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자본시장 전망] ① 미국 최종금리 5%대, 한은도 3.5% 예상…고금리시대 '체력전'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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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자본시장 전망] ① 미국 최종금리 5%대, 한은도 3.5% 예상…고금리시대 '체력전' 돌입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3.01.01 0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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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점도표 5.10% 수준 도달
미국과 한국 기준금리 1.25%p 차이…22년만 최대
기준금리 인상 후 상당기간 지나면 가계·기업 부담 증가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내년 세계 경제에 먹구름이 낄 것이라는 전망이 드리우면서 자본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올해 각국 중앙은행들이 단행한 공격적 금리인상이 주택경기 침체, 주가 하락, 소비 부진, 달러화 상승 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금리, 환율, 부동산 등 자본시장의 내년 전망을 예측해본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한 글로벌 중앙은행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고금리시대'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올라간 금리가 고점을 유지하는 가운데 고금리 기간을 버티는 체력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미국 최종금리 수준 어디까지…연준 점도표 5.10%

한국은행이 최근 펴낸 '국제경제리뷰: 2023년 미국 경제 전망 및 주요 이슈'에 따르면 다수의 투자은행(IB) 들은 미국의 최종금리가 5% 초반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IB들의 미국 최종금리 전망은 5.0~5.25% 예상이 우세하나 낮게는 4.5~4.75%, 높게는 5.25~5.5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대다수 IB는 최종금리가 5~5.25% 수준이 되는 내년 3월에서 5월경 금리 인상 중단을 예상했다. 

미 연준은 지난 13~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새 점도표를 공개하고 내년 금리 중간값이 9월 연 4.60%에서 12월 5.10%로 0.50%포인트 높아졌다고 밝혔다. 점도표란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수준 전망을 표시한 도표를 말한다. 

앞서 올해 마지막 FOMC 당시 연준은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기준금리는 기준 3.75~4.0%에서 4.25~4.5%로 올랐다. 점도표 수준까지 도달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0.50%포인트 이상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최종금리 수준은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머물러야 한다"며 "금리인상 속도보다 최종금리 수준과 특정 금리 수준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제약적인 상황을 유지하느냐가 훨씬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FOMC 위원 19명 중 17명이 내년 최종 금리를 5% 이상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며 "충분히 긴축적인 수준에 접근하고 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덧붙였다.

현재 한국(3.25%)과 미국(4.25~4.50%)의 기준금리 격차는 1.00~1.25%포인트로 2000년 10월 1.50%포인트 이후 역전 폭이 가장 크다. 

한은 기준금리 3.5% 도달 예상…추가 인상도 가능

한은이 기준금리를 얼마나 인상하는지도 관건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한은이 내년 1분기 기준금리를 현재 3.25%에서 3.5%로 한 차례 더 0.25%포인트 올린 후 기준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5.0%까지 인상하고 한은이 기준금리를 3.5%까지만 올린다면 한미 간 금리 격차는 1.5%포인트까지 벌어질 수 있다. 이에 한은이 금리를 더 인상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금융시장 불안정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지속적인 금리 인상은 가계와 기업의 부담을 불러올 수 있다. 기준금리가 오르고 이에 따라서 시장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 또한 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올해 하반기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은 크게 늘어난 상태다. 한은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1월까지 기준금리를 아홉 차례 인상해 연 3.25%까지 끌어올렸다. 

이에 지난 15일 공시된 11월 신규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4.34%로 사상 처음 4%대를 넘어섰다. 10월에는 한 달 만에 0.58%포인트가 급등하기도 했다. 코픽스는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된다. 주담대 고정금리의 지표로 쓰이는 금융채 5년물은 4%대를 기록 중이다.

한은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되고 대출금리도 같은 폭으로 오른다고 가정할 때 전체 대출자의 이자는 약 3조3000억원 늘어난다. 이는 올해 2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에 은행·비은행 금융기관의 변동금리부 대출 비중 추정치(평균 74.2%)를 적용해 산출한 결과값이다. 이를 적용하면 지난 1년 3개월간 늘어난 이자는 36조3000억원에 달한다. 

기준금리가 내년 상반기까지 0.25~0.50%포인트 더 오르면 그만큼 이자 부담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20일 열린 물가안정 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11월 금통위 당시 다수의 금통위원이 이번 금리 인상기 최종금리 수준으로 3.5%를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는 시장과 소통을 위한 것이었지 정책 약속은 아니었다"면서 "경제 상황이 바뀌면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고금리로 인한 신용리스크 언제든 불거질 수 있어

한은은 내년 중 미국 경제가 내수를 중심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잠재성장률을 크게 하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부문별로는 개인소비와 기업투자의 증가폭이 크게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주택투자는 올해의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정부지출은 예년 수준을 소폭 하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주요 IB는 내년 3월 또는 5월까지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소폭 상회하는 수준까지 정책금리를 인상한 이후 당분간 그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며 "다만 금리인상의 누적효과가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치면서 경기와 노동시장 위축 정도에 따라 내년말에 연준이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금융권에서는 인상된 기준금리 수준이 계속 유지되면 한·미 기업들과 가계 모두 이자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워 신용리스크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내다본다. 

실제로 국내외 주요 신용평가사들은 건설과 증권, 캐피탈,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신용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실제로 국내 신용평가 3사(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나이스신용평가)는 50여개 기업을 신용등급 하향 대상으로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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