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환율] 연말까지 하락 전망…달러·원 1250~1300원 예상
상태바
[이번주 환율] 연말까지 하락 전망…달러·원 1250~1300원 예상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2.12.25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본은행 장기금리 변동 폭 ±0.50%로 확대…사실상 금리인상
반도체 수출 부진…마이너스 수출 불가피
"수출업체 네고, 수입업체 저가 매수가 시장 주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연말까지 달러·원 환율이 큰 변동성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원화가 소폭 강세를 보이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연말을 맞아 환율이 하락안정화되고 있지만 신년이 다가오면 얼마든지 분위기가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1276.2원)보다 4.6원 오른 1280.8원에 마감했다. 지난주 환율은 22일까지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30원 가까이 하락했으나 이날 미국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등 주요 경제지표가 예상치를 웃돌자 상승 전환했다. 

전날(22일) 환율은 1285.0원에 출발한 이후 장중 한 때 1273.0원까지 저점을 낮추며 낙폭을 키웠고 1276.2에 마감했다. 달러·원 환율이 종가 기준 1270원대로 하락한 것은 지난 6월 10일(1268.9원) 이후 6개월 만이다.

23일 발표된 미국의 올해 3분기 GDP 성장률 확정치는 전년 대비 연율 3.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발표한 잠정치(2.9%)보다 0.3%포인트, 10월에 발표된 속보치(2.6%)보다 상향 조정된 수치다.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를 근거로 긴축을 강화해 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이번주 환율 변동 범위를 1250~1300원 대로 예상했다.

일본은행 사실상 금리인상…초완화정책 시대 종말

지난주는 일본은행(BOJ)이 초저금리 대규모 금융 완화 정책을 수정할 방침을 결정해 글로벌 금융시장에 파장을 일으켰다. 장기금리 변동 폭을 기존 ±0.25%에서 ±0.50%로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사실상의 금리 인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로 인해 20일 달러·엔 환율은 달러당 133.55엔으로 전날보다 1.96% 하락해 올 8월 중순 이후 4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채권시장의 장기금리 지표인 일본 10년물 국채 수익률 역시 연 0.46%까지 오르며 2015년 7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그동안 일본은 연준 등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초저금리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금리 격차 확대로 일본에 있는 외국인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자 금리를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백석현 신한은행 S&T센터 연구원은 "마지막까지 완화 정책을 고수했던 일본까지 돌아서면서 지극히 완화적인 초완화정책의 종말일지도 모른다는 심리 때문에 달러화가 하락했다고 볼 수 있다"며 "이 때문에 달러·원도 다소 하락하긴 했지만 연말이라 환율이 하향안정화되는 측면도 있어 일본 때문만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각에서는 일본 장기금리 상승으로 전세계에 투자됐던 일본 자금이 본국으로 회귀(급격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하며 글로벌 금리발작 사태 재발 가능성을 우려하지만, 이런 확률은 낮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권 연구원은 "2022년 1분기 기준 일본 정부부채는 GDP 대비 238%로 매우 높은 수준이며, 따라서 정책당국이 일본 금리의 급격한 상승을 반기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 펀더멘털 부진 예상…신용리스크 확산 경계

국내에서는 이번주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수출 등 월간 주요 지표가 발표되는데 시장에서는 대체로 이들 지표가 부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생산은 전년동월비 감소폭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한국 수출 증가율은 두 자릿수의 감소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수요 위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주요 수출 품목인 반도체 역시 부진이 예상됨에 따라 당분간 마이너스 수출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미국 연준의 긴축 불확실성 등에 한국의 경기가 상대적으로 부각되고 있지 않지만 대내외 수요의 부진은 지속되고 있으며 이런 지표의 흐름이 내년에는 좀더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경기 위축에 따른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안전자산 선호 경향이 확대될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백 연구원은 "내년 전망을 보면 높아진 금리 때문에 기업 투자가 줄고 소비자들의 소비가 줄어 경기침체가 커지고, 기업들이 부채 차환할 때 어려움을 겪으면서 신용 측면에서 위험한 고비들이 있을 것"이라며 "이번주 같은 경우는 환율이 하락했지만 이러한 경향은 얼마든지 당장이라도 끝날 수 있다"고 말했다. 

26일 미 크리스마스 휴장, 29일 국내 증시 폐장일

이번주는 올해 마지막 주로 증시 폐장일은 29일이다. 오는 27일에는 국내 12월소비자심리지수, 28일 국내 10월 산업생산, 29일 국내 11월 산업생산 등 국내 지표가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외부 요인으로 인한 큰 환율 변동성이 연말까지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권 연구원은 "달러·원 환율이 1280원 지지선을 하향 이탈한 상황에서 BOJ 서프라이즈 여파가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연말을 앞두고 거래가 한산한 가운데 수출업체의 네고(달러 매도), 수입업체의 저가 매수가 시장을 주도하는 장세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