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세상읽기] 물류·생산·이동까지…로봇에 진심인 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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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세상읽기] 물류·생산·이동까지…로봇에 진심인 LG전자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2.12.11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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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배송·산업·모빌리티 로봇사업 다각화
서비스 로봇시장, 중국 저가 시장 공세 극복해야
LG전자가 로봇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불과 40년전 노트북은 공상과학 영화의 소품 정도였다. 20년전 스마트폰은 먼 미래의 상징일 뿐이었다. 이제 인류는 스마트폰과 노트북에 버금가는 이동 수단의 혁명을 준비하고 있다. 이르면 10년 후 늦어도 20년후 세상을 또 한번 바꿔 놓을 ‘모빌리티’. 아직도 모빌리티에 대한 개념은 모호하다. 모빌리티는 인류가 육·해·공을 통해 이동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의미한다. 자동차에만 국한되지도 않는다. 모빌리티를 준비하는 글로벌 자동차·IT업계 동향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LG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점 찍은 로봇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서비스, 위생, 배송 등에 이어 산업용 로봇과 자율주행 잔디깎이 등 가전과 전장 기술을 융합하며 로봇사업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LG전자는 '더 나은 고객의 삶'을 모토로 내걸었다.  

LG전자의 자율주행 콘셉트 모델 'LG옴니팟' 개념도. 사진=연합뉴스

미래차까지 적극 대응

LG전자는 올해 초 열린 CES 2022에서 자율주행차 콘셉트 모델 'LG옴니팟'을 처음 공개하며 새로운 모빌리티 경험의 비전을 제시했다. LG 옴니팟은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업무 공간이 될 수도 있고, 영화감상, 운동, 캠핑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는 개인공간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LG전자는 옴니팟을 통해 고객이 어디서든 집과 같은 편안함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자동차가 이동수단을 넘어 생활공간으로 진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LG전자는 자동차 부품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2013년 VS((Vehicle Component Solutions) 사업부를 신설해 인포테인먼트 사업을 강화했다. 이어 2018년 차량용 프리미엄 헤드램프 기업 'ZKW'를, 지난해 7월에는 전기차 합작법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출범시키기도 했다. 이를 통해 '인포테인먼트-램프-e파워트레인'이라는 전장 3각 편대를 완성했다. 또한 지난해 9월 사이버보안 분야 선도기업인 사이벨럼을 인수했다. 

LG전자는 최근 카카오모빌리티와 업무협약을 맺고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할 고객경험 기반의 차별화된 기술과 서비스를 발굴하는 데 집중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동안 축적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로봇, 데이터 융합, 통신 등의 기술력과 카카오모빌리티의 플랫폼 운영 노하우 및 고도화 데이터 분석 능력의 시너지를 노린다. 첫 프로젝트로 두 회사는 실내외 로봇 배송 서비스에 대한 실증사업을 전개한다. 이후 이종(異種) 산업과 연계한 서비스 개발도 협업한다.

LG 클로이가 학생들에게 안내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로봇사업 종횡무진

2017년 인천국제공항에서 LG 클로이 가이드봇 시범 운영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로봇 사업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LG전자는 이후 LG 클로이 서브봇, LG 클로이 바리스타봇, LG 클로이 셰프봇, LG 클로이 UV-C봇 등을 개발했다. 특히 지난 6월에는 자율주행 기반 차세대 물류 로봇 'LG 클로이 캐리봇'을 선보이며 물류 로봇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LG 클로이 캐리봇은 본체 뒤 대량의 물건을 적재해 목적지로 운반하는 데 특화된 물류 로봇이다. 무인운반차(AGV)에서 한 단계 진화한 자율주행로봇(AMR)이다. 정해진 동선을 따라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경로를 찾아 이동한다. 복잡한 공간에서 십수대 이상이 동시에 움직여야 하는 물류 로봇의 특성을 감안해 LG전자는 인공지능 기반의 자율주행, 로봇 간 상호작용을 위한 5G 이상의 초고속 통신, 주변 정부 수집 및 빅데이터 처리 고도화 관련 기술력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LG전자는 서비스 로봇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호텔, 병원 레지던스, F&B(식음료) 등 업종별 맞춤형 로봇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다. 건물 내 주요 시설물 안내에 그치지 않고 고객과 함께 목적지까지 가는 '목적지 동반 서비스', '시설 관련 정보 문자 서비스', '도슨트', '보안 업무', '배송', '살균' 등 다양한 기능을 바탕으로 고객 편의를 제공한다. 

스마트 공장 구축도 속도를 내고 있다. LG전자의 LG스마트파크는 지능형 자율공장 체제로 본격 전환하고 있다. LG전자는 60년 이상된 제조 노하우에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5G 등 첨단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공장을 구축해 4차 산업시대 생산 혁신에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스마트파크 구축으로 생산성이 20% 향성됐으며 라인 개발 및 구축 기간도 30% 짧아졌다고 밝혔다. 여기에 작업 환경 역시 더욱 안전해졌다. 탄소 배출 저감 등 에너지 효율도 약 30% 개선했다. 2025년 최종 완공되면 기존 최대 200만대 수준인 냉장고 생산 능력이 300만대 이상으로 늘어난다. LG전자는 지능화 공정 기술을 글로벌 생산 법인에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LG의 물류 로봇. 사진제공=LG전자

커지는 로봇시장, 中 저가 공세 넘어야

로봇시장은 2030년 2600억 달러(약 340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3대 컨설팅사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 로봇시장 규모는 지금의 10배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차별화된 소프트웨어와 프리미엄 서비스로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다만 저가형 로봇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중국의 정면승부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비스 로봇 시장에서 일전이 불가피하다. 현재 서비스 로봇 시장에서 중국의 점유율은 52% 가량으로 추정된다. 중국제 서비스 로봇 판매액은 지난해 302억6000만 위안(약 5조7000억원)을 기록하며 1년 새 36% 가량 증가했다. 

중국의 높은 점유율 뒤에는 저가 공세가 있다. 이미 태양광 패널 시장에서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에 밀려 사업 철수를 경험한 바 있는 LG전자는 프리미엄 로봇과 소프트웨어로 중국의 저가 공세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원천 기술로 활용될 수 있는 6세대(6G) 차세대 이동통신 사업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6G는 5G보다 약 50배 빨라 로봇,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커넥티드카 등 활용 범위가 무궁무진하다. 지상은 물론 공중 10km 구역까지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빅데이터 수집을 통한 고객 맞춤형 로봇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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