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취임 40일 이재용의 선택…UAE와 첫 女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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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취임 40일 이재용의 선택…UAE와 첫 女사장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2.12.05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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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회장 첫 중동 순방에 나서
UAE와 AI·5G 등 사업 협력 강화 모색
첫번째 사장단 인사…여성 사장 첫 인선
그룹 컨트롤타워 부활에 '불가' 의견 전하기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4일 회장 취임 후 처음으로 중동 순방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0월27일 10년 만에 삼성전자 회장에 취임한 지 40일이 지났다. 이 회장은 취임 후 지역 협력사를 챙기며 상생을 강조하는 동시에 글로벌 VIP 인사들과 연이어 만나 사업 방향을 논의하는 등 경제 협력 기틀을 다졌다. 그리고 5일 이 회장은 취임 후 첫 사장단 인사와 함께 1년 만에 UAE로 출장길에 올랐다. 

UAE '오아시스' 찾는다

이 부회장은 지난 4일 취임 후 첫 중동 순방지인 UAE로 출국했다.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대통령이 주최하는 비공개 포럼 참석차 비행기에 올랐다. 지난해 12월 아부다비를 찾은 지 1년 만이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올해 5월 UAE 대통령에 선출됐다. 무함마드 대통령과 이 회장은 인연이 깊다. 무함마드 왕세자가 2019년 삼성전자 화성 사업장을 방문했을 때 이 회장이 5G와 반도체 전시관과 생산라인을 직접 안내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무함마드 대통령이 방한하기 직전에도 UAE에서 만나 5G와 IT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회장은 일찍이 중동에서 신사업 발굴에 주목해 왔다. 석유 의존도를 줄이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는 중동 국가에서 삼성의 미래 먹거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19년 6월 삼성 사장단 회의 당시 이 회장은 "중동지역 국가의 미래 산업 분야에서 삼성이 잘해낼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고 협력 강화 방안을 마련해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UAE 출장에서 이 회장은 중동 현지 상황을 직접 점검하고 인공지능(AI), 5세대(5G), 메타버스 등 미래 먹거리 분야 이외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등 건설 계열사들의 새로운 사업 기회를 구상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앞서 삼성물산의 두바이 부르즈칼리파 시공 참여, 삼성엔지니어링의 정유 플랜트 사업 등을 통해 UAE와 협력을 강화해 왔다. 특히 스마트시티 사업에서 협력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UAE는 사우디의 '네옴'과 함께 중동 지역을 대표하는 초대형 도시 개발 계획인 '마스다르시티' 건설을 준비 중이다. 섬성을 비롯해 국내 기업들은 건설과 5G, 정보통신기술(ICT) 등 다방면으로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탈탄소 스마트시티 마스다르 개념도. 사진=마스다르 유튜브 화면 캡처

李 회장, 마스다르 시티 주목하는 까닭

이번 출장에서 이 회장은 무함마드 대통령과 함께 정·재계 인사를 만나 다양한 산업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6년 처음 공개된 마스다르시티 구상 계획은 청정에너지 설비로 모든 전력을 공급 받으며 첨단 기업 및 연구기관이 밀집한 공간으로 설계됐다. 완공 후 UAE의 과학기술 허브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총면적 6평방킬로미터((㎢), 인구 5만, 사업체 1500개를 유치할 수 있으며 총사업 비용은 180억~220억 달러(약 23조~28조원)다. 완공 예정일은 20115년이었지만 2008년 금융위기 등 풍파를 겪으면서 2030년까지 밀려난 상태다. 

이 회장은 마스다르 시티 개발에 있어 삼성이 5G 네트워크는 물론 사물인터넷(loT), IT시스템 통합 등에서 새로운 시장을 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네옴과 마스다르는 아파트와 상점 등 모든 구획을 첨단 네트워크로 스마트화해야 하기 때문에 삼성과 같은 IT 기업과 협력이 필요할 것"이라며 "삼성은 이미 두 프로젝트에 합류하고 있고, 두 도시와 프로젝트 협력이 더욱 확대된다면 새로운 '중동의 붐'이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 첫 여성 사장에 오른 이영희 부사장. 사진=연합뉴스

컨트롤타워 버리고, 첫 여사장 고르고 

이 회장은 UAE 출장에 앞서 회장 취임 후 첫 정기 사장단 인사에 사인했다. 삼성전자는 5일 이영희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모두 7명의 사장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오너 일가를 제외하고 삼성의 첫 여성 사장이 나왔다. 삼성전자는 이날 사장 승진 7명, 위촉 업무 변경 2명 등 모두 9명 규모의 2023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디바이스경험(DX) 분야에서는 김우준 네트워크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부사장)이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으로, 이영희 글로벌마케팅센터장(부사장)이 글로벌마케팅실장(사장)으로, 백수현 커뮤니케이션팀장(부사장)이 보직은 그대로 맡으면서 사장으로 각각 승진했다.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에서는 남석우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부사장)이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제조담당(사장)으로, 송재혁 반도체연구소장(부사장)이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반도체연구소장(사장)으로 각각 올라섰다.

양걸 중국전략협력실 부실장(부사장)은 중국전력협력실장(사장)으로 진급했다. 박승희 삼성물산 건설무분 커뮤니케이션팀장(부사장)은 삼성전자 CR담당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자리를 옮겼다.

삼성전자는 이번 사장단 인사에 대해 "네트워크 사업의 성장에 기여한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사업부장으로 과감히 보임하고 반도체 사업의 개발과 제조 역량 강화에 기여한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핵심사업의 미래 대비 경쟁력 강화의지를 확고히 하는 한편, 성과주의 인사를 실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역량과 성과가 있는 여성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여성인재들에게 성장 비전을 제시하고 과감히 도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기존 2인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하여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 하에서 경영 안정을 도모하는 동시에 미래 준비를 위한 과감한 변화와 혁신을 통해 고객 중심의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목이 쏠렸던 컨트롤타워는 복원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애초 이 회장 취임 후 첫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과거 미래전략실과 같은 '컨트롤타워' 조직을 복원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간 삼성 안팎에선 ▲사업지원TF(전자 계열) ▲EPC경쟁력강화TF(건설 계열) ▲금융경쟁력제고TF(금융 계열) 등으로 분산된 지원 조직을 하나로 합칠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해 왔다. 하지만 이 회장은 이런 지적에 대해 '불가' 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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