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천주교 유적 ‘고초골 공소’ 문화재 등록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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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천주교 유적 ‘고초골 공소’ 문화재 등록예고
  • 김송현 기자
  • 승인 2017.12.14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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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학일리에 천주교 피정의 집이 있다. 한옥으로 꾸려져 있다. 얼마동안 세상일을 멈추고 온전히 영혼의 문제를 위해 묵상하고 기도하는 곳이다.

이 건물은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천주교 고초골 공소(公所)다. 본당보다 작은 교회로, 신부가 상주하지 않는 예배소를 말한다. 정확한 준공연대는 알수 없지만, 카톨릭신문에 따르면 고초골 공소는 조선 영·정조 때의 무신 이주국 장군 소유의 건물을 해체하면서 나온 자재로 지었다고 한다. 공소 건물은 세운지 150년쯤 되지만, 건물 자재는 더 오래됐다는 것이다. 아직도 상량묵서(上梁墨書)가 남아 있어 역사가 오래 됐음을 알려준다. 상량문서에는 이 건물이 1891년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문구가 남아 있다.

문헌에 따르면 조선말기 천주교 박해시대 때부터 이 고초골(학일리)에 교우촌이 형성돼 있었다. 1866년 12월 천주교 교도 두명이 이 지역에 거주하다 체포됐고, 1867년 2월에도 교도들이 살고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이 공소의 신자들은 대부분 토박이가 아니었다고 한다. 미리내, 광주 등지에서 신앙생활을 이어오던 신자들이 생활고 등의 이유로 농토가 넓은 고초골로 이전해 왔다. 신자 통계는 1900년부터인데, 고초골 공소의 신자는 1900년 78명에서 1910년에는 140명, 1920년에는 232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현대에 들어 교통이 발달하면서 인근 성당에서 미사를 할 수 있게 되자 공소 공동체는 본당공동체에 흡수됐고, 2003년 원삼 본당은 공소를 리모델링해 ‘고초골 피정의 집’을 만들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 용인 고초골 공소 /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은 14일 종진)은 「용인 고초골 공소」와 「구 안성구청」 2건에 대해 근대문화유산으로서 가치가 있다고 보고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

고초골 공소는 아직까지도 예배당으로서 기능을 이어가고 있으며, 건물 구조, 평면형식 등 건물 본래의 모습도 잘 간직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또 과거 용인지역의 살림집 형태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유산으로 평가했다. 또 근대기 천주교가 정착해 가는 과정에서 그 기능을 담아내기 위해 한옥이 변모해 가는 시대적 상황도 잘 보여주고 있다.

 

▲ 옛 안성군청의 현재 모습 /문화재청 제공

 

1928년 건립된 「구 안성군청」은 근대기에 상업도시로 번성한 안성 지역의 행정 중심시설로서 지금도 관공서로 사용되는 곳이다. 평면구성과 입면 처리 등 당시의 건축적 특징과 관공서 건물의 전형적인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일제강점기에 건립된 관공서 건물 중 현재까지 남아 있는 사례가 많지 않아 희소성이 있다. 조적(벽돌쌓기) 기법 등을 사용한 건축적 특징과 가치도 잘 담아내고 있다.

이번에 등록 예고된 2건은 30일간의 예고 과정에서 의견 수렴 후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문화재로 등록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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