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앙은행 '딜레마'···"저금리 정책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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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중앙은행 '딜레마'···"저금리 정책 언제까지"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2.12.19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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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가 내년 4월 10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할 예정이지만 이후 BOJ가 긴축에 나설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갈리고 있다. 사진=연합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가 내년 4월 10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할 예정이지만 이후 BOJ가 긴축에 나설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갈리고 있다. 사진=연합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올해 엔화 가치가 폭락하고 인플레이션이 급등하면서 금리 인상 압박이 커졌다. 

주요국 중앙은행이 빠른 속도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섰지만 일본은 여전히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2016년부터 초완화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다.

일부 경제 전문가와 기업 경영진들은 초완화정책이 일본의 경쟁력을 갉아먹고 지출을 둘러싼 정부 부채 규율의 부재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대규모 정부 지출을 통한 30년에 걸친 부양책으로 일본이 부채는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으로 증가했다. 

금리가 대폭 오른다면 정부의 부채 상환 비용을 크게 늘리고 더 높아진 금리에 추가적인 차입을 하게 하는 악순환을 초래하는 것으로 인해 시장의 불안이 나타날 수 있다고 일부에서는 우려했다.

올해 일본과 주요국 간의 금리 격차가 확대되면서 엔화 가치는 20%가량 절하해 1990년대 말 이후 최저치로 밀렸다. 

이로 인해 수입 비용이 늘었으며 일본의 임금은 해외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줄어들면서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미국시간) 진단했다. 

일본 여행사들은 단기 고용 비자 프로그램을 통해 일본 젊은 층에 호주에서 '워킹 홀리데이'를 홍보하고 있다. 지금 환율로 따지면 호주의 시간당 최저임금은 일본의 두 배 수준이다.

공장에서는 동남아에서 온 근로자들의 고용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미 일본의 임금이 잘 오르지 않는 데다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임금의 가치도 더 낮아졌기 때문이다.

일본은 또한 연초 이후 지난 9월까지 주요 시장 가운데서 애플의 순매출이 유일하게 감소한 곳이다. 전문가들은 엔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아이폰 가격이 더 비싸졌다고 지적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애덤 포센 소장은 "만약 환율이 30% 떨어진상태로 유지된다면 재능있는 인력이 해외로 가길 원한다면 어느 시점에 일본은행은 더 높은 금리를 허용할 수 있다"면서 "일본이 세계 나머지 국가에 비해 거대하게 성장할 필요는 없지만 빠르게 위축되지 않고 있다는 느낌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크레디트스위스(CS)의 사라카와 히로미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엔화 약세는 금리 격차 때문"이라면서 "이는 또한 일본 경제의 '구조적 악화'를 반영하는 것으로 특히 일본 제조업체의 경쟁력이 줄었다"고 평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BOJ는 아직까지 통화정책 변경 압박을 거부하고 있다. 19~20일 열리는 올해 마지막 회의에서 단기금리를 마이너스(-)0.1%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가 내년 4월 10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할 예정이지만 이후 BOJ가 긴축에 나설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갈리고 있다. 

다수는 2분기나 3분기에 완만한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수입 비용 상승으로 인한 물가 상승과 리더십 교체를 그 이유로 제시했다.

로욜라 메리마운트 대학의 진 팍 정치과학자는 금리 인상에 따라 주택 소유자와 소기업에 영향을 받을 것이란 우려에 BOJ가 정책에 큰 변화를 단행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주택 소유자의 대부분은 변동금리 모기지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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