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환율] 강달러 끝났나…1300원 아래 내려갈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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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환율] 강달러 끝났나…1300원 아래 내려갈 가능성도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2.11.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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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 FOMC 의사록 발표 이후 환율 23.6원 급락
"내년 상반기까지 긴장 늦출 수 없어"
기대인플레이션·고용보고서 통해 연준 인상속도 가늠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 기대감으로 달러·원 환율이 급락한 가운데 이번주 외환시장에서는 미국의 경제지표 등 펀더멘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4.5원 내린 1323.7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1328.2원)보다 1.2원 내린 1327원에 개장했다.

지난주 달러·원 환율은 21일(1354.7원), 22일(1356.6원), 23일(1351.8원), 24일(1328.2원)을 거치며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다. 미 추수감사절 연휴로 인해 트레이더들의 거래 물량이 감소한 탓이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한산했던 상황에서 긴장감을 유발하는 변수가 없다 보니 환율이 흘러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달 중순 1410원대를 기록했으나 이달 들어 계속 떨어져 한 달만에 100원 가까이 하락했다. 이달 11일에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7%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7.9%)보다 낮게 나타나자 환율이 하루만에 59.1원 빠지기도 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이번주 환율 변동 범위를 1280~1350원 대로 전망했다.

강달러 끝났나…12월부터는 연준 기준금리 인상 속도 둔화 전망

시장에서는 '강달러' 현상이 끝나고 연말까지는 연준에 대한 경계감이 완화되면서 환율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연준 고위 관리들이 앞으로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3일(현지시간) 연준이 공개한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서는 "과반을 상당히 넘는 수의 참석자들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의 둔화가 곧 적절해질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일부 위원들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이미 물가상승률을 목표치로 되돌리는 데 필요한 정도를 초과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지난 1~2일 열린 11월 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은 4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해 기준금리를 3.75~4.00%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르면 12월부터는 인상폭을 낮추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아직 긴장을 늦출 때가 아니라고 보기도 한다. 백석현 신한은행 S&T센터 연구원은 "달러·원 환율은 글로벌 변수에 대한 영향력이 크다"며 "현재는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글로벌 경제 위험 변수는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금리가 오르면 나타나는 위험들이 있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까지는 환율 하방 리스크보다는 급등 리스크가 더 크다"고 말했다.

금리가 올라가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고,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면 경기가 침체 국면에 돌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금리가 올라가면 신용리스크가 사회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현재의 안정국면이 언제든 깨질 수 있다는 시각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언제든 커질 수 있는 환경이며 연준 속도 조절 전망에 기댄 자산가격의 상승은 연준의 최종금리 수준을 높이는 변수가 될 수 있다"며 "또한 높은 금리 수준이 장기간 지속된다면 이로 인한 민간 수요의 위축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연준의 속도 조절 기대가 시장에서 안도감을 줄 수 있으나 아직 최종금리 수준의 상향 조정 여지는 남아있다"며 "이후 나타날 경기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도 여전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30일 미국 3분기 경제성장률, 2일 고용보고서 발표

오는 30일에는 미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발표된다. 이어 2일에는 미 노동부가 11월 고용지표를 공개한다. 

연준은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와 경제성장률, 실업률, 기대인플레이션 등 지표를 통해 시장을 판단하기 때문에 이러한 지수를 통해 향후 금리인상폭을 가늠할 수 있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 FOMC에서 금리는 50bp(1bp=0.01%포인트) 인상이 예상되며, 이후 경로에서 2023년 3월 FOMC에 인상이 마무리될지 5월이 될지는 현재로서는 다소 불확실하다"며 "지금 당장은 경기둔화와 헤드라인 물가상승률 하락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내다봤다.

더불어 "미시건대에서 발표하는 기대인플레이션도 이런 분위기에 부합하는 지표가 될 것"이라며 "사실 기대인플레이션은 휘발유 가격과 거의 같이 움직이기 때문에 사실상 유가의 후행지표"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이러한 지표를 확인하면서 물가를 잡기 위해 연말까지 나선다면, 국내에서는 신용리스크 확산에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신용리스크가 진정되지 못하는 이유는 정부의 유동성 공급대책에 대한 금융시장의 신뢰가 아직 강하지 않다는 점과 함께 대내적으로 여전히 여러 신용위험이 잠재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경기와 신용리스크가 국내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며 "부동산 경기의 가파른 하락과 가계부채도 신용리스크를 자극하는 잠재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국내 신용리스크 추가 확산 억제를 위해 정책 당국의 공격적이고 선제적인 유동성 정책 시행은 물론, 한국은행 역시 주택 경기, 신용과 부채시장 안정을 위해 금리 정책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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