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와인 강매 무혐의' 이호진 회장, 태광그룹 재도약 중심에 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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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와인 강매 무혐의' 이호진 회장, 태광그룹 재도약 중심에 설 수 있을까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2.12.02 16:20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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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법원 김치·와인 강매 '혐의없음' 판단
"강력한 오너십 바탕 기업가 정신 필요해"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고개를 떨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오너 부재로 지난 10여년 간 빛을 발하지 못했던 태광그룹에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대대적인 인적쇄신과 투자와 혁신으로 불확실성이 커져만 가는 경영환경에서 재도약하기 위한 필사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단적으로 지난해 6월 태광그룹은 LG화학과 손잡고 아크릴로니트린(AN) 증설을 위한 대규모 합작투자를 결정해 티엘케미칼을 설립했다. 최근 TL케미칼은 울산시와 생산시설 증설 투자 양해각서를 맺는 등 신사업 영토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한계도 있다는 게 태광그룹 관계자의 말이다. "잃어버린 10년을 만회하기 위한 태광그룹의 노력들이 이미 무혐의 처분을 받은 전 이호진 회장 관련 이슈들로 가십거리로 전락하는 거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무혐의 처분으로 끝난 계열사 김치·와인 강매

지난해 8월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은 총수 일가 소유 회사에서 생산한 김치와 와인을 그룹 계열사에 강매한 혐의를 벗었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의 관여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보고 당시 태광그룹 A 경영기획실장만 재판에 넘겼다. A 실장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A실장이 2014년 4월~2016년 9월 이 전 회장 일가가 소유한 '티시스'에서 생산한 김치를 19개 계열사들이 고가에 사들이게 한 혐의가 있다고 기소했다. 당시 거래액만 95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또 비슷한 시기 이 전 회장 일가가 지분 100%를 소유한 '메르뱅'에서 판매하는 와인을 계열사들이 사도록 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 거래액 역시 46억원 가량에 이르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9년 이 전 회장과 A 실장장, 계열사들을 검찰에 고발하고 과징금 21억8000만원을 부과했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이 이와 관련한 재무 상황을 보고 받거나 지시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했다. 아울러 A 실장의 지시를 받고 김치·와인을 매수한 16개 계열사는 가담 경위와 과징금을 처분 받은 사정 등을 감안해 기소유예하고 흡수 합병으로 없어진 3개 계열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처분했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공정위가 제시한 위반 금액은 최대 33억원이다. 통상적인 대규모 기업집단의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에서의 위반 금액 수준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다"면서 "공정위의 고발 후 언론에서 '회장님표 김치'라는 낙인을 찍었지만 정작 골프장과 와인 유통 시장에서의 경쟁력 저하와 편법적 경영 승계를 지적했던 공정위의 고발 이유와 달리 법원과 검찰의 최종 결정은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치와 와인 판매와 관련해 지나치게 자극적인 부분만 부각돼 가십거리처럼 회자되고 있는 측면이 있다"면서 "시장질서를 교란했다는 공정위의 판단에 검찰이 혐의 없음이라고 판단했음에도 주홍글씨처럼 (이 전 회장을) 따라다닌다"고 설명했다. 

'황제보석'이 억울하다는 태광

이 전 회장은 2010년 가을 서울서부지방검찰청의 수사 과정에서 구속됐다. 이후 간암 3기로 악화됐고, 2011년 4월 서울아산병원에서 간의 35%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다. 2012년 항소심 재판 중 간이식을 받기 위해 미국행을 결정했지만 당시 보석 결정은 서울아산병원과 자택으로 한정됐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법원은 보석 결정 조건으로 이 전 회장의 '주거지'를 자택과 서울아산병원으로 한정하고 '출국'하거나 3일 이상 '여행' 할 경우 법원의 허가를 받도록 했다"며 "언론이 문제삼은 식당 및 정신과 병원 방문은 보석조건 위반이 아니며 일반적인 보석집행의 형태"라고 설명했다.  

2011년 기소 후 1심 판결(2012년 2월), 항소심 판결(2012년)까지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이후 상고에 따른 대법원 심리가 4년으로 길어진데 더해 파기환송판결이 반복되면서 대법원 최종 확정 판결(2019년 6월)까지 9년의 시간이 흘렀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황제보석'이라 부르는 기간 동안 이 전 회장은 교도소에 수감되지 만 않았을 뿐 매우 제한된 생활을 했다"며 "이 전 회장의 7년간의 보석 기간(2012~2018년) 중 사실상 철창없는 감옥 생활을 했다"고 설명했다. 

재도약 위한 인적 쇄신 

태광그룹은 재도약을 위한 인적 쇄신을 단행하는 등 다가올 변화와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태광산업의 경우 올 1월 조진환 정철현 대표를 신임 각자대표로 선임했다. 조 대표는 석유화학사업본부를, 정 대표는 섬유사업본부다. 정 대표는 그룹의 섬유 자회사인 대한화섬도 함께 맡는다.

지난 2월에는 흥국생명과 흥국화재에 신임 대표이사로 각각 임형준 대표와 임규준 대표를 선임했다. 두 대표는 금융 분야에서 다양한 경력을 쌓은 전문가로, 건강한 조직문화를 구축할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을 확립시키고 있다. 특히 현재 추진 중인 디지털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 소비자 눈높이에 맞춘 고객중심 경영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최근에는 그룹 산하 일주·세화학원, 일주학술문화재단(이하 일주재단), 세화예술문화재단(이하 세화재단) 등 3개 재단 이사장에 이재현·이우진·서혜옥 교수를 각각 선임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각 재단 특성에 맞는 사업에 집중하고자 전문적인 역량과 경력, 경륜을 갖춘 인사를 새로운 이사장으로 선임했다는 게 태광그룹의 설명이다. 

