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반도체 위기] '낸드·D램' 가격..."내년 3분기까지 더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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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반도체 위기] '낸드·D램' 가격..."내년 3분기까지 더 떨어진다"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2.12.21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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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새 반도체 수출액 30% 감소
삼성·SK 4분기 수익 악화 전망
반도체 업황 반등 내년 3분기
한국 반도체 시장이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내년 3분기까지 부진한 업황이 예상된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수출 효자' 반도체 산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반도체 수출액이 1년 사이 30% 가까이 감소했다. 여기에 내년 주력 수출품인 낸드와 D램 가격까지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업황 악화와 지정학적 리스크, 인플레이션 우려 등이 원인이라는 분석이지만 'K-반도체의 위기'는 이제 시작이라는 시각도 우세하다. 메모리 반도체에 편중된 산업구조와 경쟁업체의 성장, 미국을 필두로 자국 기업 우선주의 확산 등이 'K-반도체'의 위상을 흔들며 위기를 부채질 한다. 

첩첩산중 K-반도체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11월 반도체 수출액은 84억500만 달러(약 11조원)다. 전년 동기 대비 29.8%나 줄었다. 앞서 10월에도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7.4% 감소했다. 반도체 수출액 감소세가 시간이 지날수록 심화되는 모양새다. 관련 업계에선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업황 악화로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감한 것을 원인으로 지목한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줄면서 메모리 가격이 급격하게 낮아지고 있다. 반면 재고는 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0월 PC용 D램 제품의 평균 가격은 2.21달러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0.4% 낮은 수준이다. 낸드플래시 역시 평균 4.14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9% 하락했다. 재고 증가도 문제다. 삼성전자의 올 3분기 사업보고서를 보면 재고자산이 57조3198억원이다. 상반기 52조922억원보다 10% 늘었다. SK하이닉스 또한 3분기 재고자산이 14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120% 급증했다. 

업황 역시 좋지 않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내년 반도체 시장 규모를 5565억6800만 달러(약 723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전망치 5801억2600만 달러(약 754조원) 대비 4.1% 줄어든 수치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큰 폭으로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는 12.6% 줄어든 데 이어 내년 17%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서 경쟁 업체의 공격적인 증설도 부담스럽다. 미국의 마이크론은 10월뉴욕주 북부 클레이에 대규모 공장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마이크론은 이곳에 1000억 달러(약 143조원)를 투자해 대규모 메모리칩 공장을 건설한다. 파운드리 부문에서도 대만의 TSMC는 중국 난징 생산라인 공장 증설에 나서며 미국과 독일 등에 신규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위기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국내 반도체 '원 투 펀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당장 4분기 이익 수준이 지난해 대비 반토막이 날 것이며 내년 3분기는 돼야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DB금융투자와 대신투자증권은 각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 전망치 하향 리포트를 발간했다. DB금융투자는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49.9% 감소한 6조9000억원으로 예상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곤두박질 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률은 9.7%로 3분기까지 평균 29.5%의 3분의 1토막이 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내년 1, 2분기는 올해 4분기의 절반인 4.1%로 전망했다. 

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반도체 실적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D램과 낸드 가격은 각각 예상보다 24.3% 하향할 것"이라고 봤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24개 증권사의 삼성전자 4분기 이익 예상치는 평균 8조2264억원이다. 

SK하이닉스는 더 어렵다. 대신증권은 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손실이 1조5400억원으로 추정치(-8420억원)와 시장 컨센서스(-3864억원)를 크게 밑돌았다. 내년 영업손실도 3조5000억원으로 추정치(2조원)보다 75%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영업손실의 평균 예상치는 1조565억원이다. 

위민복 대신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보릿고개를 넘기 위한 '허리띠 조르기' 상황이다. 10월 PC D램에 이어 11월 서버 D램 가격 하락 폭도 확대되고 있다"면서 "업체들의 낸드 재고 수준이 10~12주 수준으로 이를 소진하기 위한 경쟁도 예상된다"고 밝혔다. 

반도체 업황 반등은 내년 3분기 정도로 예상된다. DB금융투자는 삼성전자에 대해 "경쟁자들의 투자 축소와 감산으로 공급은 줄어든 상황에서 낮아진 메모리 가격이 탑재량 증가로 연결되는 내년 3분기 이후 메모리 업황이 반등할 것"이라면서 "2024년 메모리 공급 부족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신증권은 "내년 3분기 급격한 가격 하락에 따른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면서 "재고가 워낙 많아 수급 균형을 찾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K-반도체 '원 투 펀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위기 극복에 적극 나서겠다는 각오다. 사진=연합뉴스

적극 대응 나선다는 K-반도체

삼성전자는 '위기는 곧 기회'라며 '초격차' 전략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인위적 감산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10월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인위적 감산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면서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해 적정 수준으로 인프라 투자는 지속된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감산 대신 현재 수준의 생산량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미세공정과 신제품 개발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삼상전자는 내년부터 5세대 10나노급 D램을 양산하겠다고 밝혔다. 낸드플래시 메모리에서는 2030년까지 1000단 V낸드 개발을 완료해 '초격차'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일단 감산과 함께 투자계획 재검토에 나선 모습이다. 6월 말 충북 청주공장 증설 계획을 이미보류했으며 계획했던 설비 투자도 줄이고 있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담당 사장은 "재고 수준이 높아 내년 캐펙스(CAPEX:자본적 지출, 시설투자)를 조정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부문에서의 수익성 강화와 D램 신제품 개발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8월 현존 최고층인 238단 낸드플래시 갭라에 성공한 SK하이닉스는 기술개발에 더 집중해 생산성과 수익성을 높이는 동시에 내년부터 본격화될 DDR5 등 고용량 제품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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