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압박에 주담대 금리 6%대 안착...신용대출 금리는 여전히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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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압박에 주담대 금리 6%대 안착...신용대출 금리는 여전히 7%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2.12.23 1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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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에 비해 주담대 상단 0.2%p,하단 0.3%p하락
신용대출 금리 다소 하락했지만 여전히 7%대
5000만원 빌린 차주 이자 부담 연 124만원 늘어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가계대출 금리 인하를 압박하면서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금리가 떨어지는 추세다. 그동안 중단됐던 은행채 발행이 약 2개월 만에 재개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당초 연내로 주담대 최고 금리가 7%를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3주 만에 금리가 떨어지면서 금리는 6% 초반선에서 안정을 찾았다. 다만 신용대출 금리는 여전히 7%대를 상회하면서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주담대 금리 6%선에서 안착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혼합형(5년 고정금리 이후 변동금리로 전환) 주담대 금리는 전날 기준 4.59~6.11%로 집계됐다. 지난 1일(4.90~6.34%)과 비교해 금리 상단이 0.23%포인트, 금리 하단이 0.31%포인트 떨어졌다. 

이처럼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가 떨어진 것은 금융당국이 은행 등 전 금융권의 대출 금리를 주 단위로 전수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부터다. 당국이 대출금리를 예의주시하고 있어 은행들로서는 가산금리를 조정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은행채 발행이 최근 재개된 것도 대출금리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시중은행들은 지난 10월 21일 이후 금융당국의 자제령에 따라 약 두 달 간 은행채 발행을 전혀 하지 않았다. 김진태 강원지사로 인해 촉발된 레고랜드 사태로 자금시장이 경색됐는데, 이 중 은행채가 시중 자금을 빨아들이는 요인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이후 시장금리가 안정화 추세에 접어들자 금융당국은 지난 19일 은행권과 회의를 열고 연말 만기 도래 물량에 대해선 공모 방식의 은행채 차환 발행을 허용했다. 이에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2500억원, 2800억원 규모의 은행채 발행에 착수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수신금리 인상 자제를 권고하면서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상승세가 주춤한 것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은행권의 수신금리 경쟁으로 시장 자금이 은행으로 몰리면서 2금융권의 유동성이 부족해지자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수신금리를 올리지 말아달라고 권고했다. 이에 따라서 연 5% 중반까지 치솟았던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는 연 4% 중반까지 내려앉았다. 

지금까지는 은행채를 통한 자금조달이 끊기면서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올린 것이 코픽스 상승과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졌지만, 은행채 발행이 재개되면서 이러한 상승세가 진정되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용대출 금리 평균 연 7%대…이자 부담 1.5배 눈덩이

상승세가 주춤한 주담대와 달리 신용대출은 올해 들어 크게 올랐다. 주요 시중은행들이 지난달 취급한 신용대출 금리는 평균 연 7%를 넘어섰다. 

이날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이 취급한 11월 기준 신용대출 금리는 평균 연 7.016%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3년 은행연합회의 가계대출금리 공시가 시작된 이후 가장 높다. 지난해 같은 기간(연 4.57%)과 비교하면 2.445%포인트 올랐다. 

신용대출 금리는 전날 기준으로도 6.08~7.27%로 나타나 이달 초(6.20~7.48%)보다는 약간 꺾였지만 여전히 7%대인 상황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신용대출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신용점수 951점 이상 차주들의 평균 취급 금리는 연 6.378%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766% 올랐다. 이는 1년 전 신용등급 5~6등급 차주가 받던 금리(연 6.448%) 수준이다. 

신용대출 평균 취급 금리가 1년 사이 약 1.5배(연 4.57%에서 7.016%) 차주의 이자 부담도 큰 폭으로 늘었다. 

예를 들어 지난해 5000만원을 빌린 차주는 연 이자로 228만5000원을 부담했다. 월 기준으로는 19만416원이다. 그러나 최근 금리로 산출하면 연 이자는 352만5000원으로 오른다. 이자 비용이 124만원 더 오른 것이다. 월 기준으로는 29만3750원으로 매달 이자를 10만원 가까이 더 부담해야 하는 구조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지난 13~14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로써 한국과 미국 간 금리차는 1.25%포인트인 상황이다. 

내년에도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인상할 것이 예고되는 상황에서 한은도 내년 초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이는 곧 시장금리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차주들의 이자부담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선 주담대의 경우 연내 7% 도달은 막았지만, 신용대출의 경우 내년 초 8%대까지도 올라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은행채 발행이 재개되면서 급한 불은 껐다는 평가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채 발행으로 수신금리 경쟁이 한풀 꺾이면서 자금조달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며 "대출금리는 내년 초까지 계속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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