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 '시한폭탄'] ① 레고랜드 사태에 주택 시장 침체까지…'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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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PF '시한폭탄'] ① 레고랜드 사태에 주택 시장 침체까지…'첩첩산중'
  • 유태영 기자
  • 승인 2022.12.29 1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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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말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선언이 채권시장에 충격
내년 부동산 PF 이자율 2배이상 오를듯
PF 대출 1년새 22.8%↑…주택가격 하락세에 부실위험 높아져
레고랜드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여파가 내년에 본격적으로 국내 건설사와 금융사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PF 부실로 인한 피해는 은행사 뿐만 아니라 증권사, 여전사까지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친다. PF자금경로가 막힐 경우 버티지 못한 중소 건설사들의 줄도산도 우려된다.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에 부동산 PF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편집자주]
강원도 춘천 중도에 들어선 레고랜드 테마파크. 사진=연합뉴스
강원도 춘천 중도에 들어선 레고랜드 테마파크.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유태영 기자] 레고랜드발 채권시장 경색 여파가 건설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까지 퍼지면서 내년 중소 건설사의 줄도산이 우려된다. 건설사의 줄도산은 곧 자금을 빌려준 금융권까지 부실화될 우려가 크다.

부동산 PF는 시행사가 부동산 개발 사업권을 담보로 채권을 기반으로 유동화 증권을 발행해 투자금을 모으는 방식이다. 증권사 등 금융사가 이 과정에서 채무보증을 서고 이자를 받는다. 

시행사는 PF 대출로 조성한 자금으로 토지를 매입하고 개발 사업을 이어간다. 분양이 완료되면 수익금으로 원리금을 갚는 구조다. 지난 몇년간 부동산 개발사업이 호황을 누리며 부동산 PF 규모가 늘고 사업성이 좋지 않은 곳도 PF 대출로 사업을 수행했다.

9월말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선언이 채권시장에 충격 

부동산 PF 부실위험이 수면위로 올라온 것은 레고랜드 사태 이후부터다. 김진태 강원지사는 지난 9월 28일 "GJC가 BNK투자증권으로부터 빌린 2050억원을 대신 갚는 사태를 방지하고자 회생 신청을 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를 채무 불이행(디폴트)으로 받아들이면서 채권시장이 충격에 휩싸이며 금융시장 전반에 자금경색 사태를 불러왔다.

강원도는 강원중도개발공사(GJC)가 레고랜드 테마파크 조성사업을 추진하고자 2020년 BNK투자증권을 통해 205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발행할 때 채무 보증을 섰다.

김 지사가 사태수습을 위해 보증채무 상환일을 내년 1월 29일에서 올해 12월 15일로 앞당기겠다며 추경예산을 편성해 지난 12일 전액 상환했다.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도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평가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에 발맞춰 한국은행은 작년 11월 기준금리 1%에서 시작해 1년뒤인 지난달 3.25%로 1년 사이에 2.25%포인트를 인상했다. 채권시장의 자금경색까지 더해지자 부동산 PF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됐다.

내년 부동산 PF 이자율 2배이상 오를듯

서울 한 재건축 아파트 건설 현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한 재건축 아파트 건설 현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내년에 건설사들이 부동산 PF로 자금을 조달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건설산업연구원은 지난달 '2023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를 통해 내년 부동산 PF 부실 위험이 높다고 지적했다. 

김성환 위원은 '레고랜드'발 부동산PF 부실에 대해 "시장관계자들 반응을 종합한 결과 브릿지론 이율이 10~12%인데 내년에 새로 받으면 20% 넘어설 것이라는 라는 응답이 많았다"면서 "이렇게 될 경우 건설사들이 감당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본PF로 전환하더라도 올해 8%대 수준에서 내년엔 약 2배 수준인 15%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다. 내년 이자율이 2배 상승하게 돼 건설사들의 부담이 배로 늘어날것이라는 전망이다.

PF 대출 1년새 22.8%↑…주택가격 하락세에 부실위험 높아져

PF대출을 통한 자금조달은 1년새 큰폭으로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12월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PF대출 잔액은 전년 동기대비 22.8% 늘어난 116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9월 말 기준 전체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는 2696조6000억원으로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125.9%에 달한다. 부동산 기업금융은 1074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3% 증가했다.

한은 보고서에서 "부동산 기업금융은 과거 PF 부실사태 발생 시기(2011~2013년)와 비교해볼 때 부실 정도가 크지 않고 금융기관의 복원력도 매우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면서도 "그러나 부동산 기업금융 규모가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금리가 높아지고 주택가격 하락세가 가파르다는 점은 부동산 기업금융의 부실위험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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