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스마트폰' 전기차, '완성차+배터리+전자' 동맹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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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스마트폰' 전기차, '완성차+배터리+전자' 동맹 강화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2.11.28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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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SK온 美 배터리 공장 합작
LG엔솔-혼다 합작 등 한일 협력 강화
삼성전자-소니, 자율주행차 등 협업 가능성도
애플카 출시 때 LG와 협력 강화 가능성 커져
국내외 전기차 산업 부문에서 배터리와 완성차 그리고 전자 업체간 협업이 빠르게 강화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국내외 완성차와 배터리 그리고 전자 업체 간 동맹이 강화되고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 후 달라진 시장 질서에 대응하기 위해 연합전선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SK온 북미 배터리 사업 강화

현대차그룹과 SK온은 미국에 배터리 합작공작을 짓기로 합의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안(IRA) 대응 속도를 높이고, SK온은 미국 시장에서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IRA에 따라 내년부터 완성차 업체는 북미 제조 배터리 부품(소재)을 50% 이상 써야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이 비중은 2029년 100%까지 매년 높아진다. 

현대차그룹과 SK온은 지난 5월부터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을 위해 협상해 왔다. 애초 3분기까지 논의를 마치기로 했으나 두 회사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했다. 그러다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 8월17일 IRA를 전격 시행하면서 배터리 공급망 확보가 시급해졌다. 

SK온은 신설 공장에서 파우치형 하이니켈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현대차그룹은 SK온이 제조한 파우치형 배터리를 대부분 전기차 모델에 적용해왔다. 아이오닉5를 비롯해 최근 출시한 아이오닉6, 2024년 생산할 아이오닉7에 모두 SK온 배터리가 쓰인다. 기아의 EV6와 EV9(내년 4월 출시),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에서 다음달부터 생산할 제네시스 GV70 전기차도 SK온 배터리를 탑재한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합작 이외에도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공장 건설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SK온과 합작 공장 규모인 연 20GWh는 조지아 신공장에 필요한 배터리를 공급할 정도의 수준이다. 현대차는 앨라배마 공장, 기아 조지아 공장도 전기차 생산을 위한 라인으로 전환하고 있어 추가적인 배터리 공급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코나와 니로 전기차에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쓰고 있어 협력에 기술적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왼쪽)과 혼다 미베 토시히로 CEO가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 체결식을 갖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일 배터리 동맹, 美 공장 짓는다

한일 간 배터리 동맹도 강화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일본 혼다자동차는 미국 오하이오주에 합작공장을 짓기로 했다. 오하이오 신규 공장에는 모두 44억 달러(약 6조원)가 투입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공장 착공에 들어가 2024년 말 완공될 것으로 보인다. 파우치 배터리셀 및 모듈 등 제품 양산은 2025년 말부터 이뤄질 전망이다. 이번 합작은 기술을 중시하는 일본 완성차업체에 처음으로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공급, 품질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조원 이상을 투자해 북미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GM과 3개, 스텔란티스와 1개의 합작공장을 비롯해 미국 미시간 단독공장 증설을 진행 중이다. 또 애리조나 원통형 공장 건설도 검토 중이다. 

북미 자동차 시장 점유율 6위를 차지하고 있는 혼다는 2030년까지 글로벌 시장 전기차 200만대 판매를 목표로 모두 48조원을 투자하는 등 공격적인 전동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오하이오 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는 혼다의 프리미엄 브랜드 아큐라 전기차 모델 등 북미에서 조립되는 자동차에 공급될 예정이다. 현재 오하이오 주 정부는 LG에너지솔루션과 혼다의 배터리 공장 건설과 관련해 구체적 지원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이 최근 도쿄 소니 본사를 찾아 차량용 반도체 부문 협력 강화를 모색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진=연합뉴스

삼성 사장단, 소니 본사 찾은 까닭은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DS 부문장)이 도쿄의 소니 본사를 찾았다. 삼성 반도체 부문 수장이 소니 본사를 직접 방문한 것을 두고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재계 안팎에선 삼성전자가 소니와 함께 자율주행차와 관련한 협업을 논의했을 가능성을 제시한다. 경 사장은 지난 24일 도쿄의 소니 본사를 찾았다. 경 사장은 22일 일본을 방문해 2박3일 일정을 소화하고 지난 24일 귀국했다. 

삼성전자와 소니는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를 두고 격전을 펼치고 있다. 소니가 1위, 삼성전자가 2위다. 여기에 소니는 TSMC와 손잡고 일본 구마모토에 반도체 공장을 세우는 등 삼성전자와 대결 구도를 형성하고 있으며 최근 도요타를 비롯해 8개 주요 일본 기업과 반도체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소니는 올해 초 열린 미국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전기차 콘셉트카 '비전-S 시리즈'를 공개하기도 했다. 

경 사장은 본인의 SNS를 통해 소니 방문을 공식화 했다. 그는 "1980년대 초 소니 워크맨은 청춘의 드림이었다"면서 "그랬던 소니가 자율주행차를 혼다와 함께 만들고 있다. 변화다"라고 언급했다. 이런 이유로 경 사장이 소니 측과 자율주행 차량용 반도체 관련 협업을 논의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삼성전자는 2025년 차량용 메모리 시장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특히 자율주행 시스템과 게임 등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시장 확대를 점치면서 고용량·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카 출시 때 LG그룹의 수혜가 예상된다. 사진제공=KB증권

애플카 최대 수혜 LG

애플카와 LG그룹의 전략적 파트너십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애플은 올해 12월까지 애플카 프로젝트 팀을 재구성할 것으로 전해졌다"며 "현 시점에서 애플카 출시를 예단하기 어렵지만 향후 전기차가 달리는 스마트 폰으로 진화 가능성을 고려하면 애플의 자동차 시장 진입 방향성은 뚜렷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만약 2025년 이후 애플의 애플카 출시를 가정한다면 애플카는 전통적 개념의 이동수단을 넘어서 iOS 생태계의 확장의 통합 플랫폼으로서 진화할 전망"이라며 "또한 애플은 단순한 차량 판매뿐 아니라 애플 뮤직처럼 가입자 기반의 구독 서비스 또는 공유 서비스까지 사업 확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애플은 애플카에서도 아이폰처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주도권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애플은 미국, 중국, 대만의 지정학적 위험을 고려할 때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한국의 부품 공급망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애플은 전기차 부품에서 하드웨어까지 풀 라인업을 확보한 LG그룹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LG에너지솔루션(배터리), LG전자(외주생산), LG이노텍(카메라, V2X), LG디스플레이(OLED) 등의 수혜가 전망된다"고 강조했다. 

애플은 현재 2025년 출시를 목표로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완전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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