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CJ제일제당, '햇반 발주 중단' 공방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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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CJ제일제당, '햇반 발주 중단' 공방 언제까지?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2.12.07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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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CJ제일제당 발주 연내 재개될까…협상 가능성 열어놔
'갑과 갑' 신경전이 유통사-제조사 갈등 수면 위로 올렸단 평가도
CJ제일제당 햇반 매일잡곡밥 제품 연출 이미지. 사진=CJ더마켓 캡처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최근 쿠팡과 CJ제일제당의 공방전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갈등이 제조사와 유통사 간 가격 결정권을 둘러싼 '힘겨루기'라는 분석이 이어지는 가운데, 양사가 연내 협상을 마무리해 발주를 재개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앞서 쿠팡은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만두, 햇반 등 주요 제품 발주를 중단했다. 현재 쿠팡에서 판매중인 관련 상품은 기존 재고분이다. 

양사는 발주 중단 원인에 대해 입장차를 보였다. CJ제일제당은 내년 마진율 협상 과정에서 쿠팡 측이 과도한 요구를 했고, 이를 거부하자 발주가 중단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쿠팡은 연초부터 CJ제일제당이 주요 제품 가격을 수차례 인상하며 당초 계약한 공급 물량에 미치지 못하는 양을 납품했다고 지적했다.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쿠팡 측에 당초 계약한 물량의 50~60% 가량을 납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CJ제일제당은 올해 햇반의 발주량이 늘어 전반적으로 물량 부족 현상이 벌어졌고, 쿠팡은 오히려 타 채널에 비해 발주량 대비 공급량을 높게 책정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G마켓·옥션, ‘CJ제일제당’ 특별전 포스터. 사진제공=G마켓

공방전이 이어지는 와중에 쿠팡의 경쟁 상대인 이커머스 기업들은 최근 CJ제일제당과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펼치고 나섰다. G마켓과 옥션은 오는 11일까지 '지마켓XCJ제일제당 특별전'을 진행하며, 같은 기간 위메프와 11번가도 CJ제일제당 주요 상품을 할인 판매한다. 마켓컬리도 오는 8일부터 15일까지 CJ제일제당 특가전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양사의 갈등이 심화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연말 즈음 통상적으로 각 이커머스사에서 직접 기획해 진행되는 행사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쿠팡과 CJ제일제당은 갈등 구도가 장기화되는 데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협상 가능성을 열어놓고 합의점을 찾아갈 전망이다. 각사가 이커머스와 식품업계에서 절대 강자의 위치에 있는 만큼 갈등이 길어질 수록 양측 모두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쿠팡의 경우 국내 즉석밥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는 햇반 등의 상품을 팔지 못하게 되면 매출 타격을 입게 되고, CJ제일제당 역시 발주 중단이 계속되면 쿠팡이 확보한 충성고객에게 제품을 판매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쿠팡과 CJ제일제당 사이의 발주 중단 논란은 협상 주도권을 놓고 벌어진 일종의 신경전"이라며 "서로 끝장을 보려는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실질적인 손해가 벌어지기 전에 합의점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대내외 영업환경이 악화되면서 이번 '햇반전쟁'같이 마진율을 두고 벌어지는 유통사와 제조사간의 갈등이 더 잦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로 인해 선택의 폭이 좁아지는 등의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CJ제일제당과 쿠팡은 각자 강한 힘을 갖췄기 때문에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지, 힘이 한 쪽으로 쏠리면 갈등이 드러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갈등이 소비자 불편으로 이어져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쿠팡의 최저가 정책이 소비자에게 좋은 선택지이긴 하지만 유통 마진을 챙기는 과정에서 제조사에 너무 낮은 단가를 요구해 고통을 준다면 바람직하지 않다"며 "또 CJ제일제당과 같은 대형 제조사는 혁신을 통해 가격 인상 요인을 흡수하는 등의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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