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8% 찍은 시중은행, 전세대출 금리는 줄지어 인하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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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8% 찍은 시중은행, 전세대출 금리는 줄지어 인하 까닭은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3.01.04 1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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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새해부터 전세대출·주담대·신용대출 금리 내려
NH농협은행 최대 1.10%p 전세대출 금리 인하
주택 매매·전세 대신 월세 비중 50% 가까이 늘어
시중은행 전세대출 잔액도 3개월 연속 감소세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초부터 연 8%를 돌파한 반면 시중은행들이 전세대출 금리를 일제히 낮추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주택 가격 하락세가 짙어지고 대출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주택 매매와 전세 수요가 줄어든 까닭으로 풀이된다. 

대신 월세 수요가 급증하면서 지난해 서울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49.2%를 차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 1일부터 전세대출과 주담대,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일부 상품의 금리를 인하했다.

금리 인하 대상 상품은 전세대출의 경우 ▲원큐주택신보 전세자금대출 ▲원큐신혼부부전세론 ▲원큐 다둥이전세론 ▲원큐우량전세론 등 4개다. 신용대출은 하나원큐신용대출만, 주담대는 ▲하나원큐아파트론(혼합금리) ▲하나원큐주택담보대출(혼합금리) 등의 금리를 내린다.

원큐주택신보 전세자금대출, 원큐신혼부부전세론, 원큐 다둥이전세론의 경우 금리가 6개월물 금융채 기준 0.50%포인트 하향 조정되며, 원큐우량전세론과 원큐주택담보대출, 원큐신용대출의 경우 0.10~0.35%포인트까지 상품별 하향 적용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금리상승기 가계 경제 부담 완화에 도움을 드리고자 전세대출 등 실수요자 위주 대출 상품의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실수요자 위해 전세대출 금리 인하…주담대 금리는 8% 돌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은행들은 소비자의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대출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다. 

앞서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NH농협은행도 전세대출 금리를 인하한 바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27일부터 KB주택전세자금대출, KB전세금안심대출, KB플러스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신규 코픽스 기준 최대 0.75%포인트 낮췄다.

농협은행도 지난 2일부터 서울보증보험과 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이 보증하는 NH전세대출 상품의 고정금리 전세대출 금리를 최대 1.10%포인트 인하했다. 우리은행도 지난달 9일 전세대출 금리(신규 코픽스 기준)를 최대 0.85%포인트 인하했다.

문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상반기까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은도 곧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전망이라는 것이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달 13일 열릴 예정이다. 

전세대출 금리를 제외하고도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는 오를 대로 오른 상태다. 전날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주력 주담대 상품인 우리 아파트론의 경우 신규코픽스 기준 대출 금리가 연 7.32~8.12%(내부 3등급)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연 6.92~7.72%였지만 새해가 되자 자금 조달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리가 급등했다.

다른 시중은행의 주력 주담대 상품 금리 상단도 연 7%대에서 머물고 있다. 하나은행의 주력 주담대 상품 신규코픽스 기준 대출금리는 전날 기준 연 6.26~7.56%였고, NH농협은행은 연 6.03~7.13%로 집계됐다. 

금리 내렸지만…주택 매매·전세 수요가 월세 수요로 이동

일부 시중은행들이 전세대출과 주담대 금리를 내렸다고 해도 여전히 높은 이자는 차주들에게 부담이다. 여기에 추가 금리인상까지 예고돼 있는 만큼 당분간은 금융소비자들이 신규 대출을 꺼릴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일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전국의 주택구입부담지수는 89.3으로 관련 통계가 처음 작성된 2004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전국 주택구입부담지수는 2021년 12월 말(83.5) 사상 처음으로 80을 넘긴 뒤 지난해 3월 말(84.6), 6월 말(84.9)에 이어 최근까지 4개 분기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중간소득가구가 표준대출을 받아 중간가격 주택을 구입할 때의 상환 부담을 나타내는 지표다. 지수가 높을수록 주택구입부담이 크다는 의미다. 주담대 원리금 상환액이 가구소득의 약 25%를 차지할 때 주택구입부담지수는 100이다. 

주택구입에 대한 부담이 커진 것은 주담대 상승세의 영향이 크다. 2021년 8월 2.88% 수준이던 신규취급액 기준 예금은행 주담대 금리는 지난해 11월 4.74%로 1.86%포인트 치솟았다. 

주택 매매와 전세가 부담되는 만큼 실거주 수요가 월세로 몰리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날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경제만랩이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서울 주택 전·월세 거래는 50만9199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월세 거래는 25만670건으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1년 이래 최다를 기록했다.

5대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잔액 역시 지난달 말 기준 131조9870억원으로 전달 대비 1조777억원 줄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주담대는 늘고 있지만 전세대출 잔액의 경우 지난해 9월 이후 3개월 연속 감소세"라며 "지난달 신용·전세자금 대출 잔액만 3조7000억원 가까이 축소됐을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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