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달러 하회한 국제유가...부진한 경기에 더 낮아지는 전망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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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달러 하회한 국제유가...부진한 경기에 더 낮아지는 전망치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2.11.22 13: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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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 장중 배럴당 75달러까지 낮아져
골드만삭스 올해 4분기 유가 전망치 낮춰
내년 하반기에는 재차 오를 가능성도 있어 
지난주 10% 가까이 급락했던 국제유가는 이번주에도 추가적인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전일 장중 한 때 배럴당 75달러선까지 내려앉았다. 사진=연합뉴스
지난주 10% 가까이 급락했던 국제유가는 이번주에도 추가적인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전일 장중 한 때 배럴당 75달러선까지 내려앉았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한 때 배럴당 130달러까지 치솟았던 국제유가가 최근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주 10% 가까이 급락했던 국제유가는 이번주에도 추가적인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전일 장중 한 때 배럴당 75달러선까지 내려앉았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과, 중국의 경제 재개방 지연 등을 이유로 유가가 추가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주목된다. 

中 코로나19 급증에 따른 방역 강화에 유가 하락세 

21일(이하 미 동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일대비 0.35달러(0.44%) 하락한 배럴당 79.73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에는 배럴당 75달러선까지 내려앉았는데 이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인 지난 1월7일 이후 최저치다. 

이미 지난주 주간 기준으로 9.9%의 하락세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도 약세를 지속하면서 4거래일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날 유가의 장중 낙폭이 컸던 이유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한 산유국 증산설 탓이다. 

WSJ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OPEC 산유국들이 하루 최대 50만배럴까지 산유량을 늘리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보도는 내달 5일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고 주요 7개국(G7)이 러시아산 원유 판매가격에 대한 가격 상한제를 실시할 예정인 가운데 보도된 것이다. 

이에 유가는 장중 6% 급락하면서 배럴당 75달러까지 떨어졌으나, 사우디아라비아 측이 이를 부인하면서 유가는 낙폭을 회복, 소폭의 하락세로 거래를 마감했다. 

산유국 증산설과, 이에 대한 사우디아라비아 측의 부인으로 인해 장중 유가의 변동성은 극심했지만, 최근 들어 국제유가가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최근의 유가 하락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장 큰 두 요인은 중국의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따른 방역정책 강화와,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이 대표적이다. 

중국의 코로나19 신규 감염자 수는 지난 16일 이후 나흘 연속 2만명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이에 중국 당국은 허베이성 성도 스좌좡, 후베이성 성도 우한, 광둥성 광저우, 산시성 한정시, 헤이룽장성 하얼빈시 등을 비롯해 곳곳의 지역에 봉쇄령을 내렸다. 

중국의 베이징은 감염자가 많이 발생한 실내 밀집 시설을 폐쇄하기로 하는 등 방역 규제를 강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원유 최대 소비국으로 중국의 경제가 유가의 향방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최근의 코로나19 급증세로 인해 봉쇄령을 포함한 방역 정책이 강화되면서 중국의 경제회복 시기가 지연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됐고, 이것이 원유 수요 둔화 전망으로 이어지면서 유가가 하락 추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야누스 헨더슨의 폴 오코너는 "중국의 경제 재개방을 기대한 랠리가 너무 빨리 진행됐고, 실질적인 중국 경기회복은 2023년 2분기까지는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지난 몇 주간 중국 경기에 대한 기대감은 주요 금융자산 랠리의 중요한 촉매제였지만, 투자자들은 그들이 중국 경기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던 것은 아닌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진한 미 경기도 유가 상승세 제한 

미국의 경기부진과 관련한 우려감도 유가의 상승세를 제한하는 요인이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수요둔화 가능성은 여전하다"며 "높은 금리로 인해 부동산 경기가 부진해졌고, 이로 인한 내구재 수요 둔화가 진행되는 동안 소매재고는 빠르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공급망 리스크까지 완화되면서 전방산업의 재고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후행적으로 운송향 석유수요 둔화로까지 야기할 수 있다는 것. 

그는 "원자재는 경기동행(다소 후행) 자산으로, 경기 둔화를 선반영해 온 주식과 비교하면 여전히 고평가된 수준"이라며 "다른 말로 하면 아직 수요 둔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이를 감안할 때 내년 상반기까지 추가적으로 유가가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골드만삭스 또한 국제유가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4분기 유가 전망치를 기존 대비 10달러 낮춘 100달러로 제시했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들은 "중국의 코로나19 재확산과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국제 제재가 명확하지 않다"며 유가 전망치 하향 배경을 설명했다. 

"내년 하반기 유가 다시 오를 것"

다만 내년 하반기에는 재차 유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최 애널리스트는 "▲수요 둔화를 추가 상쇄할 OPEC+, 더디지만 회복될 중국의 수요, CAPEX의 선행성 등으로 인해 유가 레벨이 레인지 하단인 배럴당 70달러까지 내려가더라도 과거 저유가로의 회귀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에너지 기업들은 탄소중립 정책으로 인해 CAPEX 투자를 축소했는데, CAPEX가 공급을 선행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타이트한 공급 상황은 당분간 유지가 불가피하다는 것. 

즉 구조적 측면에서 추세를 막기 어려운 부분인 만큼 당분간 저유가로의 회귀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경기동행자산인 유가는 2023년 상반기 저점 도달 후 내년 박스권 레인지 속 상저하고 방향이 예상된다"며 "내년 하반기로 갈수록 하방 리스크는 상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예상했다. 이트레이드증권은 유가의 연간 레인지를 배럴당 70~100달러로 제시했으며, 연평균 85달러의 가격을 전망했다. 

월가에서도 최근의 유가의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내년에는 재차 상승 흐름을 예상하는 시각도 있다. 

UBS 글로벌 웰스매니지먼트의 마크 헤펠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중국의 궁극적인 경제 재개방과, 유럽연합이 다음달부터 시행하는 러시아산 원유수입 금지 조치도 있어 수급은 여전히 타이트할 것"이라며 "2023년에는 브렌트유가 배럴당 110달러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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