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성장 코리아]③ 수출 효자 바뀐다…선박·배터리 고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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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성장 코리아]③ 수출 효자 바뀐다…선박·배터리 고성장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2.12.12 1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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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대 수출품목 세계 점유율 5→4위로 올라
반도체 시장점유율 0.16% 하락…경쟁력 약화
내년 달러-원 환율 상고하저…1320~1360원
내년 조선업종의 업황이 개선되며 큰 폭의 수출 증가가 예상된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의 경기가 위축현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무역적자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국과 중국의 갈등 심화 등이 주요 요인이다. 특히 한국 수출확대에 크게 기여했던 중국이 경제성장 둔화와 함께 구조적 변화로 대(對)중국 교역에 경고등이 켜졌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급등도 무역적자 요인으로 한몫하고 있다. 최근 무역적자 요인과 내년도출회복 가능성 및 한국의 13대 주요 수출품목의 수출회복 가능성 등을 점검했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비관적 혹은 낙관적 환경 모두에 철저히 대응한다면 내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다가오는 2023년, 한국의 수출 효자 품목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력품목 중 하나인 반도체의 수출경쟁력이 하락하는 반면 오랜 시간 반등하지 못했던 선박과 2차전지는 20% 이상의 고성장이 전망된다. 

올해 한국의 수출 주력품목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상승하며 세계 4위를 달성했다. 사진=연합뉴스

13대 주력품목 세계 점유율 5→4위로 상승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최근 '팬데믹 전·후 한국 수출 주력품목 경쟁력 진단'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한국 13대 주력품목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2020~2021년 동안 0.22%포인트 증가해 세계 4위로 한 단계 상승했다고 밝혔다. 13대 주력품목은 한국 총수출의 75%, 세계 교역의 46%을 차지하는 품목으로 반도체, 일반기계, 석유제품, 석유화학, 선박류, 자동차부품, 자동차, 평판디스플레이, 철강, 무선통신기기, 가전, 컴퓨터, 섬유 등이다. 

품목별로 보면 자동차와 선박, 석유화학, 석유제품, 컴퓨터의 지난해 시장점유율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 비해 상승했다. 자동차는 6위에서 5위로, 가전은 11위에서 9위로, 컴퓨터는 13위에서 10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전통의 수출 효자 품목이던 반도체는 시장점유율이 0.16% 하락했고, 세계 순위도 4위에서 5위로 한 단계 내려 앉았다. 철강의 점유율도 0.58% 줄었고, 일반기계는 0.36%, 섬유는 0.13% 글로벌 점유율이 하락하며 약화된 수출경쟁력을 보였다. 보고서는 수출 경쟁력 약화의 원인으로 중국의 수입 수요 위축을 꼽았다. 반면 미국은 수입 수요가 증가했다. 4~8월 대미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3억2000만 달러 증가했다. 

정만기 무역협회 부회장은 “수출의 4분의 1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은 중국의 수입 수요 위축이 구조적으로 고착화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반도체가 5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현재의 수출 포트폴리오도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내년 반도체 업황 부진이 예상되는 가운데 수출 경쟁력 역시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2023년 반도체 '흐림' vs 조선 '맑음'

내년에도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반도체 업황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조선업은 과거 수주받은 선박의 수출이 대폭 증가하며 내년부터 큰 폭의 회복세가 기대된다. 

산업연구원(KIET)이 최근 발간한 '2023년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13대 주요 품목은 수출국 물가상승과 긴축통화 기조 유지, 세계 경제 성장률 둔화 등 여파로 올해(5397억달러)보다 4% 감소한 5179억달러로 전망된다. 부문별로 ▲자동차 2.5% ▲조선 42.4% ▲2차전지 17.3% ▲헬스바이오 6.5% 등을 제외한 나머지 산업군은 수출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13대 주력산업의 수출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올해 77.8%에서 내년 77.1%로 0.7%포인트 하락한다.

업종별로 보면 자동차는 공급 차질이 일부 해소되고 국내업체의 공급 능력이나 가격 경쟁력이 우위를 보이면서 전년대비 2.5% 증가한 783억달러(자동차부품 포함)를 기록할 전망이다. 

조선은 괄목할만한 성장이 기대된다. 2020년 4분기 이후 대량으로 수주받은 컨테이너선과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LPG(액화석유가스) 운반선 등의 수출이 대폭 늘어나면서 지난해 대비 42.4% 증가한 257억달러 규모의 수출이 전망된다. 다만 생산인력 부족으로 생산 차질 심화는 우려되는 부분이다. 2023년 2024년 인도 예정인 수주물량은 1100만 CGT(표준선 환산톤수) 이상으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생산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 인력으로는 1000만 CGT 이상을 생산하기 어렵다는 게 산업연구원의 분석이다. 