재계에서는 지난해 10월 이호진 전 회장 만기 출소함에 따라 태광그룹이 안팎으로 재정비에 나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혁신과 재도약을 위한 그룹 차원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모양새다.

앞서 이 전 회장은 400억원대 횡령 및 배임 혐의로 2011년 구속기소됐다. 그러나 건강상 이유로 곧바로 풀려나 황제보석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2019년 6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고 지난해 10월 만기출소했다. 

하지만 공식적인 경영 복귀는 하지 못하고 있다. 출소 후 1년여 동안 건강 회복에 주력하고 있지만 현행법상 대표이사 복직이 불가하기 때문이다.

금융 계열사인 흥국생명, 흥국화재, 고려저축은행 등 경우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금융사지배구조법)’에 따라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끝나거나 집행이 면제된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않으면 금융회사 임원이 될 수 없다. 태광산업 등 계열사에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정경제범죄법)’에 의해 5년간 취업이 제한된 상태다.

이 전 회장은 최대주주로 그룹 전반의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는 태광산업의 지분 29.48%를 가진 최대주주이며, 흥국생명의 지분 56.30%를 보유 중이다. 흥국화재의 경우 흥국생명이 59.56%, 태광산업이 19.63%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최근 금융위원회와의 행정소송에서 승소함에 따라 고려저축은행 지분 30.5%에 대한 지배력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입술을 굳게 다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업가 정신 필요해"

태광그룹의 재도약을 위해선 장기적 비전을 가지고 투자하며 시장을 개척하는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는 게 재계 안팎의 지적이다. 

태광그룹은 현재 ▲성장지향형 산업전략 ▲에너지 신시장 창출 ▲탄소중립 및 순환경제 완성 등 크게 세 가지 방향의 발전 전략을 수립한 상태다. 먼저 성장지향형 산업전략 강화를 위해 아라미드 생산능력 증대를 위한 증설 투자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6월 LG화학과 손잡고 아크릴로니트린(AN) 증설을 위한 대규모 합작투자를 결정하고 TL케미칼을 설립했다. TL케미칼은 최근 울산시와 생산시설 증설 투자 양해각서를 맺는 등 신사업 영토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또한 에너지 신시장 창출을 위해 태광그룹은 부하대응 연료전지 사업 추진 및 부생수소 공급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탄소중립 및 순환경제 완성을 위해 친환경 소재 개발과 생분해성 섬유 개발 등에 신규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태광그룹은 공격적인 투자를 위한 '실탄'도 상당히 축적했다. 지난해 말 기준 태광산업의 현금성 자산은 1조4000억원을 넘어선다. 업계에선 이 전 회장이 향후 그룹 계열사들이 쌓아놓은 재원을 바탕으로 사업 확장과 미래 먹거리를 위한 본격적인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점친다. 

재계 관계자는 "태광그룹의 발전 이면에서는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 결정과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특징으로 한 오너경영이 있다"면서 "강력한 오너십과 체계적인 전문경영 시스템이 결합돼 효율적인 의사결정 구조가 된다면 잃어버린 10년 회복에 나서는 태광의 노력이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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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단원 2022-12-13 13:02:45
기사 내용이 다 가짜뉴스 수준 ㅎㄷㄷ 울산 mbc가 티엘케미칼도 엎어졌다고 8월에 보도함

'티엘케미컬' 본사도 울산에 유치했는데, 계속 착공이 미뤄지더니 결국 투자를 전면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의 생산 증가로 공급은 늘었지만 글로벌 수요가 급격히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LG화학은 2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 이상 급감하자 울산 투자를 포기하고 첨단 소재 분야로 투자처 변경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울산시 관계자] 자기들(티엘케미컬)도 아마 조심스럽게 이야기하는데 경기가 안 좋아서 조금 늦어지는 것 뿐이라고만 하는데 (무산된 거 같다.) 2022년 08월 04일

포청천 2022-12-13 08:29:48
와~ 수십억은 재벌치고 별거 아니라고 대놓고 말하는 태광 직원 보소. 무슨 범죄집단인가? 불법 수십억에 구속된 기업인들이 부지기수다! 기소 수백, 수천억 재벌은 비자금이고! 무식한거야 죄의식이 없는 사이코패스인거야.. 후안무치 유아독존

eozma15 2022-12-12 19:29:39
지금도 오너 계열사에 상장회사가 수천억 지원한다고 주주들 들고 일어나서 반대하고.. 여전히 이 난리통인 태광에 특별사면? 도대체 얼마나 독자를 개돼지로 보길래 이런 기사가 나올까

기업가정신 2022-12-11 12:04:12
강력한 오너십과 기업가정신, 태광산업의 우수한 현금성 자산을 바탕으로 흥국생명 지원에 나섰군.

PWCNG 2022-12-09 20:40:09
그니까 검찰 판사 대법관 공정위 국회 방송사들이 싹다 틀렸다는게 오피니언뉴스 주장인거? 병보석에 맨날 술먹다가 걸렸는데 억울하다고 그러네 논리 빈약에 수치 오류에 적반하장 감성팔이에 개인 블로그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