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봉균의 역사여행⑨…신상필벌(信賞必罰)의 의미와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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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봉균의 역사여행⑨…신상필벌(信賞必罰)의 의미와 중요성
  • 손봉균
  • 승인 2017.12.06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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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글에서는 연나라에서 황금대를 만들어 좋은 인재를 등용하여 제나라를 크게 이긴 사례를 설명하였다. 즉 많은 황금으로 상을 준다고 하여 좋은 인재를 초청하고, 인재의 능력에 맞는 자리와 상을 주어 국가를 위해 열심히 일하도록 함으로서 제나라에 복수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상을 주는 것과 함께, 잘 못을 저지른 사람에게 벌을 주면 더욱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를 신상필벌(信賞必罰)이라 한다. 이번 글에서는 신상필벌(信賞必罰)의 의미와 그 중요성에 관하여 설명하고, 다음 글부터는 신상필벌(信賞必罰)을 명확히 함으로서 국가를 강대국으로 만들었던 역사적 사례들을 제시하겠다>

 

▲ 손봉균씨

 

(1) 신상필벌의 개념

신상필벌(信賞必罰)에 관한 사례들을 설명하기 전에 신상필벌의 정확한 의미와 그 중요성을 먼저 알아보겠다.

신상필벌(信賞必罰)은 한자로 믿을 신(信), 상줄 상(賞), 반드시 필(必), 벌할 벌(罰)이다. 그 뜻은 ‘상을 줄 만한 공이 있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상을 주고, 벌할 만한 죄를 저지른 사람에게는 반드시 벌을 주는 것’을 말한다. 즉 상벌을 공정하고 엄중하게 하는 것이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상을 줄 일을 했을 때는 일관성 있게 반드시 상을 주는 것이다. 벌을 줄 때도 마찬가지이다. 상 받을 일을 했는데 상을 줄 때도 있고 주지 않을 때도 있어서는 안 된다. 그러면 국민들이 믿지 않게 되는 것이다. 믿지 않으면 열심히 일을 해서 공을 세울려고 하지 않게 된다.

작은 조직이든 큰 조직이든 유능한 지도자가 되려면 상벌을 공정, 엄중히 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즉 신상필벌은 지도자의 기본적인 덕목이라고 할 수 있다. 상주고 벌주는 것을 제대로 할 줄 모르면 지도자로서의 자격이 없고, 부하들을 통솔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다음의 예를 보면 우리의 생활 전체에서 항상 적용되는 원칙이 신상필벌임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 내가 한 숙제에 대하여 선생님이 ‘잘 했어요’ 한마디를 해 주면 그 칭찬을 받기 위하여 더욱 열심히 숙제를 했었다. 또 숙제를 하지 않거나 선생님이 하라는 것을 하지 않았을 때 벌을 받았던 것이다. 학생들은 칭찬을 듣는 등의 상을 받고, 꾸중을 듣거나 손바닥 맞는 일 등의 벌을 받지 않기 위하여 선생님 말씀을 따랐던 것이다. 즉 선생님은 작은 일이지만 상과 벌로서 학생들을 공부하고 말 잘 듣도록 유도한 것이다.

성년이 되어 직장을 갖게 되면, 회사 내에서 일을 잘 하면 상사한테 인정을 받고 돈으로 보상을 받거나 승진을 할 수 있다. 반대로 일을 잘 못하여 회사에 해를 끼치면 작게는 꾸중을 듣고 승진이 늦어지지만, 잘못이 클 경우에는 회사에서 해고를 당할 수도 있다. 회사의 직원은 상사의 인정을 받고 승진 등의 보상을 받기 위하여, 또 벌을 받지 않기 위하여 열심히 일을 한다. 회사의 지도자인 사장은 이러한 상벌을 통하여 직원들을 열심히 일하게 해서 회사를 운영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이다.

