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미룬 CJ올리브영, 기업가치는 지속 성장세…왜?
상태바
상장 미룬 CJ올리브영, 기업가치는 지속 성장세…왜?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2.12.17 1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상장 연기 후 호실적 계속…경쟁사는 철수
시장 선점·MD 다양화가 강점
남은 과제는 이커머스와의 온라인 경쟁·내년 상장
사진=올리브영
사진=CJ올리브영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올해 상장 추진을 철회한 CJ올리브영의 기업가치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온·오프라인이 통합된 옴니채널 전략을 바탕으로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는 모습에 시장의 평가가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올리브영은 지난해 11월 주관사로 미래에셋과 모건스탠리를 선정하고 연내 상장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의 불황 속에 적당한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 지난 8월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2020년 프리IPO 당시 올리브영의 기업가치는 약 1조 8000억원으로 책정됐으며 작년 상장 주관사를 선정할 당시 예상 기업가치는 4조원까지 올라갔다. 

상장은 연기됐지만 올리브영의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2조 1192억원의 매출과 1378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올 상반기 매출은 1조 27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6% 증가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과 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33.0%, 32.1% 증가했다.

오프라인 점포수는 전년동기 대비 29개 증가했으며 점포당 매출액도 거리두기 해제 영향으로 30% 가량 증가했다. 온라인도 서비스 강화 및 앱고도화를 통해 전년동기 대비 31.6% 늘었다.

최근 증권가에서는 올리브영의 이러한 성장성을 반영해 기업가치를 3조원까지 언급하고 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올리브영은 상장을 연기했지만 올해 예상 순이익이 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IPO 시장의 상황이 안정된다면 최근 인정받은 기업가치 1조 8000억원보다는 높은 밸류에 상장이 유력해 CJ의 보유 지분가치가 부각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시장 선점·MD 경쟁력으로 '시장 독주'

지난 1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최된 '2022 올리브영 어워즈&페스타'가 관람객들로 북적이는 모습. 사진제공=CJ올리브영
지난 1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최된 '2022 올리브영 어워즈&페스타'가 관람객들로 북적이는 모습. 사진제공=CJ올리브영

올리브영이 H&B(헬스앤뷰티) 시장에서 독주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배경으로는 유리한 입지 선점과 MD 차별화가 꼽힌다. 

1999년 1호 매장을 연 올리브영은 현재 약 1300개에 달하는 오프라인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올리브영이 최적의 자리에 먼저 입점하면서 H&B 업계 후발주자들은 경쟁력을 키우기 어려워졌다. 

업계는 신세계 이마트의 부츠, 롯데쇼핑의 롭스에 이어 GS리테일의 랄라블라가 철수한 점도 올리브영의 경쟁력 강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한다. 

MD 차별화도 성장세에 기여했다. 소비자 기호와 트렌드를 빠르게 파악해 경쟁력있는 신규 브랜드를 입점시킨 전략이 최근 인기 품목의 주기가 짧아지는 '나노뷰티' 트렌드와 맞아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올리브영은 클리오, 닥터자르트, 메디힐, 롬앤 등의 입점 브랜드와 동반 성장하는데 성공했다. 

최근 올리브영 어워즈에서 립 메이크업 부문 1위에 오른 롬앤은 11월까지 매출이 전년 대비 108% 증가했다. 지난해 9월 입점한 어뮤즈는 11월까지 매출이 전년 동 기간 대비 8배 성장했다.

올리브영 상품 기획자(MD)는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는 상품을 떡잎 단계부터 알아보고 발굴, 육성하는 것이 올리브영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로 글로벌 화장품 기업이 인수한 몇몇 브랜드들이 올리브영을 기반으로 사업 규모를 키웠다"며 "올리브영이 한국 화장품 시장의 다양성을 한 차원 끌어올리면서 중소 브랜드의 상품 기획력과 채널 갈증을 풀었다"고 밝혔다.

올리브영의 협력사와 고객을 이어주는 ‘2022 올리브영 어워즈&페스타’도 지난 14일 막을 올렸다. 행사는 연간 1.1억 건이 넘는 구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그 해의 트렌드를 결산하는 ‘올리브영 어워즈’를 컨벤션화 한 행사로 오는 18일까지 진행된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실력 있는 브랜드를 끊임없이 발굴하고 이들 브랜드가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육성하는 것이 올리브영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옴니채널 전략·상장 과제 맡은 이선정 신임 대표

올리브영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옴니채널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2018년 첫 선을 보인 '오늘드림'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이는 올리브영 온라인몰에서 주문하면 3시간 내에 가까운 매장에서 집으로 배송해 주는 서비스로, 지난해 서울 지역의 온라인 주문 가운데 '오늘드림' 비중은 38%에 달한다.

다만 온라인 비중을 늘리면서 올리브영은 최근 뷰티 사업 확대에 나선 이커머스 업체들과 경쟁하게 됐다. 쿠팡은 자사 뷰티데이터랩이 수집한 이용자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뷰티 상품 추천 서비스를 강화했으며 SSG닷컴은 최근 뷰티 전문관 '먼데이 문'을 리뉴얼했다. 롯데온은 지난 4월 뷰티 전문관 ‘온앤더뷰티’를 론칭하고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컬리도 최근 '뷰티컬리'를 정식 론칭했다. 

앞서 CJ그룹은 지난 10월 임원인사를 통해 영업본부장을 맡고 있던 이선정 경영 리더를 올리브영 대표로 낙점했다. 이선정 경영리더는 1977년생으로 그룹 내 최연소 CEO이자 올리브영 최초의 여성 CEO다.

지난 2006년 올리브영에 합류한 이 신임 대표는 MD사업본부장, 영업본부장을 거쳤다. 업계는 MD 전문성을 갖춘 이 신임 대표가 옴니채널 전략과 상장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을 지 주목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