반도체는 코로나19 이후 발생한 과다 수요가 줄어들고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요산업이 부진해 전년 증가세(1.6%)에서 큰 폭의 감소세(-.9.9%)로 돌아설 전망이다. 산업연구원은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대부분 내년 세계 반도체 시장 축소를 전망한다"며 "당분간 글로벌 수요가 줄고 단가 하락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한국 반도체 기업은 재고관리 등 손실 최소화를 위한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무역협회도 비슷한 전망이다. 반도체와 석유제품은 각 15%와 13.5% 수출이 줄어들 것으로 봤다. 이어 철강과 석유화학도 각 9.9%와 9.4%씩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반해 선박은 코로나19로 인한 올해 수출 부진(-18.7%)을 딛고 수주 회복으로 내년 인도 물량이 크게 늘면서 수출이 274%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무역협회는 "반도체는 내년 1분기까지 메모리가격 하락세가 예상되며 업계는 투자 축소와 감산 등으로 공급량 조절에 나서야 한다"며 "조선업은 경기침체와 해상 물동량 감소로 선박 인도지연 가능성이 있고, 러시아 제재 장기화로 러시아향 수출불확실성 등 하방 위험이 상존하지만 큰 폭의 수출 증가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내년 환율은 상고하저 흐름이 예상되며 연평균 1320원에서 1360원 사이를 오갈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내년 환율 '상고하저'…1320~1360원

국내 민간·국책 경제연구소는 내년 달러-원 환율 평균은 1320~1360원선으로 전망했다. 내년 1분기 정점을 기록한 뒤 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낮아지는 '상고하저'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산업연구원(KIET)은 2023년 경제전망에서 내년 달러-원 환율이 '상고하저' 흐름 속에 평균 1320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반기에는 달러-원 환율이 1343.3원으로, 하반기에는 1295.0원으로 1300원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홍성욱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과 글로벌 성장 둔화 등 달러 강세 요인이 있지만 한·미 금리 스프레드(차이) 축소로 하반기 안정세가 예상된다는 점을 고려해 연평균 1319.2원 내외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10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실질실효환율로 평가한 원화가치가 내년 4% 정도 절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KDI는 원화 절하폭만 제시했고, 구체적인 수준은 경제전망에서 밝히지 않았다. KDI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가속화돼 달러 강세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 제로코로나 정책,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되면서 전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과 경기 둔화 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2023년 경제전망에서 내년도 달러-원 환율의 평균치가 올해 전망치 보다 높은 1360원 수준을 보일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 상반기 달러-원 환율은 평균 1233.9원이다.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평균 1378원을 기록해 올해 연간 1305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내년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달러화 강세가 다소 완화되겠지만 현재의 높은 환율 수준에 따른 기져 효과로 연평균 환율은 올해보다 높은 1360원 수준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1분기까지 달러 강세가 지속된 이후 점진적 하향 안정화가 예상되나 인플레이션 피크아웃 지연,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경상수지 악화 지속 등 위험요인이 현실화 될 경우 원달러 환율이 추가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말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도 '2023년 세계 경제 전망'에서 미국의 통화 긴축과 안전자산 선호 등 대외 요인에 영향을 받으며 내년 달러-원이 '상고하저'의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구체적인 환율 수준은 제시하지 않았다.

안성배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금융 실장은 "미 연준의 통화정책이 상반기에 추가 금리인상, 하반기에 금리인상 중단과 금리인하 기대감 고조로 달러화가 상고하저의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는 원화 약세로 작용하겠지만, 내년 유가가 올해에 비해 다소 하향 안정되고 내년 중국경제가 소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원화 안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채권 시장 전문가들도 대체로 내년 1분기 환율이 고점을 기록한 뒤 점차 낮아지는 '상고하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내년 달러-원 환율은 1분기 이후 점진적으로 하락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달러-원 환율의 고점 도달에 대한 인식이 확대됐고,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조치 완화로 위안화 약세 부담이 약화 됐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되는 내년 1분기를 전후로 미 달러가 완만한 하락 기조를 시현해 내년 1분기 평균 1340원, 2분기 1300원, 3분기 1270원, 4분기 1250원 내외를 기록할 것"이라며 "다만, 무역수지 적자가 내년까지 이어지고, 국내 수출의 20% 가량을 차지하는 반도체 산업 부진하고 과거보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줄어든다면 달러-원 하락 폭도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이 다음달에 이어 내년 1분기에도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한 후 긴축 사이클을 종료할 것으로 보여진다"며 "이로 인해 미국과 미국 외 지역의 금리차와 경기 격차가 축소되면서 일방적인 달러 강세 압력이 완화되고, 원·달러 환율도 점진적 하락세를 그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내년 1분기까지는 연준의 긴축 이슈와 겨울철 에나지 수입에 따른 경상 수급 부진 이슈가 남아있다"며 "연중으로 갈수록 에너지 수입 고점 확인, 미 긴축 경계감 완화 등으로 원화 강세가 나타나며 1분기 평균 1350원, 2분기 1310원, 3분기 1250원, 4분기 1220원으로 연평균 1283원의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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