가장 큰 조직인 국가에서도 이러한 원리는 정확히 적용되는 것이다. 오히려 일하는 인원이 많고 중요하기 때문에 공정하게 상주고 벌주는 일은 더욱 중요해 진다. 지도자가 하는 일은 중요한 결정을 하는 일이고, 결정이 제대로 잘 시행되는지 관리하는 일은 그 구성원 등 관련되는 사람이 하기 때문이다. 지도자는 이러한 결정사항을 잘 관리하는 사람에게는 공무원인 경우는 승진시키거나 더욱 중요한 자리로 영전을 시키는 등 반드시 상을 주어 더욱 열심히 일하도록 하여야 한다.

반면 지도자가 이미 결정하여 시행하는 정책에 대하여 공개적으로 반대하거나 결정사항이 자신의 의견과 다르다고 제대로 집행하지 않을 경우에는 그 정책을 따르는 국민들을 혼란하게 만들고 국민들의 불신을 초래하여 국가의 운영이 어려워진다. 이럴 경우 반드시 벌을 주어 그러한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서 국가운영이 제대로 될 수 있는 것이다.

국가의 공무원은 다른 의견이 있을 경우에는 결정과정에서 의견을 말하고, 그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결정되면 그대로 따라야 한다. 지도자의 결정을 따르는 것이 소신과 상충되어 도저히 할 수 없다면 그 직을 나와야 한다. 지도자도 중요한 결정을 할 때 유능한 인재들의 건의를 듣고 합리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여야 한다. 국가의 지도자는 내부의 공무원뿐만 아니라 국민들과 기업들도 상벌로서 지도자를 따르게 할 수 있고 또 그렇게 해야 한다. 국민들과 기업들에게는 장려하는 일과 금지하는 일을 정하여 알려주고 그 결과에 따라서 상과 벌을 반드시 주어야 한다. 그렇게 하면 국민들과 기업들은 상을 받기 위하여 기꺼이 지도자를 따를 것이고, 벌을 받지 않기 위하여 금지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

이와 같이 상과 벌을 공정하고 명확히 하면, 상을 받기 위하여 조직의 구성원들이 지도자를 기꺼이 따르게 되고, 벌을 받지 않기 위하여 금지하는 일을 하지 않게 되어 조직의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고 훌륭한 지도자가 될 수 있다. 다른 말로 하면 상과 벌을 공정하게 하지 못하는 지도자는 지도자로서의 자격이 없거나 부족하다 할 것이다.

 

▲ 한비자 초상/중국 壹號收藏

 

(2) 신상필벌의 중요성

이러한 신상필벌의 중요성에 대하여는 법가인 상앙과 한비자가 가장 강조하였다.

국가는 지도자의 도덕성에 의해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신상필벌의 법 제도와 엄격한 시행으로 만들어진다고 역설했다.

한비자(韓非子)는 국가의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7가지 덕목 중에 신상필벌을 가장 중요하게 실천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그 방법을 제시하였다.

첫째, 공이 있는 자에게 반드시 상을 주되 후하게 주어야 한다고 하였다. 상을 줄 때 박하게 하거나, 혹은 속여서 주면 신하들이 일을 하지 않는다. 상을 후하게, 그리고 진심으로 주게 되면 신하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따른다.

둘째, 죄가 있는 자에게는 반드시 벌을 주어야 한다고 하였다. 지도자가 부하들에게 너무 다정하게 하면 법령이 서지 않고, 위엄이 적으면 부하가 지도자를 침해한다. 따라서 반드시 형벌을 써야하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국가에서 금지한 것이 시행되지 않는다.

 

<다음 글에서는 신상필벌 제도를 만들고 이를 철저히 시행함으로써, 당시에 가장 약하였던 진나라를 단기간에 중국 전국시대의 7웅 중에 가장 부강한 나라를 만들었던 상앙의 개혁에 관하여 설명하겠다>

 

손봉균씨는
국토교통부에서 30년간 재직했다. 서울대학교 졸업, 행정고시 19회에 합격. 전 국토지리정보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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