리 고분군」을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 예고했다.
문화재청이 이번에 사적으로 지정하는 범위는 영원면 은선리와 덕천면 도계리에 집중적으로 분포하고 있는 백제 횡혈식 석실분 56기가 대상이다.
「정읍 은선리와 도계리 고분군」은 전라북도의 백제고분으로는 지금까지 발견된 최대 규모다. 2005년과 2013년 두 차례의 정밀지표조사에서 정읍 영원면 일대의 반경 2km내 구역에는 275여 기의 백제고분이 분포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문화재청은 이곳 고분군이 백제의 영역 확장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이곳 고분은 주로 백제가 성왕 16년(538년) 사비(부여)로 천도한 이후의 시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는 웅진기(475~538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고분들도 확인되고 있다.
하지만 인근에 마한계 분구묘도 나타나고 있다. 게다가 백제가 사비 시대에 지방을 5개 구역으로 나누어 그중 중방(中方)의 중심지로 활용했던 곳으로 추정되는 고사부리성(사적 494호)도 인근에 있다.
따라서 웅진시대에서 사비 시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정읍 일대를 두고 백제와 마한 사이에 치열한 영토 분쟁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문화재청은 정읍 고분군의 연구를 통해 앞으로 백제의 중앙과 지방, 대외관계, 정치세력의 변천 등에 관한 연구에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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