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식품 물가 고공행진…오르지 않은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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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식품 물가 고공행진…오르지 않은 게 없다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2.12.06 1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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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가공식품 물가 9.4%↑…장바구니 부담 가중
식품업계 가격 인상 행렬…"원·부자재값 부담"
원유값 영향으로 '출고가 인상' 지속 전망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커피 믹스 제품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5% 상승하며 물가 오름세가 둔화하는 양상을 보였지만 가공식품 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가공식품 73개 품목 중 70개 가격이 지난해보다 오른데다가, 전년 동월 대비 10% 이상 오른 품목도 31개(42.5%)로 집계되며 가계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6일 통계청에 따르면 11월 물가 상승률은 5%를 기록하며 지난달(5.7%)보다 0.7%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 4월(4.8%)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올해 물가 상승률은 지난 7월 6.3%로 최고치를 찍은 후 5%대에 머물고 있다. 고공행진하던 상승률이 한풀 꺾인 모습이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가공식품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하며 장바구니 부담의 원인이 되고 있다. 지난달 가공식품은 9.4% 올라 전월(9.5%)과 비슷한 상승률을 보였다. 이는 전체 공업제품 소비자물가(5.9%)보다 1.59배 높은 수준이다. 외식 물가 상승률도 전월(8.9%)보다 소폭 작아진 8.6%로 나타났다. 

가공식품은 73개 품목 중 전년보다 가격이 오르지 않은 품목은 이유식(0.0%), 젓갈(-0.2%), 유산균(-3.5%) 등 3개에 그쳤다. 가장 크게 상승한 품목은 식용유로 전년보다 43.3% 올랐다. 이어 밀가루와 치즈가 35% 넘게 올랐으며 시리얼, 부침가루, 국수, 물엿, 김치, 드레싱, 카레, 잼 등의 가격은 20% 이상 상승했다.

'가공식품 출고가 인상'이 향후 물가 주요 상방요인  

가공식품 물가 상승에는 최근 식품업계의 줄이은 가격 인상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12월에도 주요 식품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가공식품 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빙그레는 아이스크림의 편의점 가격을 인상했다. 투게더 아이스크림이 8000원에서 9000원으로 12.5% 올랐고, 붕어싸만코와 빵또아는 2000원에서 2200원으로 10% 비싸졌다. 

앞서 빙그레는 지난 3월 투게더, 메로나 등의 소매점 가격을 올렸고 8월에는 붕어싸만코, 빵또아 등의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빙그레 관계자는 "우유 원유 가격 상승에 따라 불가피하게 원유 함량이 높은 제품의 가격을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칠성음료도 지난 1일부터 음료 10종의 가격을 평균 4% 인상했다. 가격 인상 제품은 업소용 칠성사이다와 펩시콜라, 업소용 탐스, 칸타타, 레쓰비, 아이시스, 델몬트 주스, 롯데 주스, 에비앙, 볼빅 등이다.

롯데칠성음료 측은 "그동안 원가개선, 비용 효율성 제고 등 다양한 노력으로 가격 조정을 최대한 억제해왔으나 최근 당류와 오렌지, 커피 원료뿐 아니라 캔, 페트 등 포장재 원재료 가격과 인건비, 물류비, 전기가스 요금인상 등 제반 경비상승으로 제품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날 LG생활건강도 파워에이드, 미닛메이드, 토레타, 몬스터 등의 제품 공급가를 평균 6.1% 인상했고, 동아오츠카는 포카리스웨트, 나랑드사이다, 오란씨, 데미소다 등 음료 제품 가격을 평균 8.6% 올렸다.

이 외에도 hy가 이달부터 흰 우유 및 발효유 일부 제품 가격을 올렸으며 CJ제일제당은 참기름, 식초, 맛술 등의 가격을 인상했다. 오뚜기도 이달 참기름, 케첩, 마요네즈, 황도 가격을 7~15% 정도 올렸고 풀무원은 수입콩 두부인 소가 두부가격을 5~6% 가량 인상했다. 동서식품은 오는 15일부터 인스턴트 커피와 커피믹스 등 제품의 출고 가격을 9.8% 인상할 예정이다. 

식품업계는 가격 인상의 원인으로 국제적인 원·부자재 가격 인상과 에너지 가격 상승, 고환율 등의 영향을 꼽았다. 이에 지난달 우유 등 유제품 원재료가 되는 원유(原乳) 가격이 인상되면서 '밀크플레이션' 현실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가공식품은 한번 가격이 오르면 쉽게 떨어지지 않아 물가 상승률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도 이어진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원유 가격 인상으로 가공식품 출고가 인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석유류 가격도 다소 오름세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다음 달 이후에는 상하방 요인이 모두 있어 물가 상승률이 지금 수준에서 등락하지 않을까 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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