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쿠친스키 대통령 탄핵안 부결…야당 이탈
상태바
페루 쿠친스키 대통령 탄핵안 부결…야당 이탈
  • 김인영 기자
  • 승인 2017.12.24 17: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후지모리 사면과 맞바꾼듯…건설사 스캔들 조사는 이어져

 

페루의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Pedro Pablo Kuczynski)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여소야대의 의회 구도에도 불구하고 부결됐다.

21일 실시된 쿠친스키에 대한 탄핵안 표결에서 재적의원 130석 가운데 79명이 찬성표를 던져 의결정족수를 넘지 못해 부결되었다. 대통령 탄핵안 의결정족수는 재적의원의 3분의2인 87명이다. 표결에서 찬성표 8표가 모자란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페루 의회는 현재 집권 여당이 18석에 불과하고, 민중권력당(FP)이 과반 이상인 73석을 차지한 제1당이며, 좌파 정당 2개가 각 10석을 차지, 총 130석 가운데 절대 다수가 야당으로 정부는 자신들의 색깔을 반영한 정책을 펼치는데 큰 어려움을 겪어왔다.

페루 정국을 뒤흔든 쿠친스키 대통령의 스캔들은 대통령이 운영하는 컨설팅 업체 웨스트필드 캐피털이 2004~2007년 오데브레시(Odebrecht)사가 이끄는 컨소시엄으로부터 78만2,000달러를 받은 정황이 드러났고, 이에 야당이 대통령 탄핵안을 제기한 것. 쿠친스키 대통령은 당시에 웨스트필드 캐피털의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본인과는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다.

브라질 최대 건설회사인 오데브레시사가 2000년 초 이후 2010대 중반까지 중남미 대부분 국가에서 로비 및 대가성 자금을 정치권에 제공하고 대규모 사업들을 수주한 사실이 드러나며 본국인 브라질을 비롯, 중남미 전역에서 전방위 조사가 진행 중이다.

제1야당인 민중권력당(FP)은 현재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딸 게이코가 이끌고 있는데, 현재 수감 중인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석방을 수 차례 요구했으나, 쿠친스키 정권이 이를 수용하지 않아 탄핵에 이르게 되었다는 것이 현지 정치분석가들의 중론이다.

이번 탄핵 표결에서 쿠친스키 대통령이 탄핵 표결을 앞두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사면 방안을 물밑으로 제시하며 민중권력당 의원들을 설득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이에 민중권력당에서 10명의 의원이 이탈해 기권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지모리는 재임시절(1990∼2000년)에 학살과 납치, 횡령 등을 행한 혐의로 25년형을 선고받고 12년째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

 

▲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페루 대통령 /위키피디아

 

쿠친스키 대통령은 재무부 장관을 지내는등 경제통으로 재계와 유대관계가 깊었지만, 작년부터 페루를 뒤흔든 Odebrecht 스캔들에 연루돼 있다는 혐의로 현재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페루에서는 2016년 쿠친스키가 집권한 이후 이 스캔들에 대한 조사가 본격화되며 Alejandro Toledo(2001~2006), Alan Garcia(2006~2011), Ollanta Humala(2011~2016) 등 3명의 전직 대통령이 모두 연루 혐의를 받고 있으며, 우말라 전 대통령의 경우 현재 부부가 구금 상태다.

탄핵안 발의에는 민중권력당을 포함해 93명의 의원이 참여, 표결에서 의결정족수는 쉽게 넘길 것으로 전망됐었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