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봉균의 역사여행⑪…칭기스칸의 개혁ⓒ (신상필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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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봉균의 역사여행⑪…칭기스칸의 개혁ⓒ (신상필벌)
  • 손봉균
  • 승인 2018.01.02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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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봉균씨

 

오늘날 칭기스칸 군대의 보훈제도를 가장 잘 실현한 국가는 미국이다.

미국은 포로가 생기면 적지에 특공대를 파견해 반드시 구출작전을 벌인다. 포로 1명을 구하기 위해 더 큰 희생을 치를지라도 개의치 않는다. 미군 장병과 국가 간에 무언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미군은 전사하면 워싱턴 알링턴 묘지에 극진한 예우 속에 매장되고 가족에게는 최대한의 보훈혜택이 주어진다. 미국의 보훈부장관은 행정부 내 서열 3위이고 보훈예산은 국가예산의 3% 수준이다. 우리나라 돈으로 약 150조 원이 보훈예산이다. 미군이 세계 최강의 군대가 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다.

 

신상필벌을 제도화하고 철저히 시행한 것 이외에도 칭기스칸의 개인적인 장점도 충성심을 확보하는 데 기여했다.

칭기스칸은 자신의 장군들을 신뢰하고 믿었다. 야전 지휘관에 대한 과감한 위임과 점령지 자치도 장군들을 믿었기 때문에 가능하였다. 장군들과 백성들 또한 칭기스칸에게 충성하였다.

아울러 그는 적을 친구로 만드는 친화력과 포용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의 아내가 납치되어 적장의 아이를 잉태해 왔을 때 다시 아내로 인정하고, 그 아이를 자신의 적자로 키운 것을 보면 포용력이 컸다. 개인적인 친화력과 포용력으로 부하를 감싸주었기 때문에 부하들이 더욱 충성하였고 배신자도 거의 없었다.

칭기스칸은 글씨를 못 써도 남의 말에 귀 기울이고 학자들에게 배웠다. 좋은 정책들은 이 과정에서 생산되고, 몽고제국의 기반을 잡는 데 기여하였다. 예를 들면 정복전쟁 초기에는 점령지를 초토화시키고 초지를 만들었으나, 야율초재를 등용한 후에 그의 건의를 수용하여, 점령지의 주민들이 종래의 방식대로 경작하도록 두는 대신에 세금을 거두는 방식으로 변경하였다. 점령지의 자치권을 인정하면서 실질적으로는 더 많은 부를 창출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방식은 적은 인구로 제국을 관리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되었다.

 

▲ 칭기스칸 동상 (내몽골) /위키피디아

 

(4) 결론적으로 말하면

 

칭기스칸이 세계 최대의 영토를 점령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리더십은 ‘공을 세운 사람에게는 반드시 상을 주고, 잘 못한 사람에게는 반드시 벌을 주는 신상필벌(信賞必罰)’을 잘 하였기 때문이다.

좋은 정책들도 많이 개발하고 시행하여, 그 정책들이 제국건설에 기여하였다. 그러한 정책들이 제대로 시행된 데는 신상필벌로 몽고 전체가 단결되고, 이 단결된 힘으로 적극적으로 추진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칭기스칸의 근본적인 성공요인은 신상필벌(信賞必罰)이라고 할 수 있다.

신상필벌(信賞必罰)로 성공한 몇 가지 사례를 앞의 글에서 소개하였다. 이러한 역사적 사례들을 정리하면서, 신상필벌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닫게 되었다.

전국시대에 변방국가로 다른 제후들의 멸시를 받던 진(秦)나라가 상앙을 등용하여 신상필벌을 제도화하고 철저히 시행하였더니 20년 만에 전국시대 7웅 중에서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었다. 그 후의 진나라의 왕들이 상앙의 신상필벌 제도를 계속 유지하여 7대 후에는 진시황이 중국 전체를 통일하게 된 것이다. (역사여행 10참조).

칭기스칸이 세계에서 가장 넓은 영토를 점령하였고, 이를 150년간이나 통치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던 것도 공이 있으면 반드시 상을 주고, 죄를 지은 자는 반드시 벌을 주는 신상필벌을 철저히 시행하였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칭기스칸은 200만명도 안 되는 적은 인구로 1억 이상의 인구를 통치하였다. 이 모든 것이 신상필벌을 철저히 한 덕분이었다.

제나라에 항상 열세였던 연나라가 제나라의 수도를 점령하고 복수할 수 있었던 것도 황금대를 만들어 상을 잘 주었기 때문이었다(역사여행 9 참조).

2차 세계대전이후 패권을 유지하고 있는 미국은, 국가를 위해 희생한 군인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그에 대한 보훈을 잘 함으로서, 미국인들의 애국심을 고취할 수 있었다. 미국이 패권국가가 된 이유를 종합적으로 연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필자가 함부로 말 할 수는 없으나, 보훈제도 하나 만으로도 미국이 강한 이유의 일부를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여러 가지를 종합해 볼 때 국가의 지도자는 무엇보다도 우선하여 신상필벌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이를 실천하여야 한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상주고 벌주는 것을 제대로 할 줄 모르는 지도자는 지도자로서의 자질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손봉균씨는
국토교통부에서 30년간 재직했다. 서울대학교 졸업, 행정고시 19회에 합격. 전 국토지리정보